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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직장의 신> 3회 2013년4월 8일(월)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규직(오지호)은 회사를 일으킬 회심의 게장쇼 프로모션을 준비한다. 게장쇼의 달인 병만 선생을 섭외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달인이 부상을 입고, 그의 비밀병기인 절대가위마저 분실하자 게장쇼 프로모션은 위기에 봉착한다. 끝내 방법을 찾지 못한 규직은 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쓴다. 하지만 한때 달인의 제자였던 미스김(김혜수)의 도움으로 프로모션은 성황리에 치러지고, 규직은 미스김에 조금씩 마음을 연다.

리뷰
3회가 흘렀다. 의문이 생겼다. 대체 이 드라마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드라마는 판타지이자 리얼리티다. 제아무리 허무맹랑한 설정이라도 캐릭터가 현실 인간을 반영하고 이야기가 인물의 감정을 첨예하게 따라 읽을 줄 안다면, 설정은 데코레이션일 뿐 그 속에 숨은 진짜 이야기의 고갱이를 발견할 수 있다.

<직장의 신>은 지극히 아픈 우리들의 현실에서 출발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이것은 21세기 신자유주의 대한민국을 특징한다. 드라마는 자발적 비정규직인 슈퍼갑 미스김을 내세워 약육강식의 세태를 풍자하고 사회적 약자의 꿈을 응원한다고 한다. 멋진 주제다. 하지만 이 좋은 주제를 이야기로 풀어내야 드라마다. 그 이야기를 얼마나 조리 있고 재미있게 풀어내느냐에 드라마의 성패가 달린다. 이 조리와 재미의 바탕이 바로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조화다. 시궁창 같은 비정규직의 현실이 미스김이란 판타지와 만났을 때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지, 그것에 대한 기대가 이 드라마를 이끄는 동력이다.

하지만 3회를 보는 내내 한 번의 화학작용도 느낄 수 없었다. 모든 에피소드는 미스김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된다. 매회 회사에는 그들에겐 몹시 심각한(사실 그 절박성에도 의문이 들지만) 어떤 사건들이 벌어지고, 결자가 해지를 못하고 우왕좌왕 좌절의 늪에 빠지면, 최후의 보루 미스 김이 ‘짜잔’ 하고 나타나 미션 클리어 한다.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된다. 헌데 그 마음먹는 일에도 서사의 인과가 없다. 그렇게 뻗대던 미스김이 마지막에 왜 그러한 결심을 했는지는 항상 인물 간의 몇 마디 대사로 처리될 뿐이다. 이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야기가 아니다. 만능 직능인 미스김 개인의 신화다. 현실 풍자는 서사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대사는 거들 뿐이다.

수다 포인트
- 아이 러브 점순! 벌건 장닭들 쌈 붙이던 패기 돋는 그녀, 시아비 될 자리의 비뇨생식건강에 염려가 컸던 자애로운 그녀, 무엇보다 계급을 초월한 순수한 사랑에 자신과 남친의 몸을 함께 던진 정열의 그녀!
- 정주리 양 계약직의 비애(悲哀)가 비애(非愛)가 될 것 같아요. 어디서 너무 많이 봤던 장면들입니다. 세상엔 수많은 비정규직들이 있고, 그들 각자에겐 수많은 비애들이 있을 텐데요.
- 미스김의 멀티 네트워크, 그 끝엔 과연 누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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