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자: 갸루상
나왔다네, 나왔다네, 내-가 나왔다네. (띠띠또띠 띠띠또띠 띠디디띠디♬) 이 갸루상, 오늘 사람이 아닌 캐릭터한테 상 주러 나왔스무니다. 먼저 MBC <아랑사또전>의 옥황상제(유승호), 저승이 아니라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비주얼도 훌륭하고 하얀 브릿지를 넣은 긴 머리도 청순하무니다. 하지만 사람이 아니무니다. 멀리서 보면 꼭 예쁜 선녀같스무니다. KBS <울랄라 부부>의 월하노인(변희봉)은 평소에는 착한 경비원인 척, 멀쩡한 의사인 척, 인심 좋은 포장마차 주인인 척 하무니다. 그래도 사람이 아니무니다. 이 할아버지, 아직 태어나지 않았스무니다. 전생에 있스무니다. 월하노인을 졸졸 따라다니는 무사(나르샤)도 사람이 아니무니다. 여신도 아니무니다. 수호신도 아니무니다. 남자 기다리는 고무신이무니다. 마지막으로 KBS <선녀가 필요해>의 채화(황우슬혜)와 왕모(심혜진)도 사람이 아니무니다. 사람이라면 치킨과 짜장면과 붕어빵 10개를 동시에 먹을 수가 없스무니다. 그것은 사람의 위가 아니무니다. 제2의 갸루상을 뽑아주세요. 그런데 이 갸루상도 상 받고 싶스무니다. 제사상 받고 싶스무니다!
시상자: 하정우
안녕하세요. 배우 하정우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저만큼이나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드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하셔서 쑥스럽지만 시상을 맡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후보인 MBC <보고싶다>의 한정우(박유천) 씨,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하며 눈물콧물 다 쏟으면서도 밥 한 술 크게 떠서 입 한 가득 넣는 건 잊지 않으시네요. 저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과 김이 있었더라면 완벽했을 텐데, 조금 아쉽습니다. 두 번째 후보는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서은기 씨(문채원)입니다. 폐에 공기가 많이 차는 바람에 죽을 고비를 겨우 넘겼는데, 병원에선 태연하게 치킨을 뜯고 계시더군요. 개인적으론 맥주를 같이 안 드셨기 때문에 후보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하하하, 농담입니다. 세 번째 후보에는 왕제 시절 입 주변에 온통 슈가 파우더를 묻혀가며 도넛을 드시던 MBC <더킹 투하츠>의 이재하(이승기) 국왕 폐하가, 마지막 후보에는 접시까지 핥을 기세로 오무라이수를 흡입하시던 SBS <옥탑방 왕세자>의 이각(박유천) 세자 저하가 올라계시네요. 자, 이 중 어떤 분께 영광을 안겨드려야 할까요? 참고로, 수상자에겐 부상으로 컵라면과 프랑크 소시지가 포함된 ‘황해 세트’ 100개가 제공됩니다.
시상자: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민지영(진경)
슨상은 교사의 위엄을 널리 알린 선생님께 수여하는 상이에요. 우선 KBS <빅>의 길다란(이민정) 선생님. 남자가 만날 학교로 찾아오질 않나, 교무실에 앉아있어도 남자와 관련된 공상만 하질 않나, 도저히 훌륭한 교사라고 할 수가 없는 거예요. SBS <신사의 품격>의 서이수(김하늘) 선생님도 마찬가지예요. 그나마 교실에선 학생들에게 윤리를 가르치고 선도했다고 해도, 학교 밖에선 술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거나 남자 때문에 징징거리니까 교사의 체면이라는 게 땅바닥에 떨어지는 거예요. 참,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의 정혜윤(정소민) 선생님은 수업은커녕 결혼 때문에 티격태격하고 계신 것만 봐서 뭐라고 평가를 할 수조차 없을 것 같네요. 제가 얘기하는 태도가 불쾌하셨다면 죄송해요, 여러분. 하지만 지금 이 대화의 논점이 제 태도였나요? 아니요. 교사로서 이분들의 무능력이 이 대화의 주제예요, 여러분. 이런 걸 객관적으로 무능력하다고 해요. 그럼 누가 이 상을 받아야 할까요? 길다란 선생님? 서이수 선생님? 정혜윤 선생님? 아니요. 학교 일로도 모자라 애들 건사하고 집안일까지 하는 바로 저예요. 거기다 책 써서 남편 사업자금까지 마련해줬는데, 당연히 제가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어요, 여러분?
시상자: 하이브리드샘이솟아리오레이비
안녕! 심장이 두 개인 남자, 하이브리드샘이솟아리오레이비! 에요. 나, 이름 잘 지어요. 개명도, 했어요. 근데 나보다 더, 글로벌러스하고 세계평화적인 이름 지은 사람들, 있어요. 투 머취 유니크하지만, 딱 한 명만 상 줄게요. 먼저 SBS <추적자> 피!케이! 준(이용우)! 본명은 박기준, 한류 스타라 PK준으로 바꾼 것 같은데 결국 피 봤어요. 다음은 MBC <보고싶다>의 해리 보리슨(유승호)! 그냥 해리 아니고 해!리!보!리!슨! 얘도 원래 강형준이었는데 갑자기 지팡이 든, 복수의 화신 해리 보리슨 됐어요. 줄이면 해리보리! SBS <청담동 앨리스> 부여 사람 차승조(박시후)도 자기 버린 애인한테 복수하려고 쟝 띠엘 샤 됐어요. 근데 마지막이, 정말 강해요. 우주에서 날아온 MBN <뱀파이어 아이돌> 왕자(이정)인데 이름이 뱀파리투스 팡예라 트와일라잇 왈라키아 쿤야레스 루마니아 블라랑뚜와 트란실베니아 뉴문 데니오스 벨랄루치 브레이킹던 드라큘라울라라 이클립스 아파리디아 빠빠에요. 괜히 따라 읽지 마요. 두 개의 심장 아니면 말하다 숨차요. 투표만 해주세요. 남!녀!평!등! & 두!ㅂㅘㄹ!자!유!화! 위해서!
시상자: 제국의 아이들 광희
여러분, 저 아시죠? 네, 광희에요. 아니 글쎄 아까 와서 큐카드를 봤는데 모든 후보에 시완이가 들어가 있더라고요. 연말 시상식이 사람 완전 미치게 하네요. 아하하하. 이 상은 어떤 상대 배우와 함께여도 최고의 설렘을 안겨준 우리 멤버, 시완이에게 주는 일종의 공로상이라고 하네요? KBS <적도의 남자>에서 사채업자를 패는 장일(임시완)이를 말리겠다고 뒤에서 와락 안는 선우(이현우), MBC <스탠바이>에서 자기 대신 삼촌(이기우)과 함께 자는 시완이에게 서운함을 느낀 류진행(류진) 아저씨와, 아빠한테 감기 옮길까봐 일부러 삼촌 방에서 잤던 시완이의 감동적인 포옹은 거의 멜로드라마의 클라이맥스 수준 아닌가요? 심지어 경표(고경표)랑은 아예 뽀뽀까지 한 거 아시죠? 배신자라고 싸울 땐 언제고, 금세 아껴주고 챙겨주는 거 보면 샘나 죽겠다니까요. MBC <해를 품은 달>에서는 허염(임시완)과 훤(여진구)이 수수께끼 과제를 빙자해 서로 ‘밀당’을 했는데 아니, 분명 입으로는 군주의 자세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두 사람 눈을 보면 아주 좋아죽겠다는 눈빛이에요. 하지만 역시 우리 시완이는 저하고 같이 있을 때 제일 빛난다니까요. 안 그래요 여러분?
시상자: 리얼톤혁
안녕? 붉은 입술과 흩날리는 머릿결을 가진 난, 토니야. 나와 우혁이처럼 아주 조금 가깝고 특별한 커플에게 베스트 커플 상을 선물하려고 나왔어. 앗! 어디서 쿨 워터 향이 나는데? 역시, 우혁! 너구나! 어서와~ 자, 이제 우리가 영광의 얼굴들을 소개할게. 첫 후보는 KBS <각시탈>의 강토(주원)-ㅅㅠㄴ지(박기웅) 커플이야. 원수가 됐음에도 서로를 아주 애틋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로미오와 줄리엣 못지않더라. SBS 플러스 <풀하우스 Take 2> 이태익(노민우)-원강휘(박기웅) 역시 한 여자 두고 다투는데 둘이 사랑싸움하는 것처럼 보였고, tvN <응답하라 1997> 윤윤제(서인국)-강준희(호야)도 같이 운동장에 있는 것만으로 묘하게 설레게 하던걸? 하핫, 훈훈한 녀석들! 하지만 그 다음이 진짜야. KBS <학교 2013>의 강세찬(최다니엘)-고남순(이종석)은 평범한 사제지간인데 강당청소 할 때 티격태격하는 거 보면 마치 막 시작하는 연인들 같지. 게다가 둘 중 한 명을 건드리면 절대 가만있지 않으면서, 아닌 척 서로 따라다니는 박흥수(김우빈)-고남순은 어떻고? 물론, 우리 리얼톤혁을 이기긴 쉽지 않겠지만 한 커플만 뽑아줄래? 오그라들겠지만 따뜻하게, 기분 좋게.
시상자: JTBC <무자식 상팔자> 안호식(이순재)
이런, 지금 때가 어느 땐디 전기세 아깝게 형광등을 잔뜩 켜뒀어~ 부모 속 썩인 딸내미들 중 으뜸한테 주는 상인디 뭐 잘났다고 불을 켜줘, 켜주길~ 지금 생각들이 있는 거여, 없는 거여~ 아니, 후보들 소개할 종이는 안 주는 겨? 이 늙은이 기다리다 운명하시겄어. 첫 후보 tvN <응답하라 1997>… 이건 천구백구십칠이여, 뭐여. 제대로 써 줘야지. 어른들 공경하란 말은 국 끓여 먹은 겨? 여하튼 첫 번째 성시원(정은지)이는 지 애비가 비 오는 날 그깟 우비 좀 빌려 썼다고 동네방네 챙피하게 울더니 비싼 청바지 하나 안 사줬다고 입이 대빨 나오더니만, KBS <내 딸 서영이> 서영(이보영)이란 계집애는 결혼할 때 지 아버지 죽었다고 했디야~ 이런 천하의 불효녀가 있나.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방말숙(오연서)이는 분수에 안 맞는 명품 찌끄래기나 사고 앉았더니 지 새언니랑 싸워서 부모 얼굴에 먹칠하고,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정혜윤(정소민)이는 결혼 준비가 뭐 대수라고 애비 없이 힘들게 키워준 엄마한테 챙피하다고 했다잖어. 이으, 다들 이~쁘고 착한디 왜 그러나 몰러~ 아무리 힘들어도 부모 속은 그만 썩여~ 지들 닮은 자식 놈들 낳아봐야 정신 차릴겨? 괜히 잔소리로 듣지 말고 투표나 혀~
시상자: 정여사
어떤 문제, 어떤 프라블럼 때문에 내가 여기에 왔지? 아, 나처럼 경우 바르고 합리적이고 옳은 말 따박따박 잘 하는 사람한테 상을 주라구↗? 심장 크기가 우리 브라우니 목에 단 방울만도 못 한 소심한 애들이 옷 환불하러 갈 때 같이 가고 싶은 언니들이 여기 다 모였네? 먼저 청담마녀 민숙(김정난) 여사. 그래, 그래 이 언니 참 말 잘하드라. 언제 조칸지 뭐시긴지 데리고 찾아와서는 “정 여사님은 다 듣고 말씀하시고요!”라는데 어우, 오금이 다 저리더라구. 하긴 카리스마 쩔기로는 옆집 사는 채 여사(채시라)도 만만치 않지. 들리는 소문에 시어머니 약을 변기에 버리고 남편도 죽였다나 뭐래나. 그런데 채 여사, 자기 그 빨간 립스틱 어디 꺼? 그래도 쩌~어기 강북 사는 이들자(이미숙) 여사가 원 오부 탑이지. “우리가 배경이 있니? 돈이 있니? 젊은 나이와 예쁜 걸로 배팅할 수 있어”라고 딸한테 쏘아붙일 때나 오입질 한 사위 찾아가서 뒤엎을 때 속이 다 뻥 뚫리더라. 나도 딸이 있어서 그 맘 잘 알지. 서른 번 입은 옷 들고 가서 두타 언니들이랑 맞짱 뜬 거 다 사윗감 고를 때 써먹으려고 그런 거 아냐? 아무리 상견례까지 했어도 아니다 싶으면 이렇게 외쳐. 바꿔 줘, 바↗꿔↘ 줘↗. 그런데 딸, 너 지금! 나 천박하다고 그랬니? 어머, 어머, 물어! 물어, 브라우니!
시상자: MBC <최고의 사랑> 독고진 (차승원)
오랜만에 스케줄 없이 집에서 애 보고 있는데 이런 듣보잡 시상식에 오라 가라 하는 거야? 다들 좀 잊은 것 같은데 나, 독고진이야. 국민 절대 호감, 완벽한 남자, 섹시하면서도 자상한 남자, 뺏고 싶은 남의 남자 1위라구, 내가. 그런데 오늘 내가 시상할 상이 뭐라고? MANSIM? 이게, 뭐야! MAXIM도 아니고. 뭐, 어쨌든 간잽이 잘 된 고등어 같은 상반신을 자랑하는 애들을 모았다는 거지? 보자, 우선 SBS <드라마의 제왕> 강현민(최시원)이 얘는 말이야, 배보다 뇌에 근육을 좀 잡아야 해. 지 이름 한자도 못 쓰는 놈이 무슨 “고 투 헐리웃”이야? 이건 또 뭐야. SBS <청담동 앨리스> 쟝? 띠엘? 샤?(박시후) 이게 말이 안 돼. 이 라인은 요가로 나올 수가 없어. 저 발달한 대흉근과 슬와근은 ‘인클라인 푸시 업’과 ‘덤벨 데드 리프트’로 만들 수 있는 거라고. 그런데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정훈(성준)이 얘는 후보에 잘못 오른 거 아냐? 근육의 ㄱ자도 모르는 애송이가 베드신은 왜 이리 많아? 남자라면 자고로KBS <빅>의 서윤재 (공유) 정도는 돼야지. 이 나비 등 근육은 하루 이틀 덤벨 깔짝거려서 나오는 게 아니라고. 이 독고진께서 유일하게 인정하는 몸이라고 할 수 있지. 어쨌든 다들 명심해. 남자의 자존심은 근육에서 나온다, 이런 주옥같은 말씀 들은 거 영광인 줄 알아~
시상자: MBC <미스 리플리> 송유현 (박유천)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 사랑은 모든 감싸주고 / 바라고 믿고 참아내며 / 사랑은 영원토록 변함없네 /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아, 아, 안녕하세요, 여러분. 제가 방송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이 시상식뿐이라 한 곡 부르면서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바로 이 자리에서 ‘호갱님 상’을 받은 게 벌써 1년 전이네요. 저와 마찬가지로 아낌없이 주는 사랑의 위대함을 믿는 분들이 오늘 이 자리에 두 분 와 계시는군요. 먼저 호구왕… 아니 SBS <패션왕>의 정재혁(이제훈) 씨. 가영(신세경) 씨 학교에 입학시켜, 회사에 입사시켜, 최연소 팀장 시켜, 돈 갖다 바쳐, 그러다 아버지한테 맞아, 아, 이 마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압니다. 그리고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강마루(송중기) 씨. 앞길 창창한 마루 씨가 재희(박시연) 씨 위해 살인죄를 뒤집어쓰질 않나, 자기 죽이려고 역주행하는 은기(문채원) 씨보며 핸들을 꺾기는커녕 미소를 짓지 않나, 끝내 은기 씨 대신 칼까지 맞고 엄동설한에 길바닥에 쓰러지셨죠. 하긴 좋아하는 여자 지키려다 노상에서 구안괘사 정도는 와야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겠네요.
시상자: 류승룡
물어보죠. 남자 분들, 드라마 보다 보면 ‘저 자식보다 내가 훨씬 나은 것 같은’ 남자가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경우 있지 않습니까? 꽃미남도 아니고 재벌 2세 차도남도 아닌데 스펙터클한 로맨스를 즐기거나, 사뭇 진지한 인기를 누린 남자들 말이죠. 이 상은 바로! 그런 이들에게 주는 상입니다. 첫 번째 후보,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박재길(이광수) 씨. 190cm의 장신에, 만나는 여자 친구들에게 자신이 애쉬튼 커처를 닮았다는 콩깍지를 단단히 씌워버리는 능력을 보여줬죠. 제가 보기엔 그냥… 좀 기린 같지 않나? 다음 은 MBC <마의>의 백광현(조승우) 씨, 공주에 의녀에 만나는 여자마다 어장에 가둬버린 남잡니다. 뭐, 착한 카사노바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리고 JTBC <아내의 자격>의 조현태(박혁권) 변호사, 아버지 잘 만난 것 빼면 별 거 없어 보이는데 무려 두 집 살림을 하더라고요? SBS <너라서 좋아>의 천명한(박혁권)은 또 무슨 매력인지 실직하고 이혼하더니 바로 미녀와 재혼을 하고… 하아, 만만치 않아요. 모두 만만치 않아. 자, 이제 한 번 뽑아봅시다. 저처럼 수컷의 덫! 수컷의 올가미! 에 여자들을 묶어버린 남자들을 말이죠!
시상자: 전광렬
안심하고 보시던 드라마에서 나오는 인물의 갑작스런 죽음, 당황스러우셨죠? 올해는 속수무책으로 급사한 인물들이 여럿 있었는데요. 사건의 전후를 비교하고, 따져봐서 가장 당황스럽게 이승을 떠난 인물에게 이 상을 수여하려 합니다. 21년 전통의 전문가들이 엄선해 두 명의 후보를 꼽은 결과, 첫 번째는 SBS <패션왕>의 강영걸(유아인) 씹니다.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맨 몸에 모피를 걸치고 수영장에서 한가롭게 누워 있다 갑자기 정체 모를 괴한으로부터 총을 맞아 사망하셨습니다. 그동안 <패션왕>을 사랑하신 고객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안겨드린 결말이었죠. 다음 후보는 MBC <보고싶다>의… 허허허. 김 형사, 네. 저 김성호입니다. 김 형사는 지금의 해리, 그러니까 어린 강형준이 자동차 브레이크에 끼워 넣은 콜라 캔 때문에 절벽으로 추락해버렸죠. 뭐,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콜라 캔이라니, 그저 콜라 캔 때문이었다니. 이보다 어이없는 급사가 또 있겠습니까?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어이없는 이승탈출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선택은 모두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지금 바로 전화 주세요. 1566-1XX9, 1566-1XX9.
시상자: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안녕~ 베이비들? 아름다운 연말이야. 올해도 드라마에서 정말 치열한 스타일 대결이 펼쳐졌지? 우리 ‘아리따움’상에는 모두 우승해도 좋을 만큼 매력적인 사람들만 후보로 올라왔다고 하니, 한번 잘 살펴보자고. 첫 후보는 ‘잇(it)한’ 고려 뷰티 노하우를 보여준 SBS <신의>의 기철(유오성)이야. 자충(바퀴벌레)을 갈아 등 마사지를 받거나 얼굴 위에 불을 피워 피부 관리를 하는 등 뷰티 그루밍의 뉴웨이브를 확실하게 보여줬지. 다음은 MBC <더킹 투하츠>의 김봉구(윤제문), 패션은 무조건 자신감이잖아. 김봉구는 굉장히 배리어스한 패턴과 컬러의 보우타이를 종류별로 제시하고, 셔츠나 수트 역시 레드, 퍼플, 민트 등을 고집하며 유니크한 컬러감을 어필했어. 길지 않은 팔다리와 D자 형 몸매도 이 남자의 망설임 없는 태도 앞에선 그 나름의 ‘수트빨’이 되어 버렸지. SBS <대풍수>의 이성계(지진희)는 개인적으로, 뷰티와 패션을 모두 종합한 새로운 영역의 스타일 아이콘이었다고 생각해. 아방가르드한 머리장식과 메이크업, 패션 등으로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줬거든. 음~ 그러고 보니 다들 너무 잘했는데? 어우~ 오늘 너무 힘들겠다. 이중에 한 명을 어떻게 뽑지? 그냥 랜덤으로 뽑으면 안 돼?
시상자: 세중대학병원 최인혁 교수
예, 최인혁입니다. 아, 제가 지금 응급환자 헬기 이송 대기 중이라는 연락을 받아서 빨리 가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시상 약속도 약속이니 참, 뭐 일단 신속하게 하겠습니다. 저는 ‘페이스오프’ 류의 수술을 통해 새 얼굴을 갖게 됐으나 그 경과를 분석해 가장 성공적으로 ‘했다’고 판단되는 인물을 꼽고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두 사람이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첫 후보는 바로 SBS <유령>의 김우현(소지섭), 원래는 박기영(최다니엘)이었죠. 이 두 사람의 경우 얼굴의 윤곽이 아주 약간 비슷한 편이긴 합니다만, 이토록 이목구비가 완벽히 바뀌어 관상마저 달라지는 대전환이 일어나기 위해선 피부가 전혀 타지 않고 뼈만 조금 부서져 전체적 이식이 가능한 컨디션이 분명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제 소견으로는 다소 무리가 있는 설정이라는 말입니다. 또 다른 후보는 MBC <보고싶다>의 이수연(윤은혜) 씹니다. 어린 시절 사고를 당해 얼굴 일부를 수술하고 난 뒤 현재의 모습으로 자랐는데요. 원래 목적이 페이스오프가 아니었을지언정, 14년 동안 이 분만 찾아다닌 남성분께서 겨우 목소리만 들어야 알아볼 정도의 결과가 발생했으니 상당히 성공적인 수술이었다고 판단됩니다. 아무튼 결정은 여러분들이 알아서 하십쇼! 그럼 전 바빠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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