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김숙흥 역, 배우 주연우 인터뷰
배우 주연우. /사진 제공=에일리언컴퍼니
배우 주연우. /사진 제공=에일리언컴퍼니
'고려 거란 전쟁'의 배우 주연우는 양규 장군 역의 배우 지승현에 대해 언급했다.

배우 주연우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텐아시아 사옥에서 KBS 2TV '고려 거란 전쟁' 관련 인터뷰에 나섰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 주연우는 거란군을 단 한 놈도 살려서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각오로 양규와 힘을 합쳐 수많은 거란군의 목을 벤 귀주의 별장인 김숙흥 역을 맡았다.

거란군을 전멸하겠다는 대쪽 같다는 김숙흥 장군의 마음과 더불어 양규 장군(지승현)과의 케미도 '고려 거란 전쟁'의 주요한 볼거리 중에 하나다. 특히, 차분하고 말수가 적은 양규와는 달리 쉽게 감정을 드러내는 행동파적인 면모 탓에 초반에는 많이 투닥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빠르게 가까워지는 느낌을 보인다. 주연우는 "김한솔 감독님께서 양규 장군과 김숙흥 장군의 브로맨스를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하셨었다. 그래서 지승현 선배와 대화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연기적인 부분보다는 좋은 배우의 길과 좋은 사람의 길,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하면서 믿음이 쌓였다. 믿음이 강해지다 보니 눈빛이나 미소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양규 역의 배우 지승현과의 연기 호흡에 관해선 "현장에서 보여주시는 애티튜드를 많이 배웠다. 꼭 OK 사인이 들리면, 박수를 두 번 치신다. 사실 별거 아니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은연중에 좋은 에너지가 나오지 않나. 어느 날 나도 같이 치고 있더라. 신마다 진정성으로 표현하시는 모습을 너무나도 흡수하고 싶었고 존경심이 생겼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2023년 연기대상에서 지승현 배우와 베스트 커플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 강감찬 장군 역의 배우 최수종과 현종 역의 배우 김동준에게 돌아갔다. 지승현은 인터뷰를 통해 아쉬운 마음을 비치기도 했던바.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주연우는 "정말 솔직하게 상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 함께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나도 지승현 선배 인터뷰를 찾아봤는데, 많이 아쉬워하셨더라. 따로 연락을 드리지는 않았지만, 인터뷰 글을 보면서 '좋아요'를 눌렀다(웃음)"이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16화에서 고려 진영의 김숙흥 장군은 거란군에 의해 고슴도치처럼 화살을 마구 맞아 전사하게 된다. 해당 장면은 숭고하면서도 경건한 느낌으로 많은 시청자의 가슴을 울렸다. 마지막 싸움임을 직감하는 것만 같은, 결의에 찬 모습은 울컥한 마음이 들기도. 주연우는 "전쟁 신을 촬영하면서 많이 다쳤다. 피 분장을 많이 해서 피는 흐르는데 어느 피가 내 피인지 모르지만, 어디가 아파오더라. 정말 치열하게 전투를 한 것 같다. 양규 선배님은 100 합, 나는 80 합으로 액션도 많이 연습했다. 레디-액션이 되는 순간 감정이 올라와서 치열하게 싸웠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장면에서 김숙흥 장군은 화살을 맞은 양규 장군을 향해 다가가려고 하지만, 끝내 이동하지 못하고 울부짖는다. 처음에는 "도승검사"라고 부르다가, 이내 "형님"이라고 목놓아 부르는 모습은 '고려 거란 전쟁'의 명장면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주연우 역시 "'형님'이라고 부르는 부분에서 많이 울었다. 마지막 방송을 지승현 선배와 같이 시청했었다. 실제로 김한솔 감독님이 몇 개월 전부터 '마지막에 죽는 상황에서 고민해보세요'라고 말을 해주셨다. 혼자 많은 상상을 해봤다. 지승현 선배와 사적으로 이야기하다가 선배님이 나보고 '형'이라고 부르라고 하셨다. 하지만 작품이 끝나고 그 호칭으로 부르겠다고 했었던 것 같다. 어쩌면 김숙흥 장군도 양규 장군이 죽는 모습을 봤을 때, 형님이라는 단어로 부르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고이고이 그 마음을 간직하다가 현장에서 감정을 터뜨린 것 같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배우 주연우로서는 해당 장면이 어떻게 다가왔는지를 묻자 "선조님들께 감사했다. 나야 3일이라는 시간 동안 합이 짜여진 약속된 공간에서 싸운 것이지 않나. 절대 칼에 찔리지 않는. 전쟁 속에서는 진짜 목숨을 걸고 싸운 것인데, 얼마나 외롭고 슬프고 아프셨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울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