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았으면 하는 상황이 와버렸네요. 예상을 하긴 했지만…. 2011년 분쟁 때 100일 정도 아픔을 겪다가 극적으로 다시 결합한 적이 있어서 혹시나 마음에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기다렸어요.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와버렸어요.”

카라의 니콜이 오는 16일을 기해 소속사 DSP미디어와 전속계약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이로써 완전체 카라를 다시 보기 힘들게 됐다. 언제나 그렇지만, 가장 큰 상처를 입는 것은 팬들이다.

카라의 팬클럽 ‘카밀리아’의 열성 회원인 H(남)씨는 니콜의 계약만료 소식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지금 언론에서 방출이다, 탈퇴다, 계약만료다 여러 가지 표현을 쓰고 있잖아요. 니콜의 계약만료 이야기가 지난해 9월에 터져 나왔는데, 당시 니콜은 재계약은 하지 않아도 카라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고 했어요. 팬들은 ‘두 지붕 한 가족 시스템’ 즉, 소속사는 달라도 계속해서 완전체 카라의 모습을 유지해주길 바랬어요.”

팬들의 입장은 다양하다. “팬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카밀리아들의 생각이 갈려요. 나머지 멤버들이 남아 있으니 계속해서 응원하겠다는 입장도 있고, 완전체 카라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분노하는 팬들도 있어요. 저는 니콜이 본인의 의사대로 솔로활동을 해나간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응원을 하고 싶다는 입장이에요.”

팬의 입장에서는 소속사 DSP미디어에 대한 서운함이 있다. “소속사에서 양보를 하지 않고 원론적인 집행을 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어요. 니콜 하나 빠져도 카라는 잘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닐까요? 팬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다섯 명이 건재한 카라를 원하죠. 3개월 전에 계약만료 이야기가 나왔을 때 소속사가 좀 더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어땠을까요?”

DSP 측은 카라가 니콜 없이 계속 활동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팬의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최악의 경우 멤버가 셋만 남아도 동방신기처럼 활동을 이어갈 수는 있겠죠. 하지만 팬들이 감소하는 것은 막을 수 없어요. 니콜의 경우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데, 카라는 일본 팬덤이 강력하잖아요. 일본 공연에서 니콜 부채를 흔드는 수많은 팬들은 이제 어떻게 될까요? 카라 팬들은 니콜을 지지하겠지만, 니콜 팬의 경우는 니콜 없는 카라에게 예전만큼 성원 보낼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어요.”



H씨는 작년 1월 카밀리아들과 때지어 카라의 일본 도쿄돔 공연을 직접 보고 왔다.‘ 밤도깨비 여행’으로 도쿄에 도착한 뒤 유학생 카밀리아의 자취방에 모여 카라 공연 DVD를 보고 몇 시간을 카라 이야기로 보내며 마냥 즐거웠다. “카라와 함께 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도쿄돔 공연을 실제로 본 거예요. 카라 전체 커리어에서 가장 정점에 오른 순간이잖아요. 아직까지 국내 걸그룹 중에 단독으로 도쿄돔 공연을 연 건 카라밖에 없어요. 언제 그런 날이 또 돌아올까 싶네요.”

카라는 ‘반지하 아이돌’로 시작해 도쿄돔까지 간 상징적인 걸그룹으로 꼽힌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성환 씨는 “카라는 SM, YG, JYP처럼 케이팝 한류 진출에 노하우를 갖지 못한 군소기획사 출신의 아이돌그룹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는 모범사례를 남겼다”며 “카라의 생존법이 여타 중규모 기획사의 아이돌그룹들의 해외진출에 중요한 힌트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의 향후 활동에 대해 김 씨는 “향후 카라가 니콜의 빈 공간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며 “니콜은 나머지 네 멤버와 다른 특이한 음색을 지녔다. 카라의 노래에서 기존에 니콜이 담당했던 랩, R&B 풍의 보컬을 다른 멤버들이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지가 향후 활동의 성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DSP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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