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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승장구>, 인간의 진심이 다가오는 순간

    <승승장구>, 인간의 진심이 다가오는 순간

    KBS2 밤 11시 5분 90분은 너무 길었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명창의 아들로 태어나 '얼굴 없는 가수'로 등장해 성공가도를 달리던 중 루머에 휘말리며 대중과 멀어졌던 가수 조관우는 토크쇼의 주인공이 되기에 차고 넘치는 스토리를 가진 인물이다. 물론 MBC '나는 가수다'에서 긴장을 심하게 하고 방송을 낯설어하는 모습이 드러났던 대로 조관우는 드라마틱한 개인사를 효과적으로 포장할 만큼 능숙한 언변의 소유자는 아니었지만 상처 많았...

  • 왕지혜│My name is...

    왕지혜│My name is...

    My name is 왕지혜. 1985년 12월 29일에 태어났다. 한 살 많은 오빠가 한 명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칼 같은 남매다. (웃음) 심부름을 해주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고 뭔가를 살 때도 절반씩 나눠서 부담했는데, 지금은 내가 옷 사 입으라고 용돈도 준다. SBS 의 나윤이 허당이라기보다는 은설(최강희)이 고단수다. 나윤이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한 마디도 안 지고 되레 받아치고, 속마음도 은설이한테 다 들킨다. 아마 나윤이는 은설...

  • 왕지혜│이 아가씨를 어떻게 미워해

    왕지혜│이 아가씨를 어떻게 미워해

    이번에도 욕하면서 볼 줄 알았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집 딸은 늘 돈 많은 부모 밑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차도녀, 악녀, 완벽녀였으니까. 하지만 SBS 의 P그룹 장녀 서나윤은 다르다. 질투에 눈이 멀어 여자주인공 은설(최강희)의 치마에 아이스크림 묻히는 소심한 복수를 했다가 그대로 앙갚음당하는 순간, 정략결혼이 깨진 것도 자존심 상하는데 때마침 은설이 뻥- 차버린 깡통에 이마를 딱- 맞고는 “...

  • EIDF 2011│대상 <마라톤 보이>, 불편함을 마주하는 자리

    EIDF 2011│대상 <마라톤 보이>, 불편함을 마주하는 자리

    월 EBS 오후 10시 40분 다큐멘터리의 뜻이 '기록'인 것을 생각해보자. 오랜 시간을 들여 무엇인가를 추적하고 기록하는 방식의 다큐멘터리를 시작할 때 그 끝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기록하고 영상으로 남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현실은 영화나 드라마, 소설보다 더 놀라운 결말을 보여주기도 한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인도의 마라톤 천재 소년 부디아 싱의 삶을 따라가는 도 마찬가지다. 3살의 나이에 하프...

  • <스파이 명월>, 비로소 맞이한 클라이막스

    <스파이 명월>, 비로소 맞이한 클라이막스

    14회 KBS2 밤 9시 55분 개인의 욕망과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 개연성을 갖고 대치될 때, 감정은 더욱 극대화된다. KBS 에서 세령(문채원)과 승유(박시후)의 사랑이 더욱 비극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미 원수가 돼 버린 부모 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국으로부터의 지령과 명월(한예슬)이 강우(에릭)에게 느끼는 사랑이 부딪히며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두 사람의 관계가 만큼 애절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 <소녀 K>, 흥미로운 복수극의 도입부

    <소녀 K>, 흥미로운 복수극의 도입부

    첫 회 채널CGV 토 밤 12시 는 영화 의 미소녀 버전이라 할만하다. 가장 큰 이유는 에서 무술을 지도했던 홍의정 무술감독이 담당한 액션 신 때문이지만, 스토리 역시 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 는 의 소미(김새론)가 액션물의 히로인으로 성장한다는 가정 하에 나올 법한 이야기다. 아저씨와 소녀의 멜로구도는 어머니와 소녀의 모녀 멜로드라마로 대체되었고, 중년이 된 아저씨는 소녀의 조력자가 되며, 인간의 신체를 착취하는 적은 어둠의 세력만이 아...

  • <도슈코2>, 비호감의 늪에 빠지기 전에

    <도슈코2>, 비호감의 늪에 빠지기 전에

    토 온스타일 오후 11시 ()는 두 번째 시즌을 맞아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스스로 확실히 파악했다. 실제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이 방송은 엄연히 '쇼'이며 경쟁의 과정은 장기적으로 드라마를 구현해 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후반부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큰 인물을 중심으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구축한 지점은 제작진이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예컨대, 제작진은 지난 방송에서 중간 미션에 우승한 이선영이 선물을 독...

  • <개그 콘서트>, 변치 않는 고퀄리티

    <개그 콘서트>, 변치 않는 고퀄리티

    KBS2 일 밤 9시 5분 지난 10여 년간 KBS에서 가장 꾸준한 퀄리티를 유지해 온 프로그램은 아마 (이하 )일 것이다. 물론 SBS 과 MBC 가 문을 닫고 정치인들이 코미디를 장악해 버린 요즘 역시 불황이긴 마찬가지다. 대박 코너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 와중에 '감사합니다'는 다소 올드한 자학 개그를 밀어붙이고, 'N극과 S극'은 산만하며, '두분토론'도 박영진의 캐릭터 외엔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너들이 단점을 ...

  • <보스를 지켜라>, 다음 주에도 계속 같이 놀아요 제발

    <보스를 지켜라>, 다음 주에도 계속 같이 놀아요 제발

    8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로맨틱 코미디에서 남주인공이 “날 이렇게 대한 여자는 당신이 처음”이라며 여주인공에게 한눈에 반하는 설정은 콘라트 로렌츠의 각인이론에 등장하는 새끼 오리들의 행동과 유사한 데가 있다. 여주인공이 그의 결핍과 상처를 인식하면서부터 사랑에 빠지게 되는 감정이 모성애와 흡사하다는 점도 그렇다. 에서 은설(최강희)과 지헌(지성)의 관계가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라는 전형적 구도를 넘어선 설득력을 지니는 것은 이 아이처...

  • <100분 토론>, 끝나지 않는 돌림노래

    <100분 토론>, 끝나지 않는 돌림노래

    목 MBC 밤 12시 10분 제한시간이 있다는 특성 상 TV 토론의 기능은 결국 상대의 신념과 논리의 허점을 공박함으로써 토론을 지켜보는 중간지대의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 들이는 것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 그렇기에 어제의 이 의제인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파장'보다는 이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 위주로 흘러간 것도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다. 이재교 시대정신 상임이사의 “공당 차원에서 투표 보이콧을 펼친 민주당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했다”는...

  • '무릎 팍 도사'의 전략과 한계의 총집합

    '무릎 팍 도사'의 전략과 한계의 총집합

    '무릎 팍 도사' MBC 밤 11시 5분 요즘 '무릎 팍 도사'는 예전 같지 않다. 프로그램이 대중적 인기를 얻고 안정기에 접어듦에 따라 불가피한 지점일 수도 있지만 다소 무뎌진 질문들과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진행은 종종 안타깝다. 그러나 그동안 발레리나 강수진, 산악인 엄홍길 등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이 출연했을 때 '무릎 팍 도사'가 예상을 뛰어넘는 저력을 발휘했다는 점을 미루어보면 어제의 주인공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분위기를 ...

  • <지고는 못살아>, 기대를 심어놓은 첫 회

    <지고는 못살아>, 기대를 심어놓은 첫 회

    1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통성명을 하기도 전에 키스를 하고, 만난 지 한 달 만에 결혼을 했다. 드라마 초반 1~2회 정도를 거뜬히 채울 수 있는 이 황당무계한 연애 에피소드는 겨우 5분짜리 회상 신으로 처리됐다. 변호사 부부가 이혼하는 이야기를 담은 가 보여줘야 할 건 “매력을 단점으로 만드는 묘한 재주가 있는” 결혼생활이기 때문이다. 한 달 만에 결혼할 만큼 죽도록 사랑했던 두 사람이 어쩌다 이혼을 결심하게 됐을까. 첫 회는 결...

  • <계백>, 드라마에서 비로소 발견하는 좋은 정치

    <계백>, 드라마에서 비로소 발견하는 좋은 정치

    10회 MBC 월-화 밤 9시 55분 가잠성 전투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부활의 에피소드라 칭할만하다. 계백(이서진)은 이리라는 이름으로 짐승처럼 살아왔던 모습을 버리고 진짜 이름을 되찾은 채 백제로 귀환하고, 의자(조재현) 역시 죽은 줄만 알았던 계백이 돌아오자 그를 살리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사력을 다한 싸움을 벌인다. 전투가 끝난 뒤 죽은 자들 가운데서 서서히 일어나는 계백과 의자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마무리된 10회의 엔딩신은...

  • < PD수첩 >, 한강도 르네상스도 없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

    < PD수첩 >, 한강도 르네상스도 없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

    화 MBC 오후 11시 15분 “경우에 맞는 이야기를 해야지!” 서울시의 '한강 공공성 회복 계획'의 설명회에 참가한 주민의 외침은, 이 논란과 관련한 서울시의 입장을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압구정에는 한강에 인접한 공공공원 조성을, 여의도에는 금융특구 개발을 위한 단지 조성을 위해 원주민들의 재산권을 요구하고, 합정에서는 지역개발의 기회를 앗아간 현재의 계획에는 확실한 기준이 없다. 공공사업이 어느 한 쪽의 편에 서 있는 것도 문제지만, ...

  • 켄 정│My name is...

    켄 정│My name is...

    My name is 켄 정. 한국 이름은 정강조. 1969년생.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다. 쌍둥이 딸이 있다. 이름은 알렉사와 주이. 한국 나이로 네 살인데, 한 명은 나를 닮았고, 다른 한 명은 아내를 닮았다. 나의 아내 트란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존재이자 중요한 조언자다. 의사를 그만두고 배우로 전업할 때도 나를 가장 지지해 준 사람은 아내다. 그녀 덕분에 내가 지금 당신과 앉아서 이렇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거다. 한때 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