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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주의 남자>, 핑크빛과 핏빛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공주의 남자>, 핑크빛과 핏빛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10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골치 아픈 아버지들 세상 따위 모른 척 눈감고 살자.” 아비 김종서(이순재)가 억울하게 관직에서 물러났을 때만 해도 승유(박시후)는 말했다. 하지만 눈앞에서 아비의 처참한 죽음을 목격한 이상, 그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살 기회를 영구히 박탈당했다. 계유정난은 세력다툼이 끊이지 않던 어른들의 비정한 세상과, 마음 가는 대로 사랑하던 자식들의 순수한 세상의 경계를 가혹하게 지워버렸다. 세령(문채...

  • <보스를 지켜라>, 재벌 클리셰를 깨부수는 로맨틱 코미디

    <보스를 지켜라>, 재벌 클리셰를 깨부수는 로맨틱 코미디

    5회 SBS 밤 9시 50분 에서 재벌 2, 3세라는 설정은 인물들의 계급 차를 강조하기 위한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대로 회사를 물려받기 때문에 보통의 부모자식관계보다 의존성이 더 높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재벌의 세계를 묘사해 철들지 않거나 미숙한 이들의 캐릭터를 납득시킨다. 이는 차지헌(지성)의 아버지인 차봉만 회장(박영규)이나 지헌과 DN그룹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사촌 차무원(김재중), 그룹을 위해 집안 좋은...

  • <불만제로>, 무지의 구석에 이성의 빛을 비춰라

    <불만제로>, 무지의 구석에 이성의 빛을 비춰라

    수 MBC 저녁 6시 50분 무지는 죄인가. 돼지 족발의 육수 위생을 점검한 어제의 를 보면서 이 오래된 질문이 떠올랐다. 사실 유명한 족발집일수록 육수를 버리지 않고 몇 십여 년 동안 사용한다는 건 공공연하게 알려진 일이다. 만화 만 봐도 나오는 내용이다. 하여 이들 육수에 대한 각 가게의 자부심은 굉장했다. 한 양동이에 몇 백만 원의 가격을 부르고, 그나마도 비법이라며 절대 나눠주지 않는 그들은 분명, 에 종종 나오는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 <2NE1 TV>, 때로는 노련함보다 투박함이 빛나는 법

    <2NE1 TV>, 때로는 노련함보다 투박함이 빛나는 법

    화 Mnet 오후 6시 안타깝게도, 익숙함은 참신함과 반비례한다. 낯선 아이돌의 일상을 낯선 기법으로 따라갔던 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등장하는 인물 뿐 아니라 연출과 구성조차도 더 이상 새롭거나 신선한 쇼라고 볼 수 없게 되었다. 이는 다만 2NE1 멤버들이 제작진을 향해 “(화면을) 찍으면 쓰셔야죠”라거나 “편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능청스러운 훈수를 둘 정도로 대범해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공개 방송 현장에서 동생 천둥을 발견한 산다라...

  • <계백>, 이것은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다

    <계백>, 이것은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다

    8회 월-화 MBC 밤 9시 55분 “왜 사느냐고 하셨습니까? 폐하께서 절 죽지 못하게 만들어 이리 살고 있습니다.” 자신을 나무라는 아비(최종환)에게, 의자(조재현)는 죽기보다 못 한 제 삶을 들어 보이며 쏘아 붙였다. 기실 에 “왜 사느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인물은 몇 없다. 사택가문 청산 실패와 무진(차인표)의 죽음으로 인물들의 생은 산산이 부서졌다. 의자는 어머니의 위패 앞에서 차라리 같이 데려가지 그랬느냐 통곡하고, 은고...

  • 블락비│My name is 재효, 유권, 비범, 피오

    블락비│My name is 재효, 유권, 비범, 피오

    My name is 재효. 본명은 안재효. 블락비의 서브보컬이다. 1990년 12월 23일에 태어났다. 두 살 많은 형이 하나 있다. 성균관대 법학과 휴학 중이고 레인보우의 고우리 선배님을 좋아한다. 군대에서 이미 제대했으니까 여자 친구 좀 빨리 찾아 주세요~ 학교 다닐 때는 교실보다 교무실을 더 많이 다녔던 것 같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들이 나를 좀 싫어하셨다. 음, 아무래도 내가 좀 숙제도 안 해오고 야자도 안 하고 친구들이랑 ...

  • 블락비│My name is 지코, 박경, 태일

    블락비│My name is 지코, 박경, 태일

    My name is 지코(ZICO). 본명은 우지호. 블락비의 리더이자 실세다. 1992년 9월 14일에 태어났다. 일본에서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음악과 미술을 공부했다. 일본에서 한 번, 우리나라에서 한 번, 고3 생활을 두 번 했다. 두 살 위의 형도 가수인데 남녀공학의 지혜태운이다. 형과 함께 연습한 적도 있지만 굳이 같은 그룹으로 데뷔하고 싶지는 않았다. 닮은 점? (재효: 태운이는 착하고 넌 나쁘고!) 형은 느긋한 성격인데, 나는...

  • 블락비│“이미지 관리 같은 거, 우린 없어요”

    블락비│“이미지 관리 같은 거, 우린 없어요”

    순식간에 스튜디오를 가득 메운다. 일곱 명의 장정들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오긴 했지만, 장소가 비좁은 것은 결코 아니다. 공간을 채우는 건 그들이 뿜어내는 에너지 그 자체다. 떠들썩한 인사를 마치자마자 거울을 보고, 옷매무새를 다듬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각자 촬영을 준비하는 태도에서는 신인 특유의 낯가림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공기를 장악하는 자유분방함이 적절한 타이밍에 도달하는 순간, 리더 지코(ZICO)가 멤버들을 모두 카메라 ...

  • <야동>, 지적 욕구 분출 쇼

    <야동>, 지적 욕구 분출 쇼

    첫 회 KBS2 일 밤 11시 25분 의 첫 방송은 KBS 에 이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지식 버라이어티의 탄생을 알렸다. '들 야(野)'와 '아이 동(童)'을 합쳐 야한 의미의 동음이의어를 연상하게 만드는 제목처럼 은 거침없고 천진난만하며 자유분방한 인문학 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 얼핏 무모한 기획처럼 보이지만, 열풍이나 인문학적 화두를 던지는 지식인들의 연이은 토크콘서트의 성공, 그리고 인문학의 위기는 인간의 위기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생각할...

  • <반짝반짝 빛나는>, 삶의 빛마저 부익부 빈익빈인 세상이라니

    <반짝반짝 빛나는>, 삶의 빛마저 부익부 빈익빈인 세상이라니

    마지막회 MBC 오후 8시 40분 두 아버지가 함께 신부의 손을 잡고, 그 장면을 두 어머니가 손을 맞잡고 지켜본다. 그리고 신부 정원(김현주)은 질기고 오랜 인연을 나눠가진, 결국 자매가 되기로 한 금란(이유리)에게 부케를 던졌다. 너무나도 따뜻하고 행복한, 붙잡은 손이 감동적인 결혼식이었다. 그렇게 모두 행복해졌다. 하지만 이 행복을 위해서 온갖 곳을 뛰어다니며 노력한 것은 정원이었고, 이 행복은 그런 “반짝반짝 빛나는” 정원에게 모두 감...

  • <절정>, 국어책을 찢고 나온 이육사

    <절정>, 국어책을 찢고 나온 이육사

    MBC 월 오전 10시 50분 우리가 이육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문학 교과서에 수록된 '절정', '광야', '청포도'의 시인. 자유시, 서정시, 상징시. 초인 의지, 공감각적 심상, 일제 치하 극한의 상황에 대한 현실 극복 의지. 사실 우리가 이육사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들은 대략 이 정도다. 그러나 광복절 특집극 은 이러한 오지선다형 객관식 문항에 맞춰 암기한 지식으로는 알 수 없었던, 이육사라는 한 인간의 짧은...

  • <넌 내게 반했어>, 난 네게 반하지 않았어

    <넌 내게 반했어>, 난 네게 반하지 않았어

    13회 수-목 MBC 밤 9시 55분 공연은 결국 취소되었다. 하지만 이신(정용화)의 제안으로 공연팀은 자비를 털고 일일 찻집을 열어 다시 공연을 준비한다. 하지만 는 어른들의 논리로 취소되고 만 100주년 공연을 학생들의 의지로 되살려내는 마지막 미담까지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 이사장 딸인 희주(우리) 단 한명 때문에 공연 자체를 취소하는 상황도 우습지만, 그 취소된 공연을 다시 해보겠다며 브로드웨이로 돌아가기로 한 석현(송창의)를 불러...

  • <비틀즈 코드>, 평행이론만큼 소름 끼치는 1년

    Mnet 밤 12시 “평행이론만큼이나 소름 끼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MC 윤종신의 말처럼, '일단 한 번 던져 본' 평행이론이 1년을 버텼다는 건 정말 “소름 끼치는” 일이다. 하지만 는 '역대 평행이론 Best 5'와 같은 구성으로 지난 1년의 성과를 자축하는 대신, “벌스데이(birthday)는 알아도 걸스데이는 모르는” 20세기 아이돌 R.ef와 “LP판은 송곳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21세기 아이돌 틴탑, 인피니트, 걸스데...

  • <보스를 지켜라>, 잘 짜여진 대본의 힘

    <보스를 지켜라>, 잘 짜여진 대본의 힘

    3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넌 진짜 우주 돌멩이 같아. 돌멩이 주제에 가속도 붙어서 모든 걸 아작 내고 박살내버려.” 자신의 민감한 부위에 뜨거운 커피를 끼얹고 만 은설(최강희)을 향한 지헌(지성)의 한마디에는 이 드라마의 매력이 잘 녹아있다. 은설이 치는 사고는 보통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엉뚱함을 과장하려다 민폐로 빠지는 경우와 달리 캐릭터 자체와 자연스럽게 일치되어 있고, 대개 그녀보다 더 허술한 지헌과의 상호 작용에서 빚어지는...

  • <공주의 남자>, 절정을 향한 숨고르기

    <공주의 남자>, 절정을 향한 숨고르기

    7회 수-목 KBS2 밤 9시 55분 역사와 로맨스의 상호작용은 가 가진 최고의 강점이다. 세령(문채원)과 경혜공주(홍수현), 김승유(박시후)와 신면(송종호)이 정적이자 연적으로 묶이게 되는 과정은 모두 당대의 정치적 지형과 결부되어 있다. 연모는 정국의 소용돌이를 부르고, 이 소용돌이는 다시 상대를 갈구하는 캐릭터들에게 애절함을 부여한다. 역사적 사변과 로맨스를 하나의 층위로 묶어낸 이 섬세한 작업은 작품을 흥미로운 정치사극으로도, 출중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