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부작 SBS 드라마 ‘신의 선물’이 중반부를 넘어서며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눈길을 사로잡는 인물이 있다. 6세 지능을 지닌 지적장애인 영규다. 비원에이포(B1A4) 바로가 연기하는 영규는 사건의 중심인 김수현(이보영)의 딸 한샛별(김유빈)과 항상 붙어 다니며 극에 휴식을 주기도, 긴장감을 부여하기도 한다. 특히, 지난 3월31일 방송된 9화에서는 1, 2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중 있게 등장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샛별 바라기’라 불러도 될 만큼 샛별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영규. 때론 무표정으로, 때론 환한 웃음으로 무장해 드라마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영규의 다양한 모습을 정리해봤다. 이런 영규도, 저런 영규도 모두 사랑스러워.

#떡볶이 ‘먹방’ 찍는 영규

‘신의 선물’ 3화에서 떡볶이를 야무지게 먹는 영규(바로)

나무 꼬치를 야무지게 쥐고는 떡볶이를 ‘쩝쩝’ 맛있게도 먹는다. ‘영규표 떡볶이 4인분 구성, 단돈 9,900원!’이란 홈쇼핑용 판매 문구가 떠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단순히 침샘을 자극하는 ‘먹방’(먹는방송)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영규(바로)는 이 장면에서 흥미로운 언어를 구사한다. 실제 나이는 16세이지만 6세 지능을 가진 그의 입에서 “할머니는 공갈쟁이야” “아빠는 영규 잊어부렀나봐. 영규는 아빠 보고자운데” 같은 구수한 사투리가 등장한 것. 할머니(정혜선) 손에 자라 학습할 수 있던 언어라곤 할머니의 말밖에 없었던 소년의 세월과 감옥에 있는 아빠(정은표)에 대한 남다른 애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새 운동화 신은 영규

‘신의 선물’ 3화에서 새 운동화를 선물 받은 영규(바로)

샛별(김유빈)의 빌라 대문 앞에 서 있던 영규가 샛별의 엄마 수현(이보영)을 보자마자 한 말, “샛별이랑 안 놀았어요”. 안절부절못한 듯한 그의 시선과 몸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일치되면서 3화부터 영규라는 존재를 눈여겨볼 수 있게 한다. 수현이 추운 겨울날에도 슬리퍼를 신고 있던 영규에게 운동화를 사주며 누가 샛별이를 데려가면 달려가서 꼭 막아달란 말을 건네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던 영규.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하던 수현은 영규에게 “미안했어”라며 사과한다. 그리고는 2초, 영규의 얼굴이 화면에 잠시 머문다. 사과를 받은 순간 영규의 눈에는 ‘좋다’ ‘싫다’와 같은 명확한 감정을 읽어낼 수 없는 복잡미묘한 눈빛이 서린다. 감정을 상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이 지점에서 영규에 대한 애틋함이 더해진다.

#할머니를 지키는 영규

‘신의 선물’ 6화에서 할머니(정혜선)를 지키는 용감한 영규(바로)

자신이 뺨을 맞아도 가만히 있기만 했던 영규가 다른 사람들에게 면박을 당하고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는 정의의 사도가 되어 나타난다. “우리 할머니한테 그러지 마”라고 말하는 것에 더해 “나뻐”라며 자신의 의사표현과 동시에 상대에 대한 평가도 확실히 내린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지능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 대목이다. 학교 체육복 안에 동찬(조승우)이 준 빨간 스웨터(실제로는 친엄마가 떠준 옷)를 입은 영규는 “삼촌이 줬다”며 해맑게 웃는다. 아빠 할머니 다음으로 삼촌이 좋다며, 우린 가족이라고 말하면서. 할머니를 지킬 수 있었던 힘은 영규 자신에게 가족이란 존재가 있다는 믿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볼 수 있다. 흡사 슈퍼맨의 빨간 망토처럼 영규에겐 빨간 스웨터가 자신에게 힘을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친구와 ‘공방’ 가는 영규

‘신의 선물’ 8, 9화에서 샛별(김유빈)과 함께 ‘공방’을 간 영규(바로)

샛별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긴 줄 알고 섭섭해하던 영규에게 샛별은 동찬이 만들어준 ‘절대딱지’를 건네며 첫 ‘공방’(공개방송)을 가자 권했었다. 졸지에 그룹 스네이크 테오(노민우)의 열혈 팬인 샛별을 따라 의도치 않은 ‘팬질’을 하게 된 영규. 그 후 얼마나 많은 ‘공방’을 함께 다녔는지는 모르겠지만, 영규는 비가 오는 날에도 비를 맞으며 스네이크의 공연이 열리는 곳에서 샛별이를 기다린다. 공연에 늦은 샛별이가 주차장에 가면 테오 오빠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하자 종종걸음으로 서두르던 두 사람. 취소되었던 공연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결국 둘은 주차장 대신 공연장으로 걸음을 틀어 테오의 공연을 보게 된다. 샛별이가 하자는 건 다 하는 영규는 이후 남의 차에 숨기, 테오의 집에 몰래 들어가기 등 보통의 어린이라면 쉽게 하지 못할 일들을 샛별이와 함께 대범하게 저지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규는 샛별이를 살릴 중요한 증거사진을 챙기는 센스도 발휘한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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