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세요? 방송을 보는 내내 귓가를 맴돌았던 음악이. 헤어진 다음날 모든 슬픈 노래의 가사가 내 이야기 같고, 지치고 힘든 하루의 끝에 한 곡의 음악이 마음을 위로했던 기억, 다들 한 번쯤은 경험해보셨겠죠? 기억을 담고,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의 힘은 방송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슬플 때는 더 애처롭게, 즐거울 때는 더 흥을 돋우는 방송 프로그램의 BGM. 한 주간(2013.08.29.~2013.09.04.)의 방송계 이슈를 프로그램에 삽입된 음악으로 알아봤습니다.
DJ 텐이 내 멋대로 뽑아본 BGM 주간 차트 TOP4! 드디어 써니를 만난 ‘불혹 짐꾼’ 이서진의 광대승천 스토리와 실전훈련, 대민지원으로 분주했던 ‘진짜 사나이’의 유쾌한 이야기가 1, 2위를, 전남 화순 팀에 3:0으로 대패한 ‘우리동네 예체능’과 ‘꽃할배’ 열풍에 이어 할매를 전면에 내세워 기대를 모은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가 3, 4위에 랭크됐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주, 프로그램 속 최고의 순간을 장식한 음악을 뽑아봤습니다.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 9회 대만 편에서 써니의 등장에 광대승천한 서지니
1. ‘그대’ – 브라운 아이드 소울 3집 ‘BROWNEYED SOUL’“그대만 보면 내 맘이 떨려요/내겐 그대만 보여요/이런 내 맘을 아나요/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요/우리 함께 있을 때면/그대 내 맘과 같나요/바래다주는 길이 좋아요/우릴 모르는 누구라도 아름답죠/돌아오는 길 조금 쓸쓸하지만/손 흔들며 웃어주면/그거면 돼요/바랄 수 없어요/더는 아무것도 나는/그냥 그대가 좋아요”
10.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 9회 대만 편. “아무 생각 없다. 어쩜 이렇게 무기력할 수가 있니. 써니는 나랑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다.” 다시는 제작진에 속지 않겠다며 시크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서지니는 정확히 10분 뒤 극도의 긴장감으로 인한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가 하면, 뜬금없이 “나영석 PD는 그냥 똑똑하지”라며 찬사를 늘어놓게 되었습니다. 유럽 편 때부터 꿈에 그리던 써니가 그의 눈 앞에 서자, 서지니는 몹시 떨렸고, 계속해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 했습니다. “빨리 올 것 없다. 내일 아침 9시에 출발이다. 내일 아침에 숙소에서 만나자. fighting” 할배들의 바람대로 서지니는 써니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MBC ‘일밤-진짜 사나이’ 이기자 부대 편에서 실전훈련 후 복귀 길에 유행가를 부르는 사나이들(위쪽)과 대민지원을 나가 감자를 캐다가 국경을 넘는 워크송의 힘을 발견한 류수영 일병
2. ‘유행가’ – 송대관 ‘분위기 좋고’/‘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 – 뉴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 3집 ‘Step By Step’“유행가 유행가 신나는 노래/나도한번 불러본다/쿵쿵따리 쿵쿵따/짜~리 잔짠/유행가 노래 가사는/우리가 사는 세상이야기/오늘 하루 힘들어도/내일이 있으니 행복하구나”
“Step by step(한 단계씩)/Ooh baby(오 그대)/Gonna get to you girl(너에게 다가갈거야)/Step by step(한 단계씩)/Ooh baby(오 그대)/Really want you in my world(내 삶에 널 정말 원해)”
10. MBC ‘일밤-진짜 사나이’ 이기자 부대 편. ‘노동요=워크송(Work Song)’은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닌가 봅니다. 이기자 부대의 실전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사나이들은 훈련의 피로함을 ‘쿵쿵따리 쿵쿵따’ 네 박자 속에 녹여냈고, 대민지원을 나가 감자를 캐던 남자들은 한반도와 호주 대륙을 잇는 만국 워크송을 발견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워크송은 경쾌한 멜로디의 ‘스텝 바이 스텝’과 ‘우꺼우~힘이 젖소 소녀(?)’라는 괴상한 가사가 전부였지만, 뜨거운 군인정신 앞에서 언어의 장벽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 전남 화순팀 편에서 두 번째 경기에 나서 패배를 직감한 이수근(위쪽)과 실의에 빠진 ‘예체능’ 팀에게 위로를 전하는 존 박 박사
3. ‘날 울리지마’ – 신승훈 2집 ‘보이지 않는 사랑’“내 가슴 깊은/그곳에 숨겨놓은/그대와의 많은 시간들이/어둠에 묻혀… 날 울리지마/슬픈 영화 속의/주인공은 싫어/날 울리지마/ 슬픈 노래처럼 기억되긴 싫어”
10. KBS2 ‘우리동네 예체능’ 전남 화순팀 편. ‘예체능’ 팀의 배드민턴 종목 첫 승리는 정말 불가능한 일인 걸까요? 가슴 깊은 곳에 배드민턴에 대한 열정을 품고 많은 시간을 연습에 매진했지만, ‘예체능’ 팀은 마치 슬픈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다시 한 번 패배의 아픔을 삼켜야했습니다. 3:0으로 패배한 후 실의에 빠져있던 그때, 4차원 존 박 박사는 “전 저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2달로 2년을 이기려는 건 요행을 바라는 것일 뿐이다. 노력하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예체능’ 팀을 위로했습니다. 계속해서 도전한다면 지금의 패배는 언젠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겠죠? 배드민턴 왕초보 ‘예체능’ 팀,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만으로도 굿잡!
KBS2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 첫 방송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마마 4인방 김수미, 김영옥, 김용림, 이효춘(왼쪽부터)
4. ‘진도 아리랑’ 민요“아리아리랑/쓰리 쓰리랑/아라리가 났네/아리랑 음음음/아라리가 났네/문경새제는 왠 고갠가/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 난다/아리 아리랑/쓰리 쓰리랑/아라리가 났네/아리랑 음음음/아라리가 났네/청천하늘에 잔별도 많고/우리네 가슴속에 희망도 많다”
10. KBS2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 첫 방송. 할배에 이어 할매들도 예능 프로그램에 안착할 수 있을까요? ‘꽃할배’ 덕분에 기대와 부담의 시선을 동시에 받았던 ‘마마도’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듬직한 머슴’ 이태곤까지 함께하며 우리의 마마들이 청산도 상서마을에서 즐거운 여행을 즐길것이라는 생각도 잠시, ‘실제로는 몇 개월 차이 안 난다’는 수미 언니와 효춘 마마는 결국 여행 중에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주고받게 됩니다. 하지만 평화로운 서편제 길을 무대로 삼아 “아리 아리랑~쓰리 쓰리랑”하며 ‘진도 아리랑’을 한 곡조 뽑자 자연의 힘인지 마마들은 마음 속 응어리를 모두 풀고 다시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의미 없는 말 한마디에 토라져도 사소한 것 하나에 웃으면서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40년 우정의 힘이 아닐까요? 첫 방송 된 ‘마마도’에도 희망이 가득합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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