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이 KO 선언을 하는 순간 자리에 앉아 숨을 죽이며 쳐다보던 모든 관중이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역전 KO. 결승전에서 이수환의 킥 공격에 두 번이나 다운을 당하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던 임치빈이 승리를 확정지으려는 듯 다시 회심의 킥을 뻗는 이수환의 다리를 잡고 강한 펀치를 날렸고, 순식간에 이수환의 눈빛은 초점을 잃었다. 오늘의 경기는 K-1 맥스 월드 그랑프리 16강을 가리기 위한 지역 토너먼트 중 하나인 한국 그랑프리....
MBC 에서 일지매와 김자점은 같은 하늘 아래 숨 쉴 수 없는 철천지원수다. 일지매에게 김자점은 백성을 도탄에 빠트린 동시에 나라를 팔아먹을 흉계를 꾸미는 매국노이고, 김자점에게 일지매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의 황금을 훔쳐간 최악의 도둑놈이다. 게다가 일지매로선 김자점의 흉계 때문에 총상을 입고, 월희까지 위험에 빠졌으니 당장 칼을 겨눠도 모자랄 심정일 텐데, 웬 걸. 유유히 걸어오는 김자점을 보며 일지매가 90도로 꾸벅 배꼽인사를 한다...
깔끔하게 수트를 차려입은 우진(이태성)과 곱게 화장을 한 미나(이다인)가 나란히 앉아 있다. 게다가 장소는 상계동에 위치한 호텔의 스카이라운지 커피숍. 누가 봐도 맞선을 보는 선남선녀 같지만, 사실 이들은 오늘의 주선자다. 마주 앉은 호태(강인)와 장여사(김희원)까지 4명은 결혼 정보회사 '웨딩 팩토리'의 특별회원 전담팀 'ZERO'의 직원들로서 매주 하자 있는 회원들의 매칭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더구나 오늘의 맞선남은 샤프한 외모와 달...
만약 일본에서 홈런 타자로 성공한 이승엽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다면? 아마도 많은 팬들은 최고의 무대에 진출한다는 사실 만으로 기뻐하는 동시에 과연 거기서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의 시선을 보낼 것이다. 일본에서 '마왕'이라 불리며 최고의 격투스타로 군림하던 추성훈의 미국 격투단체 UFC 진출은 격투계에선 바로 그런 의미다. UFC 진출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 그랜드블룸에 천천히 들어오는 추성훈의 첫인상은 한 마리 사자...
당신은 U2를 모를 수도 있다. '아마도 이자람 밴드'나 'Fleet foxes'는 대체 무슨 이름인지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알건 모르건 KBS 라디오 (이하 )은 재밌을 것이다. '마성의 아이돌'로 군림한지 어언 15년째, 유희열의 농익은 성인용 수다는 매일 밤 그의 시민들을 '경악과 열광과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그 수다 사이에 끼어드는 음악 이야기들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접근하기 쉽고, 알찬 커리큘럼으로...
마음이 급하다. 생방송 15분 전, 막 리허설을 끝낸 SS501을 본 소녀 팬들은 “오빠! 오빠!”를 외치기에 여념이 없다. 아무래도 목소리가 오빠들에게 전해지지 않는 것 같은지 급기야 “규종아!”하는 단말마가 터져 나온다. 뭐라고 부르건 진눈깨비가 흩뿌리는 추운 날 저녁, 자신들을 보러 상암 누리꿈 스퀘어까지 와 준 팬들이 고마운지 김규종은 친절하게 웃으며 관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준다. '지조 있게 오공일'이라고 쓴 종이 피켓이 허공에서 ...
한적한 경기도 양평의 영어마을에서 KBS 의 촬영장을 찾는 일은 마치 헨젤과 그레텔이 숲길에 놓아둔 빵조각을 따라가는 것처럼 쉬운 일이다. 그리고 상기된 얼굴로 “어떡해”를 연발하는 소녀들과 까치발을 든 주부들이 모여 있는 현장에서 구준표(이민호)를 찾는 것은 더더욱 쉽다. 주변을 둘러싼 스타일리스트와 스태프들 위로 불쑥 솟은 잘생긴 얼굴 하나. 새삼 그의 큰 키를 실감하게 된다. “게가 싫으면 삿포로 가서 우동이나 라면을 먹던가”라고 고집부...
시작은 “성인이 되고 나서 가장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객관식 퀴즈였다. 하지만 이야기는 성인이 되면 당당하게 19금 영화를 볼 수 있는가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지고, 성인영화 에 대한 조형기의 추억과 붐이 아끼는 에로 비디오 제목이 공개된다. “오시는 건 좋은데 너무 수위 높은 얘기들이 나오면 편집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 건 얘기하지 말아주세요.” 흔쾌히 취재를 허락하면서도 조금은 걱정스러워하던 '세바퀴'의 박현석 PD의 당부가 떠오른다. ...
예쁘게 웨이브 진 헤어스타일을 하고 총천연색 레깅스를 입은 무리가 카라의 '락유'에 맞춰 앙증맞게 팔을 흔든다. 니콜을 맡은 듯 한 학생이 폴짝 뛰며 외친다. 작고 귀여운 “꺄오”가 아닌, 우렁찬 “으랏차” 소리를. 알고 보니 이 앙증맞은 무리의 정체는 아주대학교 남학생들이 결성한 아주까라. KBS 의 녹화가 진행된 아주대학교 율곡관에서는 그들 외에도 여장 남자를 세 팀이나 더 볼 수 있었다. 그 중 최강의 여장 남자는 군 생활을 수도방위사...
공중파에서만 패밀리들이 놀러 다니는 건 아니다. MBC every1 시즌3에서 만난 아빠 최양락, 첫째 이성진, 둘째 리키 김, 막내 정진운, 이렇게 네 가족도 부천의 한 실내 스파로 가족 나들이를 나왔다. 물에서 노는 게 그렇게 좋은지 아들 셋은 쉬지 않고 다른 일반인 꼬마 아이들과 물장난을 하고, 아빠는 물에 살짝 발만 담근 채 흐뭇한 얼굴로 구경하고 있다. 같이 놀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걸까 싶은데 세 손가락에 감긴 반창고가 눈에 ...
“뜨아, 헉! 팽. 샥-” 방문을 열고 들어선 대성(맹상훈)이 울고 있는 영옥(김미경)을 발견하고 놀라는 상황이 다섯 글자로 요약된다. 리허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만한 감정이나,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정확한 약속이다. 의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는 세트장. 김사현 감독과 스태프들은 저마다 '매의 눈'으로 배우들을 주시하며 조명과 카메라의 구성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한다.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동선을 구성해야 하건만, 김사현 감독은 원하는 앵글...
휴대폰의 안테나에 X표시가 떴다. 이제 전화는 터지지 않는다. 충북 제천에 위치한 KBS 촬영장, 승합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가파른 산길 위쪽에서는 궁녀 복장을 한 단역 배우들이 줄을 지어 내려오고 있다. 여기저기 동물 가죽이 널려 있는 여진족의 산채 안에서는 태조 왕건의 후손으로 태어나 훗날 고려를 지배하는 천추태후가 될 헌애왕후(채시라)와 그를 보좌하는 강감찬(이덕화), 천추태후를 지키며 묵묵히 사랑하는 강조(최재성), 천추태후와...
할리우드 최강의 블록버스터 콤비가 다시 의기투합했다. 영화 시리즈, 드라마 등으로 최고의 블록버스터 제작자로 인정받는 제리 브룩하이머와 작년 여름 영화 로 감독 경력에 화룡점정을 찍은 감독 마이클 베이가 HBO의 새 드라마 파일럿 의 공동 기획자로 팀을 이뤘다. 둘이 하나의 작품에서 팀을 이룬 건 2003년 영화 이후 5년만이다.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가 함께 만든다 드라마 는 크리스 코벤이 연출했던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
“달인 하겠습니다! 청춘예찬 마이크 차십쇼!” 23기 류정남이 선창을 하자 무대 앞에 모여 앉은 공채 23기 신인개그맨들이 입을 모아 그의 말을 따라 외친다. 선배와 동료들이 녹화 전 마지막으로 일주일간의 준비를 점검하는 시간. 리허설의 모든 순간이 곧 수업인 신인들은 한시도 무대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일찌감치 '소비자 고발'의 리허설을 끝낸 안영미 역시 무대에 집중하기는 마찬가지. 매일 보는 선후배의 익숙한 개그일 텐데도 뭐가 그리 재미있는...
대형가수들의 컴백과 함께 음악 프로그램도 다시 중흥기를 맞았다. 이효리와 엄정화가 한 무대에 오르더니, 1위 후보 무대에선 비와 동방신기가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어찌 채널을 고정시키지 않을 수가 있을까. 여기에 가수 혹은 연기자들의 공연과 토크를 동시에 선보일 수 있는 류의 새로운 프로그램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진행자와 이름을 바꾸고 좀더 말랑해진 KBS 와 라디오 스타팀이 정통 음악프로임을 전면에 내세운 MBC 가 그 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