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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리플> vs <트리플>

    MBC 수-목 밤 9시 55분 “담배 한 개비와 커피 한 잔, 약간의 대화, 너와 나 그리고 5달러만 있으면 돼.” 내게 있어 청춘에 대한 최고의 대사는 영화 에서 에단 호크가 위노나 라이더에게 해준 말이다. 그런데 이는 이윤정 월드로 진입하는 주문이기도 하다. 물론 감각적이고 비싼 소품 역시 필요하지만.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청춘의 공기다. 젊은 그들 사이에 있는 섬, 그 섬을 흐르는 공기. 그것은 꿈이기도 하며 때론 우정의 경계...

  • 2009 브론즈 마우스 헌정식│그 입술에 건배를!

    박미선, 배철수, 손석희, 이문세, 김혜영, 지상렬, 이무송, 최화정, 김영철, 강수지, 송은이, 원미연…평소라면 한산할 목요일 오전, MBC 방송센터 3층 로비에 대한민국 라디오 인기 DJ와 방송인들이 속속 모여든다. 오상진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MBC 엄기영 사장까지 참석한 이 자리는 10년 이상 MBC 라디오를 진행한 이들에게 수여되는 '2009 브론즈 마우스 헌정식'이다. MBC 표준 FM에서 로 매일 아침을 여는 양희은...

  • '라디오 스타' vs <시티홀>

    '라디오 스타' MBC 밤 10시 50분 김구라의 개그는 붐의 이모도, 투컷츠와 타블로의 엄마도 싫어하지만, 이런 반응들에 대한 김구라의 대답은 간단명료하다. “다음번에 엄마랑 같이 나오세요.” 이런 김구라의 뻔뻔한 대응방식은 '라디오 스타'와 꼭 닮아있다. '라디오 스타'는 자유롭게 자리에 없는 사람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근거 없는 음해를 하고,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소문들까지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확인하거나 반박하기 위해서는 “자리에 있...

  • <남자이야기> vs <자명고>

    마지막회 KBS2밤 9시 55분 KBS 의 마지막회는 후일담을 위한 자리였다. 김신(박용하)과 채도우(김강우)의 극한에 이른 대립은 은수(한여운)의 죽음으로 끝을 맺었지만, 김신이 싸워야할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채도우의 뒤에는 한 세기 이상 나라를 지배해왔다는 권력자들이 등장하고, 명도시는 시장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그들에게 넘어갈 상황이다. 거기에 맞설 수 있는 건 “욕 먹는 법을 아는” 지도자와 “싸울 줄 아는” 행동가와 “투표하는”...

  • <선덕여왕> vs <NBA 파이널 2차전>

    MBC 밤 10시 55분 이나 SBS 등 고대 사극들이 조선시대 사극들과 다른 점 가운데 하나는 상상력의 여지가 늘어남으로써 판타지적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진골 화랑이었으나 미실(고현정)의 명을 받은 이래 15년 동안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덕만(남지현)을 찾아다닌 자객 칠숙(안길강)이나 천방지축 궁녀였던 옛 모습과는 달리 덕만을 살리기 위해 서로의 몸을 묶은 밧줄을 끊고 유사(流砂) 속으로 사라져 가는 유모 소화(서영희) 등은 스케일이 ...

  • '남자의 자격' vs '남자의 자격'

    ‘남자의 자격’ KBS2 일 오후 5시 20분 ‘울고 싶을 땐 울어야 남자’ 이 자막만으로도 이번 주 ‘남자의 자격’은 역대 최고의 에피소드였다고 할 수 있다. 이경규의 일인자 이미지를 비롯해 김성민의 스타 탤런트 이미지와 김태원의 록커 이미지 등 멤버들이 지닌 과거의 이미지를 깨부수며 신선한 재미를 줬던 ‘남자의 자격’이지만 그들이 했던 미션은 결국 &ls...

  • <해피투게더> vs <책 읽는 밤>

    KBS2 밤 11시 10분 어느덧 벌써 100회를 맞이했다. 신길동의 한 목욕탕에서 그 길고도 오래된 역사를 자축하는 의미로 MC들은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레드카펫을 걷듯 포즈를 취했다. 그런데, 100회 특집이란 거창한 이름, 혹은 축제의 포즈는 거기까지였다. 100회를 맞이해 가장 친한 연예인 친구를 불렀다. 그러나 이미 너무나 유명해진 지석진, 김용만, 유재석의 술 안 먹고 다섯 시간 수다 떠는 이야기나 어색하면서...

  • 영화 <요가학원>│여름은 벌써 시작됐다

    여름이다. 공포영화다. 미녀들이다. 당연히 미녀들은 스크린 안에서 비명을 질러댈 것이고, 관객들은 아무 생각 없이 100여분의 공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영화 은 이젠 한국에서도 정착된 여름용 호러 영화의 법칙에 충실하다. 다섯 명의 미녀가 으스스한 분위기의 한 장소에 도착하면, 그들은 연이어 벌어지는 일들에 끊임없이 비명을 지를 것이다. 특히 은 공포의 근원을 '더'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망에서 찾고자 하는 점이 흥미롭다. 그들...

  • <시티홀> vs <산 너머 남촌에는>

    SBS 수-목 저녁 9시 55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시장. 신미래입니다.” 커피나 타던 10급 공무원 신미래는 11회에 이르러 드디어 시장이 되었다. 전 남자친구가 남기고 간 빚을 갚기 위해 밴댕이 아가씨가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 몰래 후보자 등록을 한 친구에게 돈을 돌려주기 위해 선거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미래가 시장이 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날마다 늘어간다. 거짓말 하지 않고, 못 지킬 공약은 내세우지 않고, '뭐 안하는 것'을 공...

  • <선덕여왕> vs <PD수첩>

    MBC 월-화 밤 9시 55분 MBC 의 작가 중 한 명이 MBC 의 김영현 작가라는 점을 상기시키지 않아도, 은 과 비슷한 인물 구도를 보여준다. 한 여자는 아직 자신의 신분을 모른 채 쫓겨 다니고, 다른 한 여자는 궁궐 안에서 모든 상황을 좌우한다. 그러나 의 미실(고현정)은 수라간이 아닌 나라 전체의 실권을 쥐고 있고, 덕만(남지현)은 신라의 여왕이 될 운명이다. 이야기의 폭이 확장되면서 스케일은 커졌고, 덕만은 몇 번씩 생과 ...

  • <놀러와> vs <6시 내고향>

    MBC 저녁 11시 10분 마지막 회에서 어떤 등장인물도 놓치지 않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었던 이 가고, 의 ' 완소남 스페셜'이 왔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할 이야기를 정해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질문들이 간혹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적어도 몇 백번은 본 듯한 장면들로 구성된 하이라이트를 굳이 또 보여주고, 조연 배우들을 순식간에 깍두기로 만들어버리는 급조된 '드라마 스페셜'들 보다는 어제의 가 훨씬 나았다. 한부장보다 ...

  • '1박 2일' vs <세바퀴>

    '1박 2일' KBS2 일 오후 5시 20분 누가 봐도 무리한 벌칙이었다. 나주에서 1박 2일을 보내고 나서 굳이 벌칙 수행을 위해 벌교 까지 가서 꼬막 2000개를 캐야 하는 일정은. '1박 2일' 안에서 제작진이 제시하는 미션이 뜬금없이 느껴지지 않는 건 나주에서 유명한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이어달리기를 하거나 삭힌 홍어를 먹는 등 지역과 밀접하게 연관된 과제를 던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주라는 지역 특색과는 상관없는, 심지어 과도하기까지 ...

  • <그바보> vs <다큐멘터리 3일> '대통령의 귀향'

    KBS2 수-목 밤 9시 55분 모든 카드를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내려놓고 게임을 하는 것 같다.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있는 드라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여러 겹으로 꼬인 인물들의 관계를 따라가려고 골치를 썩는 대신, 동백(황정민)과 지수(김아중)의 사랑이라는 뚜렷한 목표지점에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게다가 그 과정 안에는 어느새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으로 변해버린 지...

  • <집으로 가는 길>│어머! 구세주다

    “난 말이야, 이쪽저쪽에서 불러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 낯익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tvN 의 사장, 아니 팀장님이자 MBC 의 인사부장님이었던 유형관 이다. 마치 극 중의 대사처럼 동서에 번쩍이며 등장하는 그가 오늘 찾은 곳은 KBS1 일일드라마 을 촬영하고 있는 여의도의 한 커피숍.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결혼에 성공한 수인(장신영)과 현수(이상우)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넉살은 팀장님도 부장님도 아닌 현수네 프로덕션 '드리머즈'에서...

  • <뉴스추적> vs <9시 뉴스>

    SBS 수 밤 11시 15분 이번 주 각 방송사의 시사 프로그램은 온통 노무현 전 대통령 특집이다. '서민 대통령 노무현-그 미완의 도전' 편은 봉하마을에서 덕수궁에 이르는 전국의 추모 물결에서 출발해 퇴임 이후 1년의 흔적, 청문회 스타로 떠오르던 시절에서부터 선거 패배를 거듭하던 '바보 노무현' 시대와 대통령 재임기간 5년을 고루 훑었다. 추모기간 중임을 의식한 듯 프로그램은 고인의 생전 영상과 주변인 인터뷰를 위주로 차분하게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