[텐아시아=장서윤 기자] 실시간 검색어, 이른바 실검은 확실히 오늘날 정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 포털, 검색사이트는 바로 이 ‘실검’으로 대중의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그러나 ‘실검’이라는 어휘 자체의 의미는 대중의 관심이 그만큼 시시각각 변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실검’에 한 번 등극하려 몸부림치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그 한 번의 ‘실검’ 등극은 바로 1시간 후 또 다른 실검에 묻혀버리는 그런 시대인 것이다. 그렇지만 ‘실검’이 대중의 관심사를 반영한다는 것, 오늘날 대중이 어떤 부분에 열광하는지를 알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2015년 7월 18일 실시간 검색어에는 그것이 알고싶다가 올랐다.
# ‘그것이 알고 싶다’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진실
18일 방송되는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 사건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쳐 본다.
최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제보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제보자는 불안해하며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남자의 이야기는 좀처럼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공소시효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사건의 진범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있는데, ‘범인은 얘네들이다. 같이 놀다가 갔는데, 한 30분에서 1시간 정도 뒤에 왔다. 피 묻은 옷을 입고서.” -제보자 인터뷰 중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0년 여름,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제보자가 이 사건의 진범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다름 아닌 자신의 친구가 진범이라며, 살인 흉기로 쓰인 칼을 목격한 친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희뜩희뜩 그런 막 기름 있잖아요. 기름이 막 묻어 있고 칼이 휘어져 있고 앞에가 끊어져 있었어요.”
“매트리스 들고서는 칼 상자를 보여줬었죠. 피도 묻어 있었고, 그 뭐야 하얗게 좀 (묻어있고) 되게 무서웠어요.” -친구들 인터뷰 중
이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소문인가, 아니면 15년 만에 털어놓은 한 남자의 무거운 고백인가?
김 씨는 2003년,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용의자로 경찰의 수사망에 올랐었다. 당시 김 씨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까지 모두 털어놓으며 자신의 죄를 순순히 인정했다. 김 씨의 진술은 친구들이 목격했던 정황과도 일치했다.
그렇게 사건이 발생한 지 3년 만에 범인이 잡히는 듯했다. 그런데 검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김 씨는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을까? 물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김 씨가 범행에 썼던 칼에 대한 목격 진술은 있지만, 칼의 행방은 찾을 수가 없었다.
“계속 시인을 하다가 부인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연락이 안 됐던 거예요. 그래서 찾아봤더니 정신병원에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의 행동이 아니었어요.” -당시 수사 담당 형사 인터뷰 중
정신병원에 가있던 김 씨는 갑자기 범행을 부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 했던 자백과는 다른 진술을 하는 것이다. 종지부로 달려가던 수사는 다시 원점이 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2003년 경찰 수사 때, 김 씨가 범행을 인정한 녹음파일을 극적으로 입수할 수 있었다. 훼손된 파일을 복구하여 알아낸 음성은 단 세 개였다. 김 씨는 차분한 목소리로 매우 구체적으로 범행 정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를 들은 진술 분석 전문가의 견해는 어떨까?
하나의 사건, 또 다른 자백
사건이 발생한 2000년, 오토바이 배달부 최 씨는 택시기사를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돼 경찰 수사를 받았다. 그런데 최 씨가 범행도구로 진술한 칼의 크기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다. 그가 진술한 칼과 피해자 몸에 남은 상처의 크기가 맞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매우 많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는데도 불구하고 최 씨의 소지품에는 혈흔 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택시에 남아있는 지문 중 최 씨의 것과 일치하는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그 시각에 최 씨가 탄 오토바이를 목격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최 씨는 뚜렷한 물적 증거 없이 자백만으로 10년형을 선고받았고 2010년에 만기 출소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의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8월 9일이면 끝이 난다. 최 씨는 현재 대법원의 재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네가 했잖아. 칼 어디 있어, 어떻게 죽였어. 제가 계속 아니라고 해도 강압적으로 몰아붙였어요. 목숨의 위협을 느껴서 결국……” - 최 씨 인터뷰중
2000년 8월 10일 새벽, 15년 전 그날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이번 주 토요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을 알아내기 위해, 2013년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 ‘979 소년범과 약촌 오거리의 진실’편을 이어 다시 한 번 더 그날의 진실을 추적해본다. 최 씨에 대한 재심 여부 결정을 앞둔 지금,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사법부의 참된 역할이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장서윤 기자 ciel@
사진. SBS
인터넷 포털, 검색사이트는 바로 이 ‘실검’으로 대중의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그러나 ‘실검’이라는 어휘 자체의 의미는 대중의 관심이 그만큼 시시각각 변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실검’에 한 번 등극하려 몸부림치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그 한 번의 ‘실검’ 등극은 바로 1시간 후 또 다른 실검에 묻혀버리는 그런 시대인 것이다. 그렇지만 ‘실검’이 대중의 관심사를 반영한다는 것, 오늘날 대중이 어떤 부분에 열광하는지를 알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2015년 7월 18일 실시간 검색어에는 그것이 알고싶다가 올랐다.
# ‘그것이 알고 싶다’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진실
18일 방송되는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 사건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쳐 본다.
최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제보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제보자는 불안해하며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남자의 이야기는 좀처럼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공소시효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사건의 진범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있는데, ‘범인은 얘네들이다. 같이 놀다가 갔는데, 한 30분에서 1시간 정도 뒤에 왔다. 피 묻은 옷을 입고서.” -제보자 인터뷰 중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0년 여름,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제보자가 이 사건의 진범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다름 아닌 자신의 친구가 진범이라며, 살인 흉기로 쓰인 칼을 목격한 친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희뜩희뜩 그런 막 기름 있잖아요. 기름이 막 묻어 있고 칼이 휘어져 있고 앞에가 끊어져 있었어요.”
“매트리스 들고서는 칼 상자를 보여줬었죠. 피도 묻어 있었고, 그 뭐야 하얗게 좀 (묻어있고) 되게 무서웠어요.” -친구들 인터뷰 중
이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소문인가, 아니면 15년 만에 털어놓은 한 남자의 무거운 고백인가?
김 씨는 2003년,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용의자로 경찰의 수사망에 올랐었다. 당시 김 씨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까지 모두 털어놓으며 자신의 죄를 순순히 인정했다. 김 씨의 진술은 친구들이 목격했던 정황과도 일치했다.
그렇게 사건이 발생한 지 3년 만에 범인이 잡히는 듯했다. 그런데 검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김 씨는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을까? 물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김 씨가 범행에 썼던 칼에 대한 목격 진술은 있지만, 칼의 행방은 찾을 수가 없었다.
“계속 시인을 하다가 부인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연락이 안 됐던 거예요. 그래서 찾아봤더니 정신병원에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의 행동이 아니었어요.” -당시 수사 담당 형사 인터뷰 중
정신병원에 가있던 김 씨는 갑자기 범행을 부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 했던 자백과는 다른 진술을 하는 것이다. 종지부로 달려가던 수사는 다시 원점이 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2003년 경찰 수사 때, 김 씨가 범행을 인정한 녹음파일을 극적으로 입수할 수 있었다. 훼손된 파일을 복구하여 알아낸 음성은 단 세 개였다. 김 씨는 차분한 목소리로 매우 구체적으로 범행 정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를 들은 진술 분석 전문가의 견해는 어떨까?
하나의 사건, 또 다른 자백
사건이 발생한 2000년, 오토바이 배달부 최 씨는 택시기사를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돼 경찰 수사를 받았다. 그런데 최 씨가 범행도구로 진술한 칼의 크기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다. 그가 진술한 칼과 피해자 몸에 남은 상처의 크기가 맞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매우 많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는데도 불구하고 최 씨의 소지품에는 혈흔 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택시에 남아있는 지문 중 최 씨의 것과 일치하는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그 시각에 최 씨가 탄 오토바이를 목격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최 씨는 뚜렷한 물적 증거 없이 자백만으로 10년형을 선고받았고 2010년에 만기 출소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의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8월 9일이면 끝이 난다. 최 씨는 현재 대법원의 재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네가 했잖아. 칼 어디 있어, 어떻게 죽였어. 제가 계속 아니라고 해도 강압적으로 몰아붙였어요. 목숨의 위협을 느껴서 결국……” - 최 씨 인터뷰중
2000년 8월 10일 새벽, 15년 전 그날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이번 주 토요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을 알아내기 위해, 2013년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 ‘979 소년범과 약촌 오거리의 진실’편을 이어 다시 한 번 더 그날의 진실을 추적해본다. 최 씨에 대한 재심 여부 결정을 앞둔 지금,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사법부의 참된 역할이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장서윤 기자 ciel@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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