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합동 공연으로 지난해에 비해 한층 풍성해진 무대를 선보인 ’2013 엠넷 아시안 뮤직어워즈’(이하 ’2013 MAMA’)는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를 비롯해 일비스, 아이코나 팝, 곽부성 등 해외 스타들과 빅뱅, 엑소, 2NE1, 이효리 등 국내 아티스트 총 28개팀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하게 펼쳐졌다. 무대 뒤에서 포착된 행사 속 기억될 만한 순간들을 기사에 담아봤다.

지드래곤

“상을 받을 때마다 한국에서 정형돈 씨에게 문자가 한통씩 날아오고 있다. 수상소감에서 왜 본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냐며 계속해서 항의중이다. 한국 취재진이 기사로 제 마음을 좀 전해주셨으면 한다”(지드래곤)

’2013 MAMA’에서 4관왕에 오른 지드래곤의 수상소감 키워드는 ‘정형돈’이었다. 시상식 후 이어진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지드래곤은 MBC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의 파트너 정형돈의 이름을 언급하며 자신의 마음을 대신 전해달라는 고백을 들려줘 새벽녘 기자회견장에서 폭소를 이끌어냈다. 치명적인 매력의 나쁜 남자가 되려면 어떤 순간에서든 노련한 밀당의 기술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 준 수상소감으로 남았다.

“가장 기대되는 무대는요…음…스티비 원더 씨? 선배님? 할아버지? 아 호칭이 이상하네요. 선배님으로 할게요”(유승우)

‘슈퍼스타K 4′가 배출한 가수 유승우가 소년다운 풋풋함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22일 열린 ‘아티스트 웰컴 미팅’에 참석한 유승우는 가장 기대되는 무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스티비 원더를 꼽으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생애 한번 볼까 말까한 무대인 것 같다”며 설렘을 표했다.

이효리

“사랑하는 남편에게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 또 부모님과 시부모님께도 감사드린다. 공연이 없음에도 참석한 이유는 지난 앨범 활동이 결혼으로 인해 너무 짧게 끝나 팬들에게 미안함에 인사드리고 싶어서다”(이효리)

결혼 후 처음으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이효리의 수상소감은 역시나 솔직하고 화통했다. 이날 여자가수상을 수상한 이효리는 남편과 함께 시부모님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아마도 ‘시상식에서 시부모에게 감사를 표현한 첫 아이돌 출신 여가수’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통역사를 가리키며) 우리의 춤도 통역해달라”(일비스)

노르웨이 출신 코믹듀오 일비스는 유쾌하고 위트 넘쳤다. 공연 전 ‘아티스트 웰컴 미팅’에서 기자들과 만난 일비스는 크레용팝의 직렬 5기통춤을 열심히 연습중이라며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어와 영어 통역사가 함께 한 이 자리에서 일비스는 춤도 통역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두 통역사들도 주저없이 춤을 따라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통역사들은 춤실력도 갖춰야 함을 일깨줘준 순간이었다.

스티비 원더

“스티비 원더가 섭외되던 날 회사에서 담당 직원을 포상 휴가라도 보내줘야 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CJ E&M 신형관 상무)

’2013 MAMA’에서 스티비 원더의 등장은 그간 아이돌 그룹 위주로 진행된 시상식의 격을 한 단계 높이는 ‘신의 한수’ 였다. 특히 그는 “모든 사람이 원하는 건 사랑이고, 노래를 통해 사랑을 이룰 수 있다”며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발언으로 판에 박힌 수상소감 일색인 시상식장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섭외 과정에서도 스티비 원더는 첫 참석임에도 불구, 흔쾌히 공연을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홍콩=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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