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스타트렉 다크니스〉, 〈스타트렉〉의 매력은 무엇일까?
스틸" /><스타트랙 다크니스> 스틸

임무를 마치고 귀환한 엔터프라이즈호 함장 제임스 커크(크리스 파인). 새로운 임무가 주어질 거란 기대와 달리 임무 수행 중 일등 항해사 스팍(재커리 퀸토)을 구하기 위해 규율을 어긴 것이 밝혀지면서 함장직을 박탈당한다. 그 시각, 스타플릿 대원에서 테러리스트로 돌변한 존 해리슨(베네딕트 컴버배치)은 런던 도심은 물론 스타플릿 내부까지 무자비하게 공격한다. 이에 존 해리슨을 사살하라는 새로운 임무와 함께 엔터프라이즈호 함장으로 복귀한 커크는 대원들과 함께 인류의 미래를 걸고 존 해리슨과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12세 이상 관람가, 30일 개봉.

10. 본격적인 <스타트렉>으로 가기 위한 도약대, 이야기보다 볼거리를 보자 ∥ 관람지수 – 6 / 모험지수 – 5 / 볼거리지수 - 7

[프리뷰]〈스타트렉 다크니스〉, 〈스타트렉〉의 매력은 무엇일까?
스틸." /><스타트랙 다크니스> 스틸.

‘시리즈 만들기’와 ‘죽은 시리즈 살려내기’, 할리우드의 전매특허다. 흥행이 됐다 싶으면 어느 샌가 2편, 3편으로 이어지고, 생명력이 다 했다 싶은 시리즈는 ‘리부트’ 또는 ‘프리퀄’ 등의 이름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막대한 자본력과 시장력을 가진 할리우드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스타트렉 다크니스>(이하 <다크니스>)도 이 같은 범주에 속해 있는 작품이다. <스타워즈>와 함께 미국 SF 시리즈의 양대산맥인 <스타트렉>은 2009년 <스타트렉:더 비기닝>(이하 <더 비기닝>)을 통해 시리즈의 프리퀄로 귀환, 새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그 후속편이 <다크니스>다. <더 비기닝>이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면, <다크니스>는 앞으로 시리즈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3편이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다크니스>는 <더 비기닝>과 앞으로 나올 후속편들을 연결해주는 ‘가교’로서의 역할에 소임을 다했다.

<다크니스>는 본격적인 <스타트렉> 시리즈를 위한 기틀 마련에 힘을 쏟았다. <스타트렉>의 매력이자 장점인 모험과 탐험 보다는 캐릭터들의 성장과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무엇보다 캡틴 제임스 커크와 일등 항해사 스팍의 관계 형성에 많은 공을 들인다. 그리고 우후라(조 샐다나), 술루(존조), 스코티(사이몬 페그) 등 대원들 역시 강력한 적에 맞서 싸우면서 더욱 끈끈한 정을 쌓게 된다. 이들이 앞으로 엔터프라이즈호를 이끌고, 미지의 세계인 우주를 모험하고 탐험하게 된다. 본격적인 우주 탐험에 앞선 초석을 탄탄하게 다진 셈이다. 모험에 나서는 엔터프라이즈호, 다음 편에 대한 궁금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화려한 볼거리는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아이맥스(IMAX)와 3D의 옷을 입은 <다크니스>,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우주란 공간 그리고 우주와 지구를 넘나드는 거대한 우주 함선, 미래의 도시 등 누가 보더라도 3D 또는 아이맥스 효과를 보기에 ‘딱’인 것들이다. 이처럼 <다크니스>가 품고 있는 시각 효과는 입이 딱 벌어지게 한다.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 관람료는 아깝지 않다.

하지만 <스타트렉>이 볼거리에만 치중했던 영화였던가. 그건 아닐 터. <다크니스>는 연결 고리로서 역할에 충실한 나머지 <스타트렉> 특유의 색깔을 내는데엔 다소 부족하다. 이 부족한 점을 화려한 볼거리로 메우고 있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도약대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스타트렉> 특유의 맛까지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을까. ‘전쟁’에 집중한 <다크니스>, 어딘지 모르게 낯설게 느껴진다. 어떤 면에선 <스타트렉>이란 프랜차이즈를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그만큼 고유의 색깔이 부족하는 점이다. 이야기의 허술함도 꽤나 보인다. 탄탄한 이야기와 세계관을 매력으로 했던 프랜차이즈 아니었던가. 제임스 커크를 살려내는 방법도 <스타트렉> 답지 않게 어설프다. 어찌 보면 <다크니스>는 앞으로 나올 <스타트렉>을 위한 거대한 ‘떡밥’과도 같다. 이게 장점일지는 대중의 판단에 있다.

또 대원들끼리의 앙상블이 전해주는 화학작용도 어설프다. 존 해리슨과 맞서는 인물은 제임스 커크와 스팍으로 한정돼 있다. 존 해리슨에 맞서는 제임스 커크와 스팍만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고, 나머지는 주변을 맴돈다. 통신장교 우후라, 수석 엔지니어 스코티, 항해사 술루 등 엔터프라이즈호 구성원들의 활약은 극히 제한적이다. 때론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하는 모습이 답답하기도 하다. 그들의 잘못이라기 보다 이야기가 캐릭터의 역할을 한정지은 탓이 크다. 결국엔 대원들끼리의 앙상블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

새롭게 합류한 인물들의 매력도 떨어진다. 악역인 존 해리슨 역을 맡은 배우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국내에서도 제법 폭넓은 인지도를 갖췄다. 그의 카리스마는 등장만으로도 위압감을 준다. 하지만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단선적인 악역에 불과했다. 뭔가 숨겨진 비밀을 감추고 있는듯 하지만 그다지 놀랄만한 것도, 충격적이지도 않다. 배우가 주는 매력은 있으나 캐릭터적인 매력은 부족했다. 엔터프라이즈호에 새롭게 합류한 신입 대원 캐롤 마커스 역의 앨리스 이브는 더하다. 물론 다음을 위해 투입시켰겠지만 그녀가 <다크니스>에서 한 일은 거의 없다. 다음 편엔 꼭 자신만의 역할을 찾길 바란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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