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박지수.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나와 여동생, 그리고 외가 사촌까지 모두 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주셨다. 그중 내 이름 지수는 지초 지(芝)에 빼어날 수(秀)를 쓴다. 사람을 잔디나 풀에 비유해 그중 ‘빼어난 사람이 되어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나이는 1988년생, 올해 만 26세가 된다. 용띠다. 용띠 해였던 2012년 첫 영화 ‘마이 라띠마’의 주연을 꿰찼다. 그러나 그 해를 돌이켜보면 솔직히 생각만큼 잘 풀리지는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연말 청룡영화제에서 신인상을 받으면서 보상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사실 대종상에도 노미네이트되지 않아 청룡상에 노미네이트 됐다는 소식을 듣고도 상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청룡영화제 신인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영화작업을 하면서 개봉까지 겪게 되는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들도 알게 됐다. 그러다보니 수상에 있어서는 기대를 내려놓았었다. 심사위원이나 관객이나 나를 기억 못하실 것이라 생각했었다.
신인상 호명 직전, 시상자로 무대에 섰던 (김)고은(‘은교’로 데뷔한 배우 김고은과 박지수는 한예종 선후배 사이다)이가 웃으면서 또 다른 시상자 조정석 씨의 카드를 빼앗아 자신이 호명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순간 ‘혹시!’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막상 호명이 된 순간은 깜짝 놀랐다. 힘들었던 일들, 감사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
베일에 감춰져있어야만 했던 시기, 다른 영화 오디션도 보지 않으며 1년이라는 시간을 무작정 기다렸다. ‘마이 라띠마’의 경우, 미지의 신인 여배우를 캐스팅했고, 영화 프로모션 단계에서 공개하고 싶어 했던 감독님(유지태)의 뜻이 있으셨기에 동의했던 일이었지만 생각보다 시기가 길었다. 하지만 나를 선택해 준 영화에 예의를 지키고 싶었다.
유지태 감독과의 첫 만남은 오디션이었다. 카메라 테스트를 바로 했는데 화면 속 내 모습을 보시고는 ‘미인이시네요’라고 하셨다. 감독님은 여배우는 화면상에서 예쁘게 보여야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았다. 신인상 수상 이후, 감독님과 짧게 통화했다. ‘마이 라띠마’의 모든 선배들께서 “다들 고생 많이 했는데 마지막에 네가 방점을 찍어준 것 같아 고맙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가슴이 벅찼다.
어린 시절 나는 이유 모르게 따돌림을 당한 적도 있는 그런 아이였다. 그래서였을까? 성격은 조용조용했고 성적은 중상위권이었다. 남자아이들과 더 친하게 지냈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얼굴이 변했다. 그 시기부터 친구처럼 지냈던 남자아이들이 날 여자로 보기 시작한 것 같다. 사실 그 이전 시기에 대해서는 기억이 별로 없다. 왜일까?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일까? 그러다 자유분방한 학풍의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다. 창작활동을 지지해주는 학교인지라 머리 염색도 자유롭게 했다. 어린 시절 그런 것들을 다 해보다보니 막상 스무 살이 되어서는 다시 얌전해지더라.
어릴 적 꿈은 계속 바뀌었다. 가수가 되고 싶었던 적은 있었지만 배우는 없었다. 그 외에는 피아니스트나 화가, 만화가, 그리고 영화 감독이나 미술 감독이었다. 이런 꿈을 꾼 것은 집안 환경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법대 출신의 아버지는 대학시절 사진에 관심이 많아 사진부 활동을 하셨고 기타도 치셨다. 여동생도 평범한 은행원이지만 끼가 많다. 춤을 곧잘 추고 댄스 동아리 활동도 했다. 어머니만 음치에 박치다(웃음). 늘 기타소리가 들리는 집에서 자란 탓에 배우가 된 것 같다.
대학에서는 무대미술을 전공했다. 그러나 공간을 꾸미는 것보다 인간에 대한 관심이 더 큰 나를 발견하게 됐다. 모델 활동을 하다 독립영화에 출연하게 되는 등, 자연스럽게 연기로까지 확장이 되었다. 어쨌든 연기란 캐릭터화해서 표현하는 것이니 나의 관심분야이고 재미가 있더라.
첫 영화 ‘마이 라띠마’에 캐스팅된 순간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제부터는 장난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워낙 프로페셔널한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된 탓이다.
쉬는 동안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다 만난다. 예전에는 술을 못 마신다는 이유로 술자리도 거의 안 갔었는데 이제는 마음가는대로 원하는대로 해보자 하고 있다. 와인, 칵테일, 진토닉 정도는 마실 수 있게 됐다. 다만 소맥은 아직 많이 마실 자신은 없다. 그리고 조용한 바에서 음악을 들으며 혼자 잘 놀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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