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연애를 기대해’ 기자간담회 현장 보아, 최다니엘, 김지원, 임시완(왼쪽부터)

오는 11일, 12일 양일간 방송되는 KBS2 새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는 서로 다른 연애 스타일을 지닌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총 2부작으로 기획된 짧은 이야기 속에 네 명의 캐릭터가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던 데는 ‘시추에이션 드라마’라는 포맷의 힘이 컸다. 일정한 시간에 계속 방송되면서 매번 새로운 소재를 다루는 시추에이션 드라마는 다양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연애를 기대해’는 KBS가 시도하는 시추에이션 드라마의 시험판으로서 ‘연애를 기대해’의 성과에 따라 정규 편성 여부를 타진하게 된다.

짧은 분량에 비해 묵직한 캐스팅도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보아가 ‘연애를 기대해’를 통해 드라마 연기에 첫 도전 하며, ‘연기돌’로 주목받고 있는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임시완이 보아의 상대역으로 출연한다. MBC ‘지붕 뚫고 하이킥’, KBS2 ‘학교 2013’ 등으로 이름을 알린 최다니엘과 신인배우 김지원은 극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며 드라마에 안정감을 더하는 역할을 맡았다.

2013년 대한민국 20대의 연애 풍속도를 낱낱이 파헤쳐서 새로운 ‘청춘 연애 지침서’를 소개하겠다는 ‘연애를 기대해’의 포부는 현실이 될 수 있을까. 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네 명의 주연배우와 이은진 PD의 이야기를 통해 ‘연애를 기대해’를 한 발짝 먼저 살펴봤다.

# 연애를 처음 하는 남자, 정진국 ♥ 연애에 집착하는 여자, 주연애
정진국(임시완)은 알고 보면 집안 괜찮고 속이 꽉 찬 남자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그건 바로 그가 모태솔로라는 점. 반면, 우수한 외모와 빼어난 몸매로 남자가 끊이지 않았던 주연애(보아)는 퍼주는 사랑에 지쳐 픽업 아티스트 차기대(최다니엘)에게 SNS 연애상담을 받으며 정진국을 만나 실용 연애를 시작해보려 한다. 하지만 어리바리하고 마음만 가득한 진국을 보며 연애는 자꾸 핸드폰 SNS 너머의 얼굴 모를 픽업 아티스트에게 마음이 향하게 되는데….

‘연애를 기대해’를 통해 드라마 연기에 첫 도전한 보아

Q. 보아는 ‘연애를 기대해’를 통해 드라마 연기에 처음 도전하게 됐다. 타 분야 도전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가.
보아: 아무래도 ‘K팝스타’ 심사위원을 맡다 보니 가수의 이미지가 강하다. 연기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에 도전하려고 할 때에도 ‘보아라서 안 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가수 출신 연기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은 시청자분들이 ‘가수가 얼마나 연기를 하나 보겠다’는 마음으로 지켜보신다는 거다. ‘연애를 기대해’를 보실 때는 ‘가수 보아’보다는 그냥 ‘주연애’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Q. ‘연애를 기대해’에 보아가 캐스팅됐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화제를 모았다. 어떤 이유에서 보아를 캐스팅하게 됐나.
이은진 PD: 사실 보아를 첫 번째로 캐스팅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가수이고 연기 경험이 없다 보니 캐스팅할 때도 고심을 거듭했다. 삼 주 정도 계속해서 만나면서 지켜봤다. 근데 어느 날 보아가 “나를 생각하지 말고 드라마만 놓고서 판단해 달라”고 이야기하더라. 그때 나를 전적으로 믿고 따르려는 모습에서 ‘연기도 한 번 믿고 맡겨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캐스팅하게 됐다.

Q. ‘연애를 기대해’에서 주연애를 연기한 보아의 연기 점수는 몇 점인가(웃음).
이은진 PD: 점수를 매기는 것은 원래 보아가 해야 하는 일인데(웃음). 보아의 연기에는 75점을 주고 싶다. 연기를 못해서라기보다는 첫 연기라 그런지 본인의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방송을 보시고 나면 같은 생각을 하실 거다. 무엇보다도 보아가 신인의 자세로 열정적으로 첫 작품에 임한 것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연애를 기대해’에서 모태솔로 정진국 역을 맡은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

Q. 모태솔로 정진국 역을 맡은 임시완은 실제로 모태솔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할 때 마음이 남달랐을 듯한데.
임시완: 분명 정진국은 가상 캐릭터이지만, 실제로 어디에나 존재할 법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모태솔로이기는 하지만, 정진국처럼 지질하게 연애하지는 않을 거다. 나에게 한 명만 걸린다면 정말 잘해주겠다(웃음).

Q.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떠한가. 극 중 캐릭터와 닮은 점이 있나.
임시완: 픽업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연애에 공식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연애는 공식보다도 정말 마음으로 하는 거다. 그런 면에서 진국과 나는 닮은 점이 있다.
보아: 나는 실제로도 주연애처럼 연애 허당이다(웃음). 아직 제대로 된 연애는 못 해본 것 같다.

Q. 극 중 진국과 연애는 키스신이 있는 걸로 안다.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웃음).
임시완: 키스신은 ‘연애를 기대해’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다(웃음). 2부작 드라마인 것을 알고 대본을 봤는데 키스신이 있더라. ‘참 좋은 작품이구나’ 싶었다. 좋은 작품에 키스신까지 있으니, 가히 화룡점정이라고 할 만하지 않나.
보아: 사실 나는 키스신에 대한 환상이 없다. 다만 최고의 아이돌 임시완과 키스신을 하게 돼서 후폭풍이 두렵기는 하다(웃음).

# 연애 앞에 쿨한 척하는 남자, 차기대 ♥ 어쩌면 진심일지도 모르는 여자, 최새롬
치의대를 졸업한 고학력 백수 차기대(최다니엘)은 연애와 사랑에서도 현실에 치이며 점차 계산적으로 변해가는 인물이다. 여자친구 최새롬(김지원)과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사랑을 되찾고 싶다는 주연애의 요청에 SNS 연애코치를 시작하게 되면서 자신의 연애관에 회의를 품게 된다. 최새롬은 일도 사랑도 이성적이고 계산적으로 처리하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의 방식대로 기대를 사랑하고 있다. 이들의 사랑은 해피엔딩으로 끝맺을 수 있을까.

Q. 2부작으로 기획됐기에 짧은 시간 동안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만만치 않았을 텐데.
최다니엘: 원래 작품에 들어가면 초반에는 많이 헤맨다. ‘연애를 기대해’에서는 헤매다가 끝난 느낌도 있다(웃음). 정진국 같은 캐릭터는 현실에서는 찾기 힘든 캐릭터라 어떤 측면에서는 표현하기가 쉬운 수도 있다. 하지만 차기대는 계속해서 현실적인 부분을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서 연기로 표현해야 하기에 더 어려움이 컸다.

‘연애를 기대해’에서 SNS 연애코치 차기대 역을 맡은 최다니엘

Q. 이은진 PD는 최다니엘의 연기에 90점을 매기며 “한 번은 사귀어보고 싶을 만큼 현실적인 외모를 갖췄다”고 말했다. 이런 평에 대해서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웃음).
최다니엘: ‘안경 문신을 했느냐’는 식의 외모에 대한 지적은 워낙 많이 받아서 이제는 신경 쓰지 않는다(웃음). 이런 외모 덕분에 작품에서 내가 설 자리가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Q. 김지원은 나이가 어리기에 결혼 적령기에 놓인 최새롬 역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겠다.
김지원: 나이 때가 다르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대본을 보면서도 처음에는 새롬보다 연애의 캐릭터에 더 공감했다. 새롬은 굉장히 연애에 능숙하고 밀당을 잘하는데 나는 그런 경험이 없어서 주변에 도움을 많이 청했다. 이은진 PD와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도 조언을 구했다(웃음).

‘연애를 기대해’에서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차기대의 여자친구 최새롬 역을 맡은 김지원

Q. 최새롬과 차기대는 현실적이면서도 특색이 있는 캐릭터다. 본인들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떠한가.
김지원: 연애라고는 고등학교 때 했던 것이 전부다. 같이 학원가고, 밥 먹고 투투 때 200원씩 걷고 그런 연애…(웃음).
최다니엘: 사실 나는 스타일이란 게 없다. 그때그때 느낌대로 하는 편이다. 예전에 새롬이 원하는 종류의 이벤트를 교제하던 사람에게 해준 적이 있었는데 기억이 안 좋다(웃음). 실제로는 기념일도 잘 못 챙겨주는 성격이다.

Q. 시청자들이 ‘연애를 기대해’를 어떻게 봤으면 좋겠는가.
김지원: 최다니엘 연기를 보면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잘 안 갈 정도다. 그런 부분에서 공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최다니엘: 요즘에는 치정 멜로나 자극적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연애를 기대해’는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2002)처럼 시골 밥상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 부분을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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