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푸른거탑 제로’

tvN ‘푸른거탑 제로’ 1회 2013년 9월 11일 오후 11시 10분

다섯 줄 요약
노년이 된 말년병장 최종훈은 군대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신병 시절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긴다. 첫 에피소드에서는 신병훈련소에 입소한 종훈이 훈련소 내 신체검사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작전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간장 마시기, 10분간 불빛 응시하기 등 각종 속설에 기대 군대를 벗어나려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이어진 두 번째 에피소드는 최고령 훈련병 이준혁, 조폭 출신 윤진영, 학생회장 출신 이영훈 등 ‘푸른거탑 제로’를 이끌어 갈 인물들에 대한 소개와 첫 내무반 생활에 맞닥뜨린 부대원들의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채워졌다. 마지막 장면은 아들이 입소할 당시 입었던 사복을 받아든 최종훈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는 내용이 담겨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리뷰
신병훈련소로 무대를 옮긴 ‘푸른거탑 제로’는 전편과 또다른 재미와 소통 코드를 살려갈 수 있을까? 첫회에서는 신병들의 좌충우돌 적응기가 그려진 가운데 사실적인 에피소드 속에 웃음을 얹었다.

전편에 비해 다양하고 풍성해진 캐릭터들은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군부대의 잔반을 수거해가는 돼지 농장 사장 역의 박완규나 악마 조교 정지우 등은 신병들의 주변 인물들로 색다른 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첫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거짓말을 하다 들켜 기합을 받던 훈련병 종훈이 조교의 배려로 가까스로 집에 콜렉트 콜을 걸지만 귀가 어두운 할머니가 무심히 끊어버리면서 허탈해하는 모습이었다. 갑자기 사회와 단절을 겪는 젊은이들이 가족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느끼는 모습이 코믹하면서도 애잔하게 그려진 것. 뒤이어 군대에서 온 종훈의 옷가지를 담은 소포를 받고 눈물짓는 어머니의 모습이나 실제 훈련병들의 얼굴을 담은 영상은 ‘푸른거탑’만이 가지는 현실감 넘치는 매력을 보태줬다.

반면 이같은 사실성을 강조하다보니 지나치게 딱딱해진 듯한 구성은 보완해야 할 요소로 보인다. 자막을 통해 ‘특기병”총기수여식’ 등 군대 용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제공한 점이나 위계 질서의 강조에서 오는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은 자칫하면 군대 ‘예능’이 아닌 ‘다큐’로 여기게 할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가장 강조한 코드는 무엇보다 ‘공감’이다. 공감의 지평을 신병훈련소와 군대를 경험한 남성 시청자들을 넘어 전 세대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훈련소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확장시키고 재가공해 친근감으로 풀어낼 묘책이 필요하다.

수다포인트
- 로커 박완규는 신인 연기자로서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이는군요.
- 군대에서의 콜렉트 콜이 그렇게 절실한 도구인지 미처 몰랐음을 뒤늦게 반성합니다.
- 엔딩 장면의 실제 훈련병들의 모습은 묘한 감동을 주네요.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