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가 제 기능을 잃었을 때" /> 수 KBS1 밤 10시
김인규 사장의 지시로 제작되었다는 것이나,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에 대한 다큐 편성이 미뤄졌다는 사실을 중심으로 의 첫 시리즈 ‘초대 대통령 이승만’ 편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큐의 공정함이란 편성에서의 균형보다도 프로그램 자체의 관점과 태도에서 드러난다. 이 다큐가 문제라면, 그 관점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다큐는 영어와 미국 자유사상을 접한 이승만이 독립운동의 주요 인사가 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늘어놓을 뿐, 그의 정치적 선택에 대한 가치 판단을 최대한 배제한다. 이것은 팩트의 왜곡을 막기 위한 공정한 태도일까. 하지만 관점을 포기할 때, 한국 최초의 국제정치학 박사가 되고 논문이 미국 대학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나왔다는 역사적 사실과 임시정부에서 그가 맡은 요직은 그저 개인의 영광에 그치며 다큐는 지루한 찬가 역할을 한다.
물론 이 시리즈는 이승만의 과오라 할 3.15 부정 선거와 4.19를 다룬 이후 방영분까지 포함할 때 온전히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과 과를 병치하는 것은 기계적 균형을 이룰 뿐, 사실 그 인물에 대해 무엇도 제대로 말해주지 못한다. 오히려 자유사상에 경도됐던 청년 이승만이 어째서 권력에 집착하는 독재자가 되었는지 이번 편부터 파고들어야 했다. 이렇게 맥락이 휘발된 명목상의 균형은 언뜻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 같지만 정작 현상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을 차단한다. 이것이 다큐에 있어, 그리고 이승만이라고 하는 한국 근현대사의 문제적 인물을 다루는 데 있어 옳은 방향일까. 단순히 다음 로 김구를 선정한 것으로 공정하다 말할 수 없는 건 그 때문이다.
글. 위근우 기자 eight@
김인규 사장의 지시로 제작되었다는 것이나,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에 대한 다큐 편성이 미뤄졌다는 사실을 중심으로 의 첫 시리즈 ‘초대 대통령 이승만’ 편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큐의 공정함이란 편성에서의 균형보다도 프로그램 자체의 관점과 태도에서 드러난다. 이 다큐가 문제라면, 그 관점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다큐는 영어와 미국 자유사상을 접한 이승만이 독립운동의 주요 인사가 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늘어놓을 뿐, 그의 정치적 선택에 대한 가치 판단을 최대한 배제한다. 이것은 팩트의 왜곡을 막기 위한 공정한 태도일까. 하지만 관점을 포기할 때, 한국 최초의 국제정치학 박사가 되고 논문이 미국 대학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나왔다는 역사적 사실과 임시정부에서 그가 맡은 요직은 그저 개인의 영광에 그치며 다큐는 지루한 찬가 역할을 한다.
물론 이 시리즈는 이승만의 과오라 할 3.15 부정 선거와 4.19를 다룬 이후 방영분까지 포함할 때 온전히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과 과를 병치하는 것은 기계적 균형을 이룰 뿐, 사실 그 인물에 대해 무엇도 제대로 말해주지 못한다. 오히려 자유사상에 경도됐던 청년 이승만이 어째서 권력에 집착하는 독재자가 되었는지 이번 편부터 파고들어야 했다. 이렇게 맥락이 휘발된 명목상의 균형은 언뜻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 같지만 정작 현상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을 차단한다. 이것이 다큐에 있어, 그리고 이승만이라고 하는 한국 근현대사의 문제적 인물을 다루는 데 있어 옳은 방향일까. 단순히 다음 로 김구를 선정한 것으로 공정하다 말할 수 없는 건 그 때문이다.
글. 위근우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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