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더 지니어스 시즌2: 룰 브레이커’ 제작발표회 현장의 출연진

뜨겁다 못해 데일 지경이다.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하 ‘지니어스2’)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임계점에 다다른 듯 매회 그 온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12일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에는 ‘지니어스2’ 폐지 성명이 발의 됐고, 14일 오후 8천 명을 넘어서며 목표 서명인원 1만 명 도달을 목전에 뒀다.

논란의 중심에는 ‘방송인 연합’이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방송된 4회에서 탈락자 이은결이 언급한 ‘방송인 연합’은 ‘지니어스2’를 둘러싼 논란의 단초가 됐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이은결이 팀을 배신하는 조건으로 ‘은지원의 데스 매치행’을 내걸어 의구심을 자아냈다. ‘생존’이 최우선 목표가 되는 ‘지니어스2’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누군가의 ‘탈락’을 요구한다는 것이 방송에서는 설득력 있게 드러나지 않은 탓이다. 이에 제작진은 “노홍철, 이상민, 은지원으로 구성된 ‘방송인 연합’은 실체가 없다”며 “앞으로의 관계 변화에 집중해 달라”고 비난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 5회 방송화면 캡처

이런 의혹은 지난 4일과 11일 5, 6회 방송이 전파를 타면서 덩치를 키웠다. 5회 메인 매치 ‘7계명’은 기발한 법안 상정과 적절한 연맹 구성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무한대에 가까운 점수까지 기록할 수 있는 게임이었지만, 그날 경기에서는 ‘게임 종료 시, 자신이 보유한 칩이 0개라면 보너스 50점을 추가로 얻는다’는 개인법안을 가진 이상민이 50점을 획득하며 우승했다. 이에 ‘지니어스2’를 연출한 정종연 PD는 텐아시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이 배타적으로 흐른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며 “당초 제작진이 리허설 게임을 바탕으로 한 예상으로는 50점은 정확히 중간 정도의 점수대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무한대까지 칩 획득이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도 무한대 칩까지 준비해놓은 상태였다”고 전해 게임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은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한 바 있다.

게임이 최초의 기획대로 풀리지 않은 데는 5회 방송을 통해 드러난 견고한 연합에 있었다. 이은결의 탈락으로 ‘방송인 연합’ 논란은 결과적으로 플레이어들 간의 암묵적인 경쟁을 부추기는 자극제가 됐고, ‘지니어스2’는 본격적으로 ‘이전 시즌과 다르다’는 시청자들의 비난에 뭇매를 맞기 이르렀다.

‘배신과 연합’이 ‘지니어스2’의 기본 속성 중 하나라는 주장은 6회에 이르러 힘을 잃었다. 어느덧 ‘방송인’ 대 ‘비방송인’으로 편이 갈린 ‘지니어스2’ 플레이어들은 상대방과 카드를 바꿔 한 종류 카드의 독점을 이뤄야 하는 ‘독점 게임’에서 극으로 치달은 관계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이두희가 잃어버린 신분증을 조유영과 은지원이 감추면서 논란을 키웠다. 제작진은 “‘독점 게임’에는 절도를 규제하는 룰이 없었기 때문에 플레이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앞서 ‘독점 게임’ 개인 카드 분배 시 이상민의 카드를 몰래 훔쳐보려 한 임요환이 제지당한 바 있어 ‘기준이 무엇이냐’는 지적이 일었다. 또 ‘지니어스2’ 평균 녹화 시간이 7~8시간인 것을 감안할 때, 이두희는 최소 5시간 이상 신분증이 없어 게임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무리 리얼 관찰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제작진이 개입이 필요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 6회 방송화면 캡처

장시간 게임에 참여하지 못한 채 배척당한 이두희는 게임 후반부에 분노로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게임 초반 이두희와 ‘신분증 교환’까지 약속하며 팀을 꾸리려 했던 홍진호도 배척되는 상황에 지친 듯 중앙 홀 의자에 앉아 게임을 관망했다. 이두희의 신분증을 돌려주며 다른 연합 팀원들과 함께 우르르 몰려와 사과의 뜻을 표한 은지원은 데스 매치 ‘암전게임’에서 당초 약속과 달리 ‘초록 버튼’이 아닌 ‘빨간 버튼’을 눌렀고, 여기에 이상민이 이두희에게 건넨 ‘불멸의 징표’가 가짜였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불난 데 기름을 부은 듯 시청자들의 분노는 활활 타올랐다. 화가 난 시청자들의 눈에 ‘원래부터 불멸의 징표는 진짜와 가짜, 두 개가 주어진다’는 사실이 보일리 없다.

6회 방송이 끝난 뒤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조유영의 데스 매치 경기 장면이 전파를 타지 않은 것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앞서 은지원의 배신으로 전원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조유영의 경기 결과에 따라 승리를 뒤집을 수는 없어도 동점까지는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두희의 기권은 이미 ‘지니어스2’으로 만들어진 감정의 골이 현실과 분리할 수 없는 지경까지 치달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한 매체가 “이두희가 ‘암전게임’ 배신 이후 연이은 배신을 못 견뎌하며 촬영장 구석에서 펑펑 울었다”고 보도한 것도 그런 의혹을 사실로 굳히는 증거에 불과했다.

앞서 정종연 PD는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6회까지는 최대한 플레이어들의 관계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게임을 구성했다”며 “어느 정도 플레이어 간의 관계가 정리된 상태에서 연합이 깨지고, 개인과 집단, 집단 대 집단 등 이해관계에 따라 관계가 세분될 거다. 시즌1 때 7회에 등장한 ‘오픈, 패스’와 같이 개인의 능력이 당락을 가르는 게임도 차례로 등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3일 제작진은 “‘지니어스2’에 지난 시즌의 일부 출연자가 등장할 예정이다”고 밝혀 파란을 예고했다.

매회 숱한 이슈거리를 양산하고 있는 ‘지니어스2’는 이제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오는 2월 22일 예정된 결승에 도착하기까지 ‘지니어스2’는 그간의 오명을 떨쳐버리고 본래의 기획의도를 살려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인가. 한 가지 확실한 건, 경기장 밖으로 나온 플레이어들 간의 관계만 보더라도 ‘논란’을 ‘게임의 과정’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어려운 시점이 왔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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