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웃찾사’

“이제 온기의 시간이 왔다.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긴장해야 할 것 같다”

SBS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박재용 PD의 의미심장한 선언이다.

시청률 부진 등으로 2010년 폐지됐다 1년 만에 ‘개그투나잇’으로 부활한 후 지난 4월 본래의 프로그램명을 되찾은 SBS ‘웃찾사’는 최근 전열을 정비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홀에서 진행된 ‘웃찾사’ 기자간담회에는 이러한 ‘결의’를 반영하듯 신용환 제작총괄 국장, 연출자 박재용 PD와 출연진(강성범 한민관 양세형 박은지 등)의 표정에서는 비장감마저 느껴졌다.

2003년 첫 선을 보인 후 ‘행님아’ ‘나몰라 패밀리’ ‘그때 그때 달라요’ 등 인기 코너를 배출한 ‘웃찾사’는 한때 30%에 가까운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지만 핵심 코너의 부진과 전반적인 공개 코미디의 쇠퇴를 겪으며 2010년 폐지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는 9월 1일을 기점으로 새 단장에 나선 ‘웃찾사’는 새 코너와 신인 개그맨 육성, 출연진 다변화 등으로 변화를 모색한다.

박은지

우선 개그맨 강성범, 한민관을 주축으로 방송인 박은지와 걸그룹 투아이즈의 정다은이 고정 출연자로 나선다.

KBS ‘개그콘서트’ 출신으로 ‘웃찾사’의 문을 두드리는 한민관은 “초심을 찾고자 ‘웃찾사’를 선택하게 됐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웃찾사’ 첫 고정 출연에 나서는 박은지는 ” ‘웃찾사’가 새로운 역사를 쓰는 상황에서 합류하게 됐다”며 “시청자들이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여기에 ‘전세역전’ ‘친구네 엄마’ ‘홍대 뿅뿅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리어카 블루스’ 등 6개 코너를 신설해 선보인다. 갑을관계가 계속해서 뒤바뀌는 상황극인 ‘전세역전’은 최근 이슈가 된 ‘갑의 횡포’를 비꼬고 특종에 목마른 기자가 자신이 뱀파이어라고 우기는 남자를 인터뷰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는 에로틱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또 홀아버지와 외동딸의 이야기를 다룬 ‘리어카 블루스’ 등도 눈길을 끄는 코너다.

박재용 PD는 “공개 코미디라는 기본 포맷 속에서 비공개적인 요소나 생방송을 시도해 구성의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로그램 외적으로는 신인 개그맨 육성을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신용환 국장은 “연말이나 연초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신인 개그맨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인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동화 끈을 바짝 조이고 나선 ‘웃찾사’가 달라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며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올 가을 코미디계의 주목할 만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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