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종영 앞둔 '열녀박씨', 목표 시청률 10% 돌파 실패
화제성은 10위권 밖, 동시간대 경쟁작 '마이 데몬'의 반토막도 못 미쳐
'열녀박씨' 포스터./사진제공=MBC
'열녀박씨' 포스터./사진제공=MBC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전작 MBC 금토드라마 '연인'의 흥행은 호재였지만, 기세를 완전히 이어받지는 못했다. 종영을 앞둔 상황 속 목표 시청률은 이루지 못했고, 화제성은 동시간대 경쟁작의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에서 2배 가까이 차이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채 퇴장하는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이야기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 '2023년 MBC 연기대상'에서 여자 최우수상과 남자 우수상, 여자 신인상까지 3관왕을 차지하며 '연인' 다음으로 가장 많은 트로피를 얻은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사진=MBC '연기대상' 방송 화면.
사진=MBC '연기대상' 방송 화면.
특히 이세영과 배인혁은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커플상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며 생방송 중 손을 꼭 붙잡는 모습이 담겨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소속사 측은 "팀끼리 케미가 좋아서 그런 것 같다"며 부인했다. 열애설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지만, 이는 두 사람의 호흡이 그만큼 좋았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그러나 '열녀박씨'는 이러한 성과들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지난해 최고 흥행작이었던 남궁민, 안은진 주연의 '연인'의 바통을 이어 받은 만큼 기대감 역시 컸던 상황.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이세영은 "'연인'이 인기도 많고 시청률이 잘 나와서 잘됐다고 생각한다. 호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표 시청률은 "10%를 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초반의 기세로는 10% 돌파가 어렵지 않았다. 1회 5.6%로 시작해 6회 만에 9.6%까지 치솟은 것. 10%의 고지가 눈앞까지 왔지만, '열녀박씨'는 전환점을 맞은 동시에 힘을 잃고 추락, 3회 연속 시청률 하락세를 보였다.
'열녀박씨', '마이 데몬' /사진제공=MBC, SBS
'열녀박씨', '마이 데몬' /사진제공=MBC, SBS
화제성 역시 마찬가지다. K-콘텐츠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공식 플랫폼 펀덱스(FUNdex)에 따르면 12월 4주차 TV-OTT 통합 화제성에서 '열녀박씨'는 10위권안에도 이름 올리지 못했다.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이세영, 배인혁은 10위권 밖이었다.

반면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마이데몬'은 TV-OTT 통합 화제성에서 2위를 차지했고, 송강과 김유정은 출연자 화제성에서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시청률로만 따지면 '열녀박씨'가 2배 이상 높음에도 화제성에서는 '마이 데몬'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TV로 보는 시청자들이 줄어들며 시청률만이 아닌 화제성 지까지 흥행의 척도가 된 만큼, '열녀박씨'는 뒷심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열녀박씨' /사진제공=MBC
'열녀박씨' /사진제공=MBC
'열녀박씨'는 중반부까지 조선시대에서 현대로 타임슬립해, 새조선에 적응해나가는 이세영의 분투기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안겼다. 그야말로 이세영의 '하드 캐리'가 다 한 셈이다. 그러나 중반부 이후 전생들과 얽히고설킨 연들과 악행들이 재미를 반감시켰다. 이세영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기대했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는 분위기조차 마냥 밝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를 거둔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목표했던 시청률과 흥행에는 못미치는 성적이지만, '연인'의 기세를 받아 안정적인 결과와 호평을 얻어낸 것만으로도 박수 받을 만하다. 관건은 '열녀박씨'를 잇는 '밤에 피는 꽃'이다. 3연속 사극물을 선보이는 MBC가 이하늬의 손을 잡고 '사극 명가'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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