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원 대표(가운데)와 하이포

하나의 스타가 탄생되는 배경에는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소속사가 있다. 보컬, 댄스 트레이닝부터 앨범과 의상 제작에 이르는 방대한 과정은 소속사의 전폭적인 투자 없이는 이뤄지지 못한다. 소속사의 발굴과 기획 능력에 아이돌 본연의 끼와 재능이 합해서 스타가 탄생되는 것. 때문에 소속사와 아이돌은 끈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성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계약한 비즈니스 관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가수를 응원하는 팬들은 소속사에 대한 불만을 종종 터트린다. 1세대 아이돌부터 이어온 아이돌 멤버의 탈퇴나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눈길을 끌어온 사건도 종종 있어왔다.

이에 대해 최갑원 대표가 소신을 밝혔다. 최갑원 대표는 현재 N.A.P 엔터테인먼트 대표다. N.A.P는 그룹 하이포의 소속사로 하이포는 올해 초 아이유와 콜라보레이션한 ‘봄, 사랑, 벚꽃 말고’로 큰 사랑을 얻었다. 이 배경에는 아이유를 발굴했던 최갑원 대표의 안목과 힘이 있었다. 최갑원 대표는 “좋은 단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Q. ‘케이팝 시스템은 잔인하다’는 표현을 하는데 최갑원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나?
최갑원 대표 : 어린 친구들이 꿈을 위해서 희생하는 부분도 있다. 자율성이 구속을 받는다고 할까. 그 잔인한 시스템 안에서도 분명히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 다닐 시간에 연습하고, 친구 만나서 떠들 시간에 꿈을 위해서 투자하는 친구들을 위해 난 대표라기보다 내가 친구도 되고 형도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하지만, 항상 문제의 뚜껑을 열어보면 비즈니스가 있다.
최갑원 대표 : 그건 풀리지 않는 숙제일 것 같다. 계약서라는 것이 존재를 하고, 계약서 안에서 정해진 대로 수익배분을 일단 해야 한다. 수익배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수많은 연예기획사 중 깔끔하게 일하는 회사들이 더 많은 걸로 알고 있다.

Q. 요즘 아이돌의 끝은 항상 탈퇴라는 인식이 쌓여가고 있는 것 같다.
최갑원 대표 : 탈퇴나 계약 만료에 대해서는 아이돌과 회사 대 입장이라기보다 사람 대 사람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수많은 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간관계에서도 만났다 헤어지는 것은 많지 않나. 요즘은 자유를 구속하거나 수익문제, 커뮤니케이션 문제 등이 예전 방식 그대로를 고수하면 안 될 것 같다. 신선함이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소속 가수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믿어주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다.

Q. 회사의 역할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최갑원 대표 : ‘시키는 대로 믿고 따라와 줘’가 아니라 의견을 물어보고, 그 의견을 반영하는 음악들을 해야 더 동기부여가 된다. 스스로 아티스트라고 자각하면서 내 것이라는 애착이 생겨야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명목만 스타고, 누군가의 꼭두각시라고 일을 하게 되면 마음속으로 충돌할 것 같다.

Q. 어떻게 의견을 반영하나?
최갑원 대표 : 앨범을 만들 때 참여도를 높이게 하려고 한다.

Q. 하이포를 만들었을 때도 고민이 많았겠다.
최갑원 대표 : 정말 하고 싶은 친구들로 구성했다. 꿈을 꾸는 것은 정말 간단한데 현실화시키는 것은 고되다. 끈기 있게 잘 버틸 수 있는 친구들, 음악을 사랑하는 친구들을 찾았다. 또 인성을 많이 본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어떤 성격이나 생각으로 어떤 대화를 하는지도 중요하다. 성격이 안 좋으면 같이 일을 못한다. 나도 사람인지라 내 마음, 내 의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때 생기는 오해들 때문에 괴롭다. ‘대표니까 이사니까 실장이니까 덜 힘들거야’라는 생각은 아티스트 인성의 문제인 것 같다.

Q. 팬들이 흔히 가지는 소속사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다.
최갑원 대표 : 좋은 단면도 보여주고 싶다. 대중은 사무실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언론 매체를 통해서 우리 오빠들이 고생하고, 기획사한테 착취를 당한다고 오해할까봐 두렵더라. 떳떳하게 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모든 일에 어려운 면이 있고, 밝은 면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으면서도 유쾌하지 않을 것 같다.

Q. 아티스트나 팬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것 같다.
최갑원 대표 : 21세 때 그룹 활동을 했었다. 가수를 하면서 플레이어보다 스태프가 더 적성에 맞다고 생각했다. 그 경험 때문에 아티스트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가수는 내 삶이 오픈됐다는 점에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조용히 쉬고 밥도 편하게 먹고 싶은데 제약이 많다.

Q. 소속 가수를 비롯해 아이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최갑원 대표 : 항상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고 우상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티스트들과 그것을 바라보는 팬들이 한 집단이라면 아티스트는 이끄는 역할도 필요하다. 꿈까지 실현시켜 주는 것은 아니지만, ‘난 저런 사람이 돼야지’라며 꿈을 심어주는 입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티스트들의 소임이 아닐까.

하이포, 소속사 대표와의 대담 “음악을 하기 위한 최고의 조건” (인터뷰)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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