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 예능’의 강자는 단연 김구라다. 그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올 추석 예능 프로그램 3개를 섭렵하며 최근 ‘대세 MC’임을 각인시켰다.MBC ‘위인전 주문제작소’추석을 겨냥해 지상파와 케이블TV 채널이 앞다투어 내놓은 추석 특집 프로그램은 줄잡아 20여개에 이른다. 특히 예능 영역에서는 방송사들이 이후 정규 편성을 염두에 두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가늠하는 ‘시험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장이기도 하다. 때문에 추석 시즌 쏟아지는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누구인가는 최근의 방송 트렌드를 읽어볼 만한 나침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올 추석 예능 MC들의 흐름은 기존의 유재석-강호동 1,2인자 체제를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 확연히 눈길을 끌 만한 요소다.
우선 연예인들이 출연해 지상 최대의 닭싸움을 벌이는 KBS2 ‘투혼’(18, 19일 방송)에서는 방송인 손범수와 호흡을 맞춘다. 김보성, 김창렬, 지상렬, 이정, 김동준, 윤형빈, 최홍만, 유상철 등이 출연자로 나서 대형 세트에서 펼쳐지는 닭싸움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 생생하게 중계할 이 프로그램은 MC들의 중계 실력도 주요 볼거리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SBS ‘황금가족’은 연예인 가족들을 초청해 장기자랑과 토크 배틀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개그맨 이수근, 유경미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추는 김구라는 MBC ‘라디오 스타’ JTBC ‘썰전’을 진행해 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tvN ‘팔도방랑밴드’
그런가하면 특유의 독설을 내세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도 나선다. 18일 방송하는 MBC ‘위인전 주문제작소’는 스타들의 감추고 싶은 과거를 포함한 역사를 정리하는 프로그램으로 김성주, 시스타 보라, 비스트 이기광 등과 함께 마이크를 잡는다.이처럼 김구라가 추석 예능 MC계의 강자로 부상한 데는 다양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도 본인만의 ‘독설’로 개성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는 데 있다.
MBC ‘위인전 주문제작소’를 연출한 손창우 PD는 “김구라는 시사부터 음악까지 박학다식한 지식과 함께 특유의 독설 개그로 예능적 재미를 살려주는 데 가장 능하다”라며 “최근 트렌드가 ‘점잖은 예능’보다는 솔직하고 가감없는 토크가 사랑받고 있다는 점에서 김구라는 자신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예능 MC”라고 전했다.
윤종신과 비스트의 이기광, 개그맨 이수근도 각각 2개의 추석 예능 프로그램 MC로 나서며 진행자로서 진가를 확인받고 있다.
SBS ‘이장과 군수’
윤종신은 KBS2 ‘당신이 한번도 보지 못한 개그콘서트’의 진행자로 나서 ‘개그콘서트’ 코너 중 편집돼 방송되지 않았거나 조기종영한 코너들을 재치넘치는 설명과 함께 보여줄 에정이다.또 뮤지션들이 직접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음악을 들려주는 콘셉트의 케이블TV tvN ‘팔도방랑밴드’의 진행도 맡는다. 연출자 김도형 PD는“틀에 박힌 공개방송의 형식을 허물고 ‘찾아가는 공개방송’의 형식을 취해 지역 주민과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송을 구상하다가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됐다”며 뮤지션 윤종신을 MC로 발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는 비스트 이기광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기광은 MBC가 2010년부터 4년째 명절 특집 방송으로 기획하고 있는 ‘아이돌스타 육상풋살양궁 선수권대회’의 MC 자리를 꿰찼다. 이어 김구라, 김성주와 MBC ‘위인전 주문제작소’도 진행한다.
이수근은 SBS ‘황금 가족’(18일 방송) ‘이장과 군수’(19, 20일 방송) MC로 나서며 개그맨 출신 MC의 명맥을 잇는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