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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나영│불면의 밤, 도저히 정지버튼을 누를 수 없었던 영화들

    이나영을 보면 잠이 온다. 아니 잠이 들어도 좋을 것만 같다. 드라마 의 복수도 의 재복이도 의 문수도 의 치성도 의 윤수도 의 진도, 그녀 앞에서는 치료를 구하고, 무식을 드러내고, 자존심을 낮추고, 치부를 드러내고, 눈물을 보이고, 급기야 잠을 잔다. 어쩐지 그녀 앞이라면 안전할 것 같다. 보살피고 품어야 할 여자들이 가득한 스크린에서 이나영은 기묘한 편안함과 따뜻한 이해의 품을 허락하는 여배우다. 이 여자는 한 순간도 쉬웠던 적...

  • 이현우│My name is...

    내 이름은 이현우.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가수 이현우 아저씨가 나오고 전 옆에 동명이인으로 나와요. 그런데 KBS 에서 충녕군 연기할 때는 제가 메인으로 나올 때도 있었어요. 태어난 날은 1993년 3월 23일. 올해로 열일곱이고요, 고등학교에 입학해요. 아직 어디로 들어갈지 정해지진 않았지만 살고 있는 지역의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갈 거예요. 올해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 누나 가 있어요. 다른 친구들 보면 형이나 누나랑 ...

  • 이현우│열일곱 살이예요

    저잣거리에서 한창 일지매의 무용담을 말하던 소년에게 곱게 차려입은 달이가 다가와 일지매를 만나면 자신의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자 소년은 장난기 어린 얼굴로 대답한다. “맨입으로요?” 일지매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달이는 웃으며 엽전 한 닢을 건넸지만 아마 일지매와는 상관없는 보통의 '눈화', 심지어 '형아'라 해도 꿀밤을 때리기보단 그렇게 용돈을 쥐어주지 않았을까. 차돌이, 아니 이현우가 그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자신과 눈을 맞춘다면. 하지...

  • 박지선│“굳이 내 외모를 벗어난 개그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2

    박지선│“굳이 내 외모를 벗어난 개그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2

    사실 개그계는 그런 면에서 특이한 세계다. 공연에서의 스킨십은 물론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센 농담'이 오간다.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도 엄격한 대신 내부의 유대감은 굉장히 끈끈한데, 개그맨이 되기 전까지 평범한 학생이었다가 이 세계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어땠나. 박지선 : 처음 일주일 동안 5kg 정도가 빠졌다. 나는 학교도 연극영화과나 체육학과처럼 규율이 엄한 데가 아니라 “선배님!”하고 부르면 “야, 그냥 오빠라고 해~”하는 평범한 데를 ...

  • 박지선│“한 번쯤 <페퍼민트> 같은 무대에서 노래도 불러보고 싶다” -1

    박지선│“한 번쯤 <페퍼민트> 같은 무대에서 노래도 불러보고 싶다” -1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박지선은 한 무리의 중년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퇴근길에 박지선과 마주친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반가워하며 인사를 나누고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함께 찍고 싶어 했다. 그리고 올해 스물여섯 살의 아가씨, 박지선은 조금도 쑥스러운 기색 없이 아버지뻘의 남자들과 사진을 찍어 준 뒤 싹싹하게 작별 인사를 했다. KBS (이하 )의 수많은 연기자 가운데서도 특히 친근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박지선은 카메라 밖에서도...

  • 박지선│하하하하하! 박지선은 진짜 멋쟁이

    소녀는 '에리뜨'였다. 부모님 말씀을 어긴 적도, 선생님 말씀을 어긴 적도 없었다. 함께 사는 할머니를 따라 드나든 동네 경로당에서 민화투와 고스톱을 배우며 자랐지만 학교 수업 시간에는 한 번도 자 본 적이 없는 모범생이었다. 시키는 숙제는 꼬박꼬박 다 해 갔고 공부보다는 음악, 체육이 좋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멋있어 보였지만 장래희망은 '회사원'이라고 적었다. “학생이 제일 편한 거다”라는 말을 들은 다른 친구들이 “그게 뭐야?”라며 코웃음 쳐...

  • 신민아│새로운 세상으로 이끄는 음악들

    소년은 소녀를 볼 수 없다. 소년이 아닌 누군가와의 혼례를 앞둔 그 소녀는 큰 집의 담장 너머, 사방이 닫힌 방 안에서 혼례를 준비한다. 목욕을 하고, 예단을 준비하고, 곱게 화장을 하고. 하지만 소년은 소녀를 볼 수 없다. 혼례날, 소년은 소녀의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고자 하지만, 그가 본 것은 찰나의 순간 스쳐가는 소녀의 무표정한 옆모습뿐이다. 평생에 남을 그 몇 초의 표정. 바로 내 앞에 있는 것 같지만 닿을 수 없었던 그 아름다운 소녀. ...

  • 이파니│“지금이 사춘기인 것 같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이파니는 2006년 의 모델로 나타났다 결혼과 함께 갑자기 사라졌고, 다시 이혼과 함께 케이블 TV 출연자로, 가수로 돌아왔다. 하는 일마다 스캔들이 돼 버리는 포털 검색순위 단골1위, 그녀는 이제 또 뭘 하고 싶은 걸까? 요즘 어떻게 지내나. 이파니 : 디지털 싱글이 이미 나왔고, 곧 앨범이 나온다. 어젠 군 위문공연을 갔는데 깜짝 놀랐다. 하하. 잠시 무대 아래로 내려갔는데 팔에 있는 리본을 다 뜯어가더라....

  • &lt;꽃보다 남자&gt;│내일은 나도 꽃남

    <꽃보다 남자>│내일은 나도 꽃남

    스포츠 알레르기를 가진 세상의 모든 초보자들에게 스포츠 상식을 전달하기 위해 항상 공부하는 친절한 근우씨. 하지만 그에게도 도무지 공부로는 이해되지 않는 세상이 있다. 바로 언젠가부터 주위의 여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KBS 다. 끽해야 멀리는 동화 속 왕자님, 가깝게는 드라마 속 실장님의 극대화 버전에 불과해 보이는 F4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그리고 그들이 나오는 에 열광하는 이유를 그는 도저히 모르겠다. 모르면 물어보는 게 인생의 진리. 그...

  • 송강호│그를 매혹시킨 뱀파이어 영화들

    만약 배우 송강호의 뇌 구조를 그린다면 대부분은 '영화'라는 단어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이 남자는 그러니까 영화를 찍고 영화를 만들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걸 빼면 도통 별다른 취미도 특기도 없는 사람이다. 그는 영화라는 장르에 매혹된 타자로서의 영화광이라기보다는, 스크린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걸 멈추지 못하는 주체로서의 영화광이다. 하여 영화감상에 있어서는 이 영화 저 영화 닥치는 대로 찾아보는 잡식성 대식가도 아니고, 어떤 특별한 ...

  • 김준│My name is..

    My name is 김준. 본명은 김형준. 배우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름을 조금 바꿨다.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쉽게 기억되는 이름으로 바꾼 것인데, 평소 티맥스 멤버들도 별명처럼 나를 “준!”이라고 불러왔기 때문인지 금방 익숙해 졌다. 1984년 2월 3일생. 에서 범이와 같이 나오는 장면이 많은데, 둘이 다섯 살이나 차이가 난다. 늘 막내였는데, 졸지에 맏형이 되어 어색하다. (웃음) 가수 데뷔 무대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2...

  • 김준│점점 더 재미있어질 전개

    누군가는 가장자리를 주목하는 법이다. 그리고 그 가장자리에서 누군가는 카메라가 주인공을 비추고 있는 동안에도 자신의 역할에 열심히 몰입하고 있기 마련이다. KBS 에서 김준이 연기하는 송우빈은 구준표(이민호)의 어깨 너머에서, 윤지후(김현중)의 한걸음 뒤에서 항상 입술 끝을 누르는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모든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 심지어 늘 붙어 다니는 소이정(김범)이 벌어지는 사건에 흥미를 보일 때도 그는 함께 호들갑을 떨기 보다는 낮은 목...

  • 고현정│“지금이 딱 좋은 것 같아요, 서른아홉이란 나이도” -3

    고현정은 벽에 걸어놓고 그리워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더운 손을 부여잡고 볼을 부비고 싶은 인간이다. 설치미술에서 샤이니 멤버까지 관심의 촉수가 안 뻗친 곳이 없고, KBS 의 열혈 시청자로서 다져진 유머의 기본기에, “심심하면 이도 뽑는다잖아” 같은 감칠맛 나는 표현을 대화 중간에 끼워 넣는 정감 넘치는 화술의 소유자. 이런 여자를 우아한 안방마님으로 방치하는 건 단연코 재원낭비일 테다. 겨울의 트랙 위에서 봄의 꿈을 꾸는 배우. 어렵게 거머...

  • 고현정│“결혼 후에 내 실체를 스스로 명확하게 본거죠” -2

    모래시계가 운동을 멈춘 세계에서 한동안 고현정은 박제된 아이콘이었다. 유원지로 전략한 정동진의 소나무처럼, 4천만이 기억하지만 더 이상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 '뜨거운 감자'의 노래 '고현정' 가사에서처럼 “완벽하다는 말을 해도 되는지,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 절대적인 꿈의 여인이요, 새 세기의 도래와 함께 사라진 아스라한 한 시대의 뮤즈였다. 그리고 10년 후, 그 환영은 실체가 되어 대중 앞에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고현정...

  • 고현정│“모두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후회는 없어요” -1

    고현정│“모두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후회는 없어요” -1

    한동안 우리의 대화 속에 고현정은 없었다. MBC 의 차수경이 마지막 총성을 울리고 사라진 이후 무려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고현정은 영화 에 이어 홍상수의 신작 를 촬영하기 위해 얼마간 제주도에 머물렀고, 신동엽, 유재석 등이 소속된 '디 초콜릿'으로 소속사를 옮겼으며, 생전 안 나가던 예능프로('무릎 팍 도사')의 녹화를 마쳤다. 2009년 초엔 파격적인 의상과 메이크업을 하고 3명의 포토그래퍼들과 함께 화보를 찍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