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히 장르를 가리지는 않는 편인데 기계음보다는 통기타나 하모니카처럼 어쿠스틱한 선율이 들어가는 음악을 좋아해요. 촬영이 많아서 잠을 별로 못 자고 다시 아침 일찍부터 촬영장에 나가야 할 때는 금세 지치거든요. 그럴 때 ‘오늘 하루도 힘차게 시작해보자!’ 하는 기분이 되기 위해 듣는 음악이에요. 제목도 ‘I have A dream’, ‘In The Dreaming’이잖아요.” 이름만 들으면 유럽 뮤지션 같지만 빅터 뷰는 재즈기타, 하모니카, 루프 스테이션을 사용해 다양한 사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한국의 원맨밴드다. 올해 EBS 에서 선발하는 6월의 헬로 루키로 뽑혀 펜타포트록페스티벌에 참석하기도 했다.

“제가 작년에 연기 활동을 좀 쉬면서 운동도 하고 도자기 만드는 것도 배우고, 한자도 배우러 다녔거든요. 그때 한자 가르쳐주는 분께서 틀어주신 음악인데 평화로운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 뒤로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음악들을 찾아 듣게 됐어요. ‘Cayman Islands’의 가사를 들어보면 ‘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의 행복’에 대한 얘기가 담겨 있는데 그것도 많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이먼 앤 가펑클이나 벨 앤 세바스찬과 종종 비교되기도 하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는 75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얼렌드 오여와 아이릭 글람벡 뵈로 구성된 노르웨이 출신 포크 듀오다. 2000년 1집 앨범 < Kings of Convenience > 이후 전 세계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2008년의 내한 공연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박신혜는 세 번째 앨범으로 대중적으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뉴에이지 재즈 피아니스트 바이 준의 를 꼽았다. “어쿠스틱, 일렉트로니카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친구들 중에 음악을 좋아하는 애들도 많은데 그 중 한 친구 미니홈피에 갔다가 ‘지금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라는 곡을 우연히 듣고 피아노 선율이 너무 좋아서 앨범을 다 찾아 듣게 됐어요. 특히 를 찍으면서 미남이는 태경이를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사람을 좋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태경이가 하는 작은 말에 상처받고 혼란스러워하는 감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좀 힘들 때 그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받은 음악이에요.”

그늘이라고는 조금도 없어 보이는 성격이지만 드라마 속에서 박신혜는 유독 눈물이 많다. , 같은 멜로드라마 뿐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운 에서도 박신혜가 연기하는 고미남은 감당하기 힘든 감정의 무게로 인해 곧잘 눈물을 쏟아낸다. “영화 OST를 하시기 전부터도 러브홀릭스의 음악을 좋아했어요. ‘나에게 그댄’이란 곡은 ‘나에게 그댄 꿈처럼 끝없이 아련해요 나에게 그댄 공기처럼 머물지만 만져지지가 않아요’ 같은 가사가 특히 태경이에 대한 미남이의 감정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미남이한테는 사랑이 처음이고, 멀게만 있었던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정말 큰 존재가 되었다는 걸 깨닫게 되거든요. 그래서 ‘아픔’이란 곡에도 많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구요.”

2003년 데뷔 때부터 작년까지 이승환이 운영하던 회사 드림 팩토리에 소속되어 있던 박신혜는 아직도 이승환을 ‘공장장님’이라 부른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가 중학교 1학년 때 콘서트 장에서 공장장님 음악을 처음 들었어요. 그 뒤로는 공장장님 음악뿐 아니라 공장장님이 좋아하시는 음악의 영향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이번에 활동 20주년 기념 앨범이 나와서 당장 샀는데 촬영 때문에 사인 받으러 갈 시간이 없었네요. 하하. 타이틀곡인 ‘좋은 날 II’는 특히 먼 촬영지를 오갈 때마다 크게 틀어놓고 들으면 정말 신나요. 12월에는 콘서트도 열리니까 그때는 가서 신나게 소리를 질러야죠.”
“또래 중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목표”
“수요일, 목요일 저녁에는 약속도 안 잡고 를 보러 집에 들어가셨다는 분들한테 너무나 감사해요. 현장에서 바쁘게 촬영하고 있을 때도 응원이나 애정이 느껴졌거든요.” 작품 얘기가 나오자 신나게 얘기를 이어가는 박신혜는 고미남 이상으로 사랑스럽다. 아니, 지금까지 박신혜가 연기했고 앞으로 연기할 모든 캐릭터에서 그 특유의 에너지를 숨길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제 나이 또래에서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 중 한 사람으로 자리 잡는 게 목표에요”라는 야무진 꿈에 절대적인 믿음과 애정을 보내주고 싶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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