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언프리티 랩스타’ 종료 이후 어떻게 지냈나?치타(왼쪽)와 키썸[텐아시아=박수정 기자]치타와 키썸은 인터뷰 내내 ‘꽁냥’댔다. 표준어에서 더 적절한 비유를 찾으려 했지만, ‘꽁냥’말고는 두 사람 사이의 오고 가는 애정을 표현하기 어려웠다. 그냥 사귀라는 말에 “그러지 않아도 측근들이 사귐을 권장해요”라며 웃는 두 사람을 보니, 참으로 귀여웠다. 치타와 키썸은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참가자로 만나 서로 엄마와 딸로 불리며 다른 참가자보다 더 끈끈한 애정을 자랑했다. ‘키썸맘’ 치타는 키썸을 ‘내 새끼’라 부르며 서로를 챙겼다. ‘언프리티 랩스타’가 끝난 뒤에도 두 사람은 여전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서로 손을 꼭 붙잡고, 얼굴에 묻은 먼지를 떼어줬다. 사진 촬영 때의 애정 농도는 더 짙어졌다. 키썸은 치타가 사진 촬영을 하는 동안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고, 모니터를 할 때는 백허그를 하기도 했다. 사진 기자가 촬영을 마무리하자 두 사람은 “한 번만 더요!”라고 부탁하더니 서로 꼭 껴안는 포즈를 취했다. 두 사람이 함께해 더 특별한 인터뷰였다. 그래, 너네 사이좋다!
키썸 : 인생에서 제일 바쁘게 지냈다.
치타 : 진짜 눈코 뜰 새 없이 지냈다.
Q. 두 사람은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모녀처럼 애정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언프리티 랩스타’ 이전에도 아는 사이였나?
키썸 : 나는 좋아했다. 원래 여자 래퍼를 다 좋아하는데 언니가 엄청 잘해서 보고 싶었다. 보게 되서 좋았다. 그런데 처음엔 아예 못 알아봤다. 머리도 짧게 자르고 너무 많이 변해서 처음에 누구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치타라서 완전 깜짝 놀랐다.
치타 : 하하. 다들 그때 나를 보면서 긴가민가했다더라. 난 키썸이를 ‘쇼미더머니3′ 나왔을 때 알았다. 경기도 버스 탈 일이 없어서 그 전엔 접하진 못했다. ‘쇼미더머니3’ 때 막 실수하고 이런 것만 기억이 난다. 나도 ‘쇼미더머니1’에 출연한 적이 있어서 잘 알기 때문에 실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여자 래퍼들이 잘해서 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키썸을 만났다.
Q.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끌렸나?
치타, 키썸 : 운명이다!
치타 : 처음에는 인사만 하고 나서 어색하게 눈을 마주치고 그랬다. 얼굴 생김새도 그렇고 ‘새침하다’는 생각을 했다. 첫 번째 미션인 100초 싸이퍼를 준비하기 위해 ‘비트는 이겁니다’하고 틀어줬는데 비트 듣고, ‘어? 나? 이거’라고 둘이 처음 마음이 맞았다. 그때부터 시작이다. 100초 싸이퍼 찍으면서 키썸이랑 잘 지내는 계기가 됐다. 졸리브이 언니나 릴샴 같은 경우는 따로 촬영 끝나고 술을 마시면서 친해지고, 정말 다 친하다.
Q. 키썸과 만난 첫 장면에서 치타가 AOA 지민에게 ‘아이돌?’이라고 묻는 부분도 화제가 됐다.
치타 : ‘아이돌?’ 이 질문에는 ‘아이돌이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나오는 아이돌이 이 친구구나’라는 뜻이 담긴 질문이다. 아이돌을 비하한 게 아니다. 사실 나는 AOA도 잘 몰랐고, 이름도 몰랐다. 그냥 아이돌이라는 깨달음의 ‘아~ 아이돌’이다.
키썸 : 진짜 다 똑같은 사람이다. 무시하고 그런 것 없다.
치타 : 아이돌에 대해 리스펙하는 게 아이돌은 다 잘해야 한다. 연기도 언제 시킬지 모르고, 노래하고, 춤추고, 외모도 가꿔야 된다. 그렇게 끝도 없는 노력을 통해서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키썸 : 아이돌은 아이돌이라고 무시하는 거 절대 안된다.
치타 : 그건 인종차별인 것 같다.
Q. 프로그램 특성상 디스랩을 해야 했다. 서로 하고 나서 불편한 건 없었나?
치타 : 마음에 담아두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예 없다고는 못한다. 나는 없다. 하하.
키썸 : 나도 없다. 졸리브이 언니에게 완벽하게 졌기 때문에 인정을 하고, 진짜 잘했다.
치타와 키썸
Q. ‘언프리티 랩스타’는 각종 유행어도 만들어냈다. “난쟁아”라든가. 하하. 유행어를 예감했나? 키썸 : 난 ‘제시가 문제를 제시해’, 그것도 정말 좋았었다.
치타 : 우리는 출연자지만, 집에서 보지 않나. 항상 본방송을 봤는데 볼 때마다 출연자라고 시작하다가 시청자가 되는 나를 발견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니 사람들이 기억하는 그런 부분을 나도 기억하고 재미있게 본 것 같다.
키썸 : 우리가 상상할 수 없던 재미포인트가 재미로 된 게 신기하다. 원래 제시 언니가 디스할 때 진짜 무서웠는데 재미있게 나간 것도 신기했다.
Q. 이 정도 인기를 예상했나?
치타 : 처음 찍었을 때 ‘이걸 누가 보나?’ 다들 그랬다. 하하.
키썸 : 우리 망했다. 이게 나갈 수 있을까. 촬영이 되나 하고 있는 거 맞나. 하하.
Q.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는 처음 ‘언프리티 랩스타’ 섭외는 어떻게 응하게 된 것인가?
치타 : 고민이 없었다. 작가 언니 전화 왔을 때 ‘할게요.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키썸 : 나는 좀 있었다. ‘쇼미더머니3’도 서바이벌이었고, 또 서바이벌을 나가기에는 트라우마가 있었다. 만약 혹시나 여기서 또 잘못되면 회생이 거의 안 되니까. 그래도 그때 그렇게 됐으니까 이번에 나가서 제대로 보여주자고 한 것 같다.
Q. 키썸은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실력이 많이 늘은 것 같다.
키썸 : 1년치 연습할 것을 짧은 시간 안에 다 한 것 같다. 연습량에 비해 경험치가 엄청 쌓였다. 강제 경험.
치타 : ‘언프리티 랩스타’는 진짜 자기가 하지 않으면 못하는 것들이다. 다들 욕심내서 열심히 해 실력이 늘었다.
키썸 : 3일에 한 번씩 가사를 쥐어짰다. 일주일 시간 줄 때도 있고, 당일날 줄 때도 있었다. 당일날 주면 거의 폭파직전이다.
치타 : 아무런 정보도 안 알려주고!
키썸 : 대본도 없고!
Q. 악마의 편집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키썸 : 악마 같지는 아니고, 재미를 가미한 것 같다.
Q. 편집에 억울한 점은 없었나?
키썸 : 난 분량이 적었다! 마지막회에 분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지만….
치타 : 나는 작정하고 나를 좋게 만들었다. 하하.
Q. 프로그램 전과 후, 많이 바뀌었겠다.
키썸 : 인생이 바뀌었다. 나는 똑같은데 주변이 바뀌고, 생활도 바뀌었다.
치타 : 바뀌지 않는 마인드는 초연함과 의연함, 음악을 대한 태도. 하하하.
키썸 : 스타가 되는 느낌이 웃기다.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신기하고, 힘든 그런 거 모르겠고, 재미있다.
치타 :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풀리려면 한 번에 풀린다’고 했는데 그런가보다. 전보다 훨씬 좋다.
치타(왼쪽)와 키썸
Q. 치타와 키썸, 서로의 매력은 뭔가?키썸 : 인생을 배웠다. 치타언니가 생각보다 어리다(치타는 1990년생). 그런데 왜 엄마라고 생각했냐면 진짜 어른스럽다.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 제일 어른 같다. 물론 어린 구석이 있다. 멘탈이 되게 어른스럽고, 랩적으로 존경하고 배울 게 많다. 언니를 만나 이렇게 된 게 정말 신기하다.
치타 : 오늘도 차 타고 오면서 문자를 하는데도 ‘키썸이 보고 싶어’라고 말했다. 그러지 않아도 측근들이 사귐을 권장한다. 하하.
키썸 : 연락을 해도 맨날 보고 싶다.
치타 : 서로 팬카페도 연합했다.
키썸 : 언니 팬카페에 들어가 ‘키썸입니다’ 인증도 했다.
치타 : 키썸이 게시판에다가 들어가서 인증하고, ‘우리 엄마 사랑해 주세요’라고 글을 올렸는데 팬들이 안 믿었다. 그때 같이 있어서 즉석에서 사진도 찍어서 올리기도 했다.
키썸 : 내 팬카페 이름은 ‘블러썸’이고 언니 팬카페 이름은 ‘치토스’다. 가끔 언니 팬카페 채팅방에 가서 언니 팬들이랑 이야기도 한다.
치타 : 그래서 서로 팬카페 채팅방이 엄청 혼잡스럽다. 하하. 우리(치토스)는 시끄러워지면 ‘바위맛’이라고 해서 조용하게 만드는 신호가 있는데 갑자기 들어온 블러썸들이 그 신호를 모르니 ‘진짜 키썸 맞아요?’, ‘ㅋㅋㅋㅋ’라고 도배했다. 너무 웃겼다.
키썸 : 또, 언니한테 카톡을 보내면 언니가 전화로 답장한다. 카톡창보면 나 혼자 이야기하고 있다. 하하.
치타 : 목소리를 듣는 것을 더 좋아한다.
Q. 치타의 치토스, 키썸의 블러썸, 팬카페 이름도 라임이 살아있다. 직접 지은 것인가?
치타 : 내가 지었다. 처음에 치타 공식 팬카페 이렇게만 돼있고, 관리자하고 쪽지를 주고받았다. ‘뭐하면 좋을까요?’라며 아이디어 있냐니까 치토스가 생각났다.
키썸 : 나는 그냥 나를 검색하니까 블로썸이 만들어져 있고, 거기가 공식이라더라. 하하.
Q. 아직 치타가 키썸의 매력에 대해 말을 안했다.
치타 : 보시는 그대로다. 귀엽지 않나? 너무 귀여워서 어떡하지? 하하.
Q. ‘언프리티 랩스타’ 키썸 마지막 무대 리허설에서 키썸에게 다가가는 치타의 표정이 정말 키썸을 애정하는 모습이었다.
치타 : 키썸 가사에 ‘우리 엄마야’가 있는데 키썸이 그걸 부르면서 나를 가리키는 모습이 정말 정말 귀여웠다. 이후 인터뷰에서 ‘어떡하지? 너무 사랑스러워’라는 장면이 있다. 처음엔 그냥 평범하게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제작진이 뭔가 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옛다 이거다’라며 그 표정과 멘트를 해줬다. 하하.
Q. 두 사람 콜라보도 보고 싶다.
키썸 : 이 분(치타)이 허락만 해주시면….
Q. 갑작스레 인기를 얻었다. 이후 활동이나 앨범 성과에 대해서는 부담스럽지 않나?
키썸 : 부담이 없지 않다. 사실 이렇게 부담이 있냐고 물어보니 부담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즐기고 싶다.
치타 : 계속 떠 있으면 좋겠지만, 인기가 지는 것을 미리 걱정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즐기는 게 좋다.
키썸 : ‘내 멘탈은 클라스 부터 다른 헤라클래스~’ (치타 ‘아무도 모르게’ 가사)
치타(왼쪽)와 키썸
Q. ‘언프리티 랩스타’의 출연자로서 다른 출연자들의 모습 중 알려지지 않아서 아쉬운 점이 있나?치타 : 지민이 같은 경우는 항상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랩을 심사할 때 그게 들어가는 것이 좋은 건 아니지만, 지민이가 이 프로그램에 나온 것 자체는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가 붙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같이 하는 내 입장에서는 용기도 많이 보았고, 그 점을 크게 사고 싶다. 우리도 댓글을 보니까 엄청 악성 댓글부터 할 소리, 못할 소리가 많았다.
키썸 : 나였으면 하루 종일 방에 있었을거야.
치타 : 릴샴, 졸리브이, 지민이 유독 악플이 많았던 세 사람이다. 모두 잘 견뎠다. 릴샴이도 최근에 공연하는 것을 봤는데 놀림 당했던 리듬 타는 저자세 바운스를 신경 써서 고친 것도 보이고, 랩하는 것도 그렇고 마인드콘트롤이 느껴졌다. 출연한 것뿐만 아니라 성장한 모습도 보기 좋다. 졸리브이 언니도 마지막회를 같이 우리집에서 봤는데 또 훌훌 잘 털어냈다. 지담이도 키썸이랑 같이 ‘쇼미더머니3’ 나와서 실수하고, 가사를 까먹었던 친구다. 키썸과 지담이 그 트라우마를 감수하고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쇼미더머니3’ 모습이 계속 회자될 텐데 용기가 있다.
키썸 : 스윙스 오빠는 진짜 또 다른 출연자였다. 하하. 그것과 지담이의 ‘내 이름이 뭐라고’ 화면은 스토커처럼 따라다닐 것 같다.
치타 : 타이미 언니는 굳이 안 나와도 되는 사람이었다. 타이미라는 네임밸류가 있었는데도 또 도전을 한 것이다.
키썸 : 도전에 또 도전을 했다.
치타 : 제시 언니도 마찬가지다. 영역 확장의 느낌이 들었다. 원래 싱어인데 랩까지 잘해버리니까. 언어적인 측면에서 보면 항상 말하듯 외국에서 살다왔고, 랩 자체는 힙합 본토에 가까운 랩이다. 우리도 배우는 게 많았다. 제이스 언니도 타이미 언니랑 비슷하다.
Q. 둘 다 시즌2 출연 생각이 없다고 밝혔었다. 출연자 입장에서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에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키썸 : 출연자로서는 제발 좀 미션을, 아니면 비트라도 미리 알려줬으면 좋겠다!
치타 : (제시 흉내 중) 내가 3개월 동안 이 바닥에서 그 고생을 했는데!
키썸 : 출연자로서 많은 준비를 많이 해나가야 하는 게 정말 문제다.
치타 : 촬영하기 전에 비트를 일단 다 받아놓고 문제를 딱 알려줬으면 좋겠다.
키썸 : 그러면 안 틀린다!
치타 : 그래도 틀릴 사람은 틀려.
Q. 시즌2에 나갔으면 좋을 여성 래퍼들이 있나?
치타 : 미료 언니? 렉시까지 나오면 대박이겠다. 올스타전!!
키썸 : 우리 9명 빼고 다. 하하. 키디비(KittiB), 슬릭(Sleeq), 최삼, 캐스퍼 등 여성 래퍼들이 있다.
Q.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영상편지처럼 애정을 전해보자.
키썸 :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치타언니를 향해 찍은 영상편지가 한 편도 안 나왔다. 거의 8편 정도 찍었다! 그때 치타언니에게 항상 잘 챙겨줘서 고맙고, 나도 언니 많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날 생각해줘서 같이 하자고 그런 것 정말 고맙다. 언니를 만나서 행운이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제대로 얻는 게 치타 언니다.
치타 : 이하동문입니다. 하하. 그냥 키썸이가 프로그램 하면서 힘이 많이 됐다. 내 에너지원이었다. 지금 바쁘고 얼굴 잘 못 보더라도 쭉 봤으면 좋겠다. 계속 보고 지냈으면 좋겠다. 힘든 거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 치타는 이제 달린다 (인터뷰)
⇒ 키썸이 직접 뗀 꼬리표 (인터뷰)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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