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본 헤이터’

그룹 에픽하이가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특히 에픽하이는 ‘19금’이라는 한정적인 코드 안에서 새로운 기록을 보였다.

에픽하이의 컴백의 시작을 알린 선공개곡 ‘본 헤이터(Born Hater)’는 19금 판정을 받은 곡이었다. 에픽하이를 비롯해 빈지노, 버벌진트 그리고 신예 비아이(B.I), 바비가 피처링 진으로 참여해 공개 전부터 주목을 모았었다. 하지만 이 곡의 진가는 공개 후에 제대로 드러낼 수 있었다. 타블로를 비롯해 미쓰라진, 빈지노, 버벌진트, 비아이, 바비는 모두 자신들을 싫어하는 ‘헤이터’들을 지닌 래퍼들이다. 인기도 많았지만 유독 안티들의 공격을 많이 받기도 한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에서 제대로 표현한 것이다.

타블로는 ‘바지 벗고 시원해 깔라면 까 타진요도 기어와’라며 자신을 괴롭혔던 타진요에 대해 언급했다. 잘생긴 외모로 인기를 얻은 빈지노는 ‘어이없지 내 성공이 외모 덕이었다니’, 미쓰라진은 ‘친구들은 이미 랩 거물인데 그 사이에 난 떠있는 기름’, 위너 송민호는 ‘보장된 성공 회사빨이라는 찐따들의 역공’ 등 각자 자신을 둘러싼 비난에 대해 돌직구 랩으로 솔직하게 맞섰다.

특히 아이돌인 위너 송민호는 ‘님이 18년도 쯤에 날 보면 지금 이런 말 못할걸’, 아이콘 바비는 ‘18세 감성으로 20세들아’ 등 비속어가 떠오르지만 속시원한 펀치라인을 선보였다. ‘본 헤이터’는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타이틀곡이 아님에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음악 팬들에게 수록곡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강하고 셌던 ‘본 헤이터’다.

에픽하이 ‘본 헤이터’ 뮤직비디오

뿐만 아니라 이 곡은 뮤직비디오에서도 두각을 이루고 있다. 뮤직비디오로 선 공개된 ‘본 헤이터’는 세로로 촬영되는 파격적인 시도를 보였다. 이는 멤버 타블로의 아이디어로 모바일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실제 스마트폰으로 ‘본 헤이터’의 뮤직비디오를 본다면 세로로 꽉 찬 화면을 볼 수 있다.

뮤직비디오는 ‘배설’을 의미하는 화장실을 배경으로 래퍼들이 각자와 이어지는 7대 악을 표현한 곳에서 ‘헤이터’들에게 이유있는 항변을 펼친다. 이 뮤직비디오 역시 19금임에도 공개 나흘 째인 21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약 178만 뷰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래퍼들을 비롯한 많은 가수들은 19금 곡을 발표했고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본 헤이터’처럼 뮤직비디오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하고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일은 없었다. 19금 곡은 음원사이트에서 성인 인증을 받은 후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곡에 담긴 코드 상 비속어가 많고 돌직구 랩이나 다소 격양된 표현이 많기 때문에 호불호가 강하게 갈린다.

하지만 에픽하이의 ‘본 헤이터’는 래퍼들의 유쾌한 펀치라인과 랩 실력을 바탕으로 19금 코드임에도 오히려 듣는 이의 속을 뚫어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억지로 감정을 끌어내거나 거창하게 사회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래퍼들을 둘러싼 ‘진짜’ 이야기를 통해 강렬한 표현을 펼쳤다는 것이 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에픽하이는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으며 이전의 색깔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 ‘에픽하이스러움’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에픽하이의 솔직한 이야기를 시원하게 펼친 ‘본 헤이터’가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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