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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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가수 이승철이 데뷔 30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풍성한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승철은 지난 21일, 정규 12집 ‘시간 참 빠르다’ 발매에 앞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디자인 앤 오디오에서 12집 앨범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가지고 타이틀곡 ‘시간 참 빠르다’를 비롯한 11곡의 수록곡을 선공개했다.

‘시간 참 빠르다’는 팝 발라드 장르의 노래로 데뷔 30년을 맞는 이승철의 심정을 담담하고 소박하게 표현한 곡이다. 이승철은 “타이틀곡 선정을 두고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여러 곡이 엎치락뒤치락 했다. 처음에는 ‘시련이 와도’라는 노래를 타이틀로 많이 생각했다. 그런데 듣는 사람들마다 반응이 다르더라. ‘마더’ ‘달링’ 모두 타이틀곡 후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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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곳곳에는 놀라움이 가득하다. 우선 장르적인 변화가 두드러진다. 그간 이승철이 불러온 곡들은 주로 록발라드. 허나 이번 앨범에는 발라드는 물론 소울적인 노래에서부터, 스탠다드 팝, 록, 라틴 심지어 제3세계 장르까지 다채로운 색깔의 노래들이 담겨있다. 여기에는 이승철의 편곡이 큰 몫을 했다. 이번 앨범에서 모든 곡을 직접 편곡한 그는 “처음에는 모두 발라드 곡들이었다. 그런데 내가 템포도 빠르게 하고 더 리드미컬하게 바꾸었다. 아마 작곡가들도 노래를 들어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호언했다.

목소리의 변화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첫 곡 ‘시련이 와도’에서는 이승철 특유의 미성이 아닌 탁성이 섞인 목소리를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사실 당시에 감기에 걸려있었다”면서 “아무리 수정을 해도 느낌이 잘 안 살더라. 그래서 그냥 수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승철은 작곡가의 의도를 잘 살려주고 싶었다면서 “왼쪽 귀로는 가이드 녹음을, 오른쪽으로는 내 목소리를 들으며 불렀다. 99퍼센트의 싱크로율로 가이드를 따랐다. 그렇지 않으면 앞선 앨범들과 같은 창법을 부르게 됐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이승철의 아낌없는 투자가 뒷받침하고 있었다. 그는 세계적인 엔지니어이자 프로듀서인 스티브 핫지(Steve Hodge)를 비롯, 댄 패리(Dan Parry), 토니 마세라티(Tony Majeratti) 등을 믹싱 엔지니어로 참여시켰다. 또 최상의 소리를 위해 1877년산 고가의 명품 피아노를 구매해 공수하기도 했다. 엔지니어링 비용만 8,000만 원, 피아노 구매에도 1억 원 이상이 들어갔지만 덕분에 어느 때보다 높은 퀄리티의 사운드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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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30년 차. 굴곡이 많은 세월이었다. 힘든 시간을 마주할 때마다, 이승철을 지탱해주었던 건 다름 아닌 음악과 공연이었다. 덕분에 30주년을 맞이하는 감회도 남다르다. 이승철이 지난 22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던 것도 그 같은 이유 때문. 이승철은 “30년 뒤의 모습으로 분장을 하고 노래를 불렀다”면서 “평소에는 시간이 흐르는 걸 잘 모른다. 그런데 30년 후를 상상하며 노래를 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내가 과연 그 때도 멋지게 노래를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여러 번의 위기와 또 그만큼의 재기 끝에, 이승철은 가요계의 전설로 자리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 ‘한국인이 좋아하는 가수’ 순위에서는 이승철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는 “어떤 평가를 바라기보다 항상 거기에 있는 사람이고 싶다”면서 “오랫동안 한 자리에 서 있는 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힘을 줄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 그냥 노래하는 이승철이 되고 싶은 것 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특별한 해를 맞이하는 만큼 거대한 규모의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오는 6월 5일, 미국 로스앤젤리스를 시작으로 월드 투어가 시작되는 것. 이승철은 미국, 중국, 호주 등을 돌며 다국적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어 오는 9월에는 잠실 주경기장에서 국내 팬들과 만난다. 투어는 내년까지 이어질 계획이며 30주년을 기념하는 많은 준비가 되어있다고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이승철의 정규 12집 ‘시간 참 빠르다’는 26일 발매됐으며 같은 날 오후 7시 30분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무료 쇼케이스가 진행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진엔원뮤직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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