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오페라하우스보다 좋아요. 우리나라로 가져가고 싶네요.”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플래시 포워드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호주 감독 질리안 암스트롱은 심사를 맡은 소감을 말하며 부산 영화의 전당에 대한 찬사를 더했다. 영화의 전당과 오페라하우스의 우위를 따지는 건 부질없는 일이겠지만 6일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BIFF 개막식의 주인공이 레드 카펫 위의 소지섭도, 장동건도, 오다기리 조도 아닌 영화의 전당이라는 공간 자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 배우들을 비롯한 게스트가 입장하는 동안 행사장에 울려 퍼진 OST ‘Dance Of Curse’는 공간의 위용을 돋보이게 했고, 개막식의 오프닝 영상 역시 영화의 전당 건설 장면으로 채워졌다.
물론 예지원과 함께 사회를 맡은 엄지원이 “영화의 전당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시간을 다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멘트를 하는 것이 조금은 낯 뜨거울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론 판에 박힌 겸손함보다 자부심이 건강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영화의 전당 외벽의 “전 세계에서 제일 큰 LED 영상”(엄지원) 크기가 자부심의 크기와 비례할 필요는 없지만, 그 커다란 영상으로 개막작 을 먼발치에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건 오직 이곳에서만 가능한 어떤 마법 같은 경험이다. 16년 동안 누적된 영화의 도시로서의 명성이 가시적 변화로 이어진 순간. 언제나 BIFF, 아니 PIFF 개막식은 성대한 축제였다. 영문 표기가 바뀌고, 집행위원장이 바뀌며 시작하는 BIFF가 영화의 전당의 위용만큼 성공적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그 첫 날은 새로웠다. 어쩌면 성공적이란 말보다 더 성공적인 데뷔 점수가 아닐까.
글. 부산=위근우 기자 eight@
사진. 부산=채기원 t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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