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MBC 수-목 밤 9시 55분
“담배 한 개비와 커피 한 잔, 약간의 대화, 너와 나 그리고 5달러만 있으면 돼.” 내게 있어 청춘에 대한 최고의 대사는 영화 <청춘스케치>에서 에단 호크가 위노나 라이더에게 해준 말이다. 그런데 이는 이윤정 월드로 진입하는 주문이기도 하다. 물론 감각적이고 비싼 소품 역시 필요하지만.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청춘의 공기다. 젊은 그들 사이에 있는 섬, 그 섬을 흐르는 공기. 그것은 꿈이기도 하며 때론 우정의 경계에 모호하게 서있는 사랑이기도 하다. 이윤정 감독은 그 모든 것을 성장이라 이름 한다. 그래서 그의 드라마는 인물보다 먼저 그 공기가 머무는 공간에 주목하게 한다. 전작에서 등장한 태릉선수촌과 카페는 현실의 무게를 초월한 청춘들의 유토피아적인 무중력 공간이었다. <트리플>에서는 이 공간이 조금 더 분산되고 치열해진다. 하루(민효린)의 빙상장은 몇 번이고 미끄러지고 넘어져야 하는 공간이고, 활(이정재)과 해윤(이선균), 현태(윤계상)가 만들게 될 회사 본드 팩토리는 생존을 위해 현실과도 타협해야 한다. 인물들은 함께 있지만 동시에 떨어져 있다. 한 때 남매였던 활과 하루도, 부부였던 활과 수인(이하나)도, 직장 동료이자 17년 친구였던 해윤과 상희(김희)도. 대신 이들이 서로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전작들보다 더 활기차졌다. 방영 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피겨라는 소재는 1, 2회에서 성장의 은유, 딱 그만큼만 기능한다. 그러나 현실의 무게가 조금 짙게 들어선 대신 그 중력에 반하며 높이 점프하려는 소녀의 모습은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는 은유다. 정말 이윤정 월드라고 부를만한 서막이다. 다만 지나치게 쿨한 인물들의 체온은 조금만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
글 김선영
<트리플> MBC 수-목 밤 9시 55분
또 한편의 트렌디 드라마가 우리 곁을 찾아왔다. 멀게는 부터 까지, 세련된 도시남녀(물론 여 주인공은 항상 원석인 상태로 등장한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풋풋한 꿈은 트렌디 드라마의 정석이다. 게다가 유구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떡밥인 광고회사가 배경이다. 파마머리에 머플러를 두를 줄 아는 남자들이 가득한 직장. 현태(윤계상), 상희(김희) 같은 개성강한 직원들이 활기를 만들어 내는 곳. 멋진 남성들이 합숙하고 있는 크고 좋고 예쁜 집과 외제차도 등장한다. 젊은이들의 별명 부르기나 공고한 우정을 기반으로 구사하는 ‘잤어?’로 대변되는 쿨한 말투와 화법이 귀에 쏙쏙 박힌다. 세 명의 남자 배우들이 서로 다른 패션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거기다 티어라이너에서 몽구까지 홍대 언더 신을 주름잡는 세련되고 감성적인 아티스트들이 음악작업에 참여해 전천후 트렌디세터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장 반가운 것은 ‘우리의 오빠’로 등극한 이선균(조해윤 역)이다. 나직한 목소리와 쿨한 말투, 그리고 따뜻한 마음씨로 모든 여성의 영적인 스폰서가 될 태세다. 그래서 기대가 되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등장인물의 역학관계가 2회 만에 다 드러났다. 아마 각자 사랑과 꿈을 위해 노력하고 운명적 결함 앞에 울고, 반목하고 그러다 화목해질 것이다. 사실 트렌디 드라마는 환상이란 것을 알면서도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니 뭐라 할 수 없다. 지금 모든 등장인물들이 신활(이정재)에게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간청한다. 마음을 열어달라고 모두 그에게 매달린다. 이 닫힌 남자의 맘이 열리면서 행복이 주렁주렁 열리겠다. 다만 1회와 2회에서 가장 불편했던 그야말로 눈물을 주조하는 신들만 자연스러워진다면, 신파와 감수성, 과잉과 쿨함의 경계선만 잘 탄다면 2009년을 장식할 트렌디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글 김교석
“담배 한 개비와 커피 한 잔, 약간의 대화, 너와 나 그리고 5달러만 있으면 돼.” 내게 있어 청춘에 대한 최고의 대사는 영화 <청춘스케치>에서 에단 호크가 위노나 라이더에게 해준 말이다. 그런데 이는 이윤정 월드로 진입하는 주문이기도 하다. 물론 감각적이고 비싼 소품 역시 필요하지만.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청춘의 공기다. 젊은 그들 사이에 있는 섬, 그 섬을 흐르는 공기. 그것은 꿈이기도 하며 때론 우정의 경계에 모호하게 서있는 사랑이기도 하다. 이윤정 감독은 그 모든 것을 성장이라 이름 한다. 그래서 그의 드라마는 인물보다 먼저 그 공기가 머무는 공간에 주목하게 한다. 전작에서 등장한 태릉선수촌과 카페는 현실의 무게를 초월한 청춘들의 유토피아적인 무중력 공간이었다. <트리플>에서는 이 공간이 조금 더 분산되고 치열해진다. 하루(민효린)의 빙상장은 몇 번이고 미끄러지고 넘어져야 하는 공간이고, 활(이정재)과 해윤(이선균), 현태(윤계상)가 만들게 될 회사 본드 팩토리는 생존을 위해 현실과도 타협해야 한다. 인물들은 함께 있지만 동시에 떨어져 있다. 한 때 남매였던 활과 하루도, 부부였던 활과 수인(이하나)도, 직장 동료이자 17년 친구였던 해윤과 상희(김희)도. 대신 이들이 서로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전작들보다 더 활기차졌다. 방영 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피겨라는 소재는 1, 2회에서 성장의 은유, 딱 그만큼만 기능한다. 그러나 현실의 무게가 조금 짙게 들어선 대신 그 중력에 반하며 높이 점프하려는 소녀의 모습은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는 은유다. 정말 이윤정 월드라고 부를만한 서막이다. 다만 지나치게 쿨한 인물들의 체온은 조금만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
글 김선영
<트리플> MBC 수-목 밤 9시 55분
또 한편의 트렌디 드라마가 우리 곁을 찾아왔다. 멀게는 부터 까지, 세련된 도시남녀(물론 여 주인공은 항상 원석인 상태로 등장한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풋풋한 꿈은 트렌디 드라마의 정석이다. 게다가 유구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떡밥인 광고회사가 배경이다. 파마머리에 머플러를 두를 줄 아는 남자들이 가득한 직장. 현태(윤계상), 상희(김희) 같은 개성강한 직원들이 활기를 만들어 내는 곳. 멋진 남성들이 합숙하고 있는 크고 좋고 예쁜 집과 외제차도 등장한다. 젊은이들의 별명 부르기나 공고한 우정을 기반으로 구사하는 ‘잤어?’로 대변되는 쿨한 말투와 화법이 귀에 쏙쏙 박힌다. 세 명의 남자 배우들이 서로 다른 패션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거기다 티어라이너에서 몽구까지 홍대 언더 신을 주름잡는 세련되고 감성적인 아티스트들이 음악작업에 참여해 전천후 트렌디세터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장 반가운 것은 ‘우리의 오빠’로 등극한 이선균(조해윤 역)이다. 나직한 목소리와 쿨한 말투, 그리고 따뜻한 마음씨로 모든 여성의 영적인 스폰서가 될 태세다. 그래서 기대가 되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등장인물의 역학관계가 2회 만에 다 드러났다. 아마 각자 사랑과 꿈을 위해 노력하고 운명적 결함 앞에 울고, 반목하고 그러다 화목해질 것이다. 사실 트렌디 드라마는 환상이란 것을 알면서도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니 뭐라 할 수 없다. 지금 모든 등장인물들이 신활(이정재)에게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간청한다. 마음을 열어달라고 모두 그에게 매달린다. 이 닫힌 남자의 맘이 열리면서 행복이 주렁주렁 열리겠다. 다만 1회와 2회에서 가장 불편했던 그야말로 눈물을 주조하는 신들만 자연스러워진다면, 신파와 감수성, 과잉과 쿨함의 경계선만 잘 탄다면 2009년을 장식할 트렌디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글 김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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