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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신혜│촬영할 때 힘이 되는 음악들

    박신혜│촬영할 때 힘이 되는 음악들

    박신혜는 TV 속에서 자란 소녀다. 2003년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사랑하나요'와 '꽃'에서 천진한 표정만으로도 보는 이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던 소녀는 곧 이장수, 황인뢰 등 눈 밝은 감독들의 레이더에 포착되었다. 오랜 경력이나 트레이닝 과정은 없었지만 박신혜는 SBS 에서 최지우의 아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촉망받는 10대 연기자의 대열에 들어섰고 SBS 에서는 “아직은 고등학생이라 멜로를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복 오빠와의 사랑으로 갈...

  • 서우│장르불문,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들

    서우│장르불문,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들

    “독보적이에요.” 의 메이킹 필름에서 이선균은 파트너였던 서우에 대해 적절한 표현을 찾으려 애쓰다 이렇게 말한다. 독보적이다. 맞는 말이다. 여배우에게, 그것도 데뷔 3년차의 어린 여배우에게 '괴물 같은'이나 '귀신 같은' 따위 '과격한' 수식어를 붙일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바로 그동안 서우가 보여주었던 연기 때문이다. 깡마르고 작은 체구에 커다란 눈과 도톰한 입술, 인형 같은 외모와 별도로 서우는 보는 이의 눈길을 잡아끄는 힘을 가졌다. 이름...

  • 신세경│겨울의 문턱에서 듣게 되는 노래들

    신세경│겨울의 문턱에서 듣게 되는 노래들

    '청순하다, 예쁘다, 매력적이다'는 칭찬을 듣기 전, 신세경이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다름 아닌 '어른스럽다'는 말이었다. 마냥 귀엽고 천진난만하기보다는 또래에 비해 많은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던 그녀의 눈빛은 실제 나이보다 서너 살이나 많았던 영화 의 혜원을 진짜 고등학생으로 보이게 했고, SBS 의 주인공인 서희의 어린 시절을 당차고 기품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MBC 의 천명은 신세경의 장기인 당당하고 성숙한 연기력을 보여...

  • 조재현│삶의 결이 숨 쉬는 다큐멘터리 영화

    그는 신기한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어떨 땐 1등도 하고 어떨 땐 꼴찌도 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말 같은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MBC '무릎 팍 도사'에 나와 밝힌 조재현의 꿈은, 그래서 '이뤘다'는 완료시제로 서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령 , 같은 김기덕 감독의 초기작부터 출연해 에서 방점을 찍으며 김기덕의 페르소나로 불리던 그는 가장 대중적 연출자인 강우석 감독의 에 출연하고, 시청률 30%의 대박 드라마...

  • 이천희│첫 순간을 함께한 노래들

    처음 만난 순간의 모습은 영원하다. 그것은 첫인상이 불변의 위력을 가진다거나, 첫 만남이 이후의 모든 관계를 결정짓기 때문이 아니다. 그러나 맨 처음 상대방에 대해서 가졌던 느낌과 생각이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 다음 만남으로 이어져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에 소멸되지 않는 법이다. 이천희를 SBS '패밀리가 떴다'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처음 본 사람에게 그는 싱겁고 친근한 청년의 이미지다. 그러나 이전에 그를 화보와 패션쇼를 통해 본 ...

  • 한지혜│자신만의 매력을 보여준 여배우들의 영화

    배우의 발전이란 이를테면 수영을 배우는 일과 비슷하다. 아무리 두려워도 우선은 물에 뛰어들어야만 그 세계에서 움직이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 한지혜가 서서히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은 배우라는 이름에 살을 채워 넣는 과정도 그랬다. KBS 에서 깻잎 머리의 철없고 귀여운 여고생 정숙으로 성공적인 공중파 안착을 했던 그녀는, 하지만 영화 에선 그 이미지 그대로를 답습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오히려 그녀가 가능성을 보여줬던 순간들은 같은...

  • 이정재│구성이 치밀한 음악들

    이정재│구성이 치밀한 음악들

    남자 나이 서른일곱. “외롭다, 외로워”라며 혼자 밥을 먹을 먹고 옆의 친구는 궁상맞다고 놀린다. 누가 봐도 안쓰럽고 주위의 관심이 필요해 보이는 장면이지만 사실 “누구 좀 (만나게) 해주던가”라는 푸념은 명백한 엄살이다. 물론 그 남자가 이정재일 경우에만 그렇겠지만. 최근 CF 속에서 친구 부인에게 밥 한 그릇을 더 청하는 이정재의 모습은 두 가지를 일깨워준다. '아, 이정재도 어느새 집에서 해주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이 필요한 나이가 됐구나...

  • 김동호 위원장│오랫동안 사랑해온 영화들

    강원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소년은 1950년 처음 부산 땅을 밟았다. 중학교 새 학기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터진 6.25 전쟁의 피난처에서, 소년은 행상을 하며 4년을 보냈다. 그 시절 부산이라는 도시는 햇살이 눈부신 모래사장이나 시원한 파도소리가 아닌 치열한 생존의 터전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 김동호 집행위원장과 부산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후로 오랫동안 그는 공직 생활을 하면서 부산과는 무관하...

  • 조안│가장 많이 반복해서 듣는 음악들

    조안│가장 많이 반복해서 듣는 음악들

    부분을 전체로 확대하는 것을 가리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 한다. 만약 버라이어티에 출연해 “혼잣말을 즐겨 한다”거나 “선물 받은 인형을 진짜 아기처럼 소중히 기르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조안을 그저 ‘4차원’의 사람으로만 생각한다면, 그건 성급한 판단이다. 배우로서의 목표를 묻는 말에 “좋은 연기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의 균형을 찾아나가려고 해요&rdqu...

  • 장진 감독│삶과 죽음의 문제가 담겨 있는 영화들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자살을 고민하는 남자, 인생에서 되는 일이 없는 남자. 누군가에게 이런 설정으로 영화를 만들어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각한 분위기의 작품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이 설정을 이렇게 뒤튼다. 형사는 옆에서 도와주고 싶을 만큼 무능하고, 자살은 번번이 실패하며, 되는 일이 없던 남자는 하다하다 못해 탑승한 택시 기사가 길을 모른다. 그 영화의 제목은 이었다. 장진 감독의 이 기막힌 데뷔작은 ...

  • 김소연│약이 되어준 노래들

    누군가를 오랫동안 알고 지낸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을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90년대 중반 청소년 드라마로 데뷔한 김소연은 10년 이상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녀를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일은 쉽지 않다. 드라마 속의 그녀는 MBC 의 허영미처럼 무서운 집착을 보여주는 서늘한 여인이기도 했고, MBC 의 노승리처럼 털털하면서도 반항적인 소녀이기도 했다. 대부분은 SBS 나 SBS 에서의 모습처럼 단정하면서도 ...

  • 허진호 감독│나를 설레게 만든 남과 여

    허진호는 아름답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에서 연인들은 운명이나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사랑을 한다. 다림에게 아이스크림을 건네는 정원( )의 손과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한 달음에 달려온 상우의 굽은 어깨는( ) 판타지와 현실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설렘을 품고 있다. 그는 나와 너 그리고 길을 걷는 수많은 연인들이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연애의 조각들을 모아 사랑이라는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하지만 허진호는 잔...

  • 조민기│사랑에 대한 믿음을 일깨워주는 음악

    좋아하는 책의 저자는 만나지 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쓴 책 역시 읽지 말라는 말이 있다. 누구든 공적인 능력과 사적인 매력 사이에는 거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라면 더욱 그렇다. TV에서는 가슴 절절한 연기를 펼쳐 보인 사람이 실제로는 감성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고, 토크쇼에서는 담백하고 솔직해 보였던 사람이 실제로는 건방진 언행을 보이기도 한다. 조민기라는 배우가 정말 매력적인 것은 두 방향 모두에서 팬을 만족시키기는,...

  • 김명민│진짜 연기가 살아있는 영화들

    김명민│진짜 연기가 살아있는 영화들

    김명민을 보고 있으면 숨이 차다. 마치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의 출전선수처럼 작품을 위해 자신의 육체를 한계점까지 몰고 가는 그의 행보는 걱정스러울 정도다. 연기라는 십자가를 짊어진 구도자처럼 그는 매 작품 이순신, 장준혁, 강마에의 면류관을 썼다. “전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연기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에요. 아무나 할 수 없는 그런 역할에 매력을 느끼고 동기부여가 돼요.” 그 결과 거의 무명이었던 김...

  • 추성훈│일상 속에서 함께하는 음악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네? 누가 이겼어요?” 추성훈의 눈이 동그래지며 대화 도중 그가 처음으로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물었다. 에서 전 미들급 챔피언 리치 프랭클린과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비토 벨포트의 경기가 있던 날, 그 남자 추성훈은 자신이 광고 모델을 하고 있는 에너지바 관련 이벤트 때문에 경기를 미처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비토가 이겼다는 얘기에 미처 예상하지 못한 듯 놀란 표정을 짓던 그는 크로캅 경기는 어떻게 되었느냐, 졌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