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허준호 인터뷰
배우 허준호. 그는 금방이라도 사냥감을 낚아챌 듯한, 매서운 눈빛만으로도 압도적인 아우라를 만들어낸다. 동굴처럼 낮은 음성과 지나온 세월이 그대로 새겨진 자연스러운 얼굴의 주름 역시 그 분위기를 한층 배가시킨다.
이순신 3부작('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 중, 마지막 작품인 '노량'에서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 역을 맡은 허준호는 별다른 말 없이도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상관인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정재영)의 명령보다 존경하는 조선의 이순신(김윤석) 장군을 도우며 자신의 신념을 따르기 때문이다. "대본에 써진 것 외에는 더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이순신 장군님을 위한 영화니까 그것이 피날레이지 않나"라는 말처럼 그의 묵묵한 열연이 있었기에 이순신이 더 돋보인 것이 아닐까 싶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노량'에 출연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다는 허준호는 "감사했다. '명량'과 '한산'도 봤다. 개인적으로 실화를 재밌게는 보지만, 내가 하는 것은 도망 다니고 싶어 한다. 어렵지 않나. '실미도'도 했지만, 할 때마다 부담이 된다. 그분의 가족들, 지인들이 아플 수도 있다는 것이 걱정된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왜 이 사람은 이순신 영화만 찍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는 허준호는 김한민 감독과 직접 대면하고 신뢰감을 얻었다고 답했다. 허준호는 "(사실 시나리오를 거절하기 위해) 어떻게 도망갈 구멍을 찾고 있었다. '왜 찍어요'라고 물어봤는데, 술술 답하더라. 이순신을 이렇게 잘 알고, 연구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믿음이 생겼다"라고 제안을 수락한 이유를 답했다. '명량'의 최민식, '한산: 용의 출현'의 박해일에 이어 '노량'의 이순신은 김윤석이 연기했다. 현장에서 직접 본 김윤석의 이순신은 어땠느냐는 물음에 "(김윤석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다. 솔직하게 걱정했었다. 이전에 이순신을 연기한 두 사람이 있으니까. 잘 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얼마나 부담이 되었겠나. 어떻게 도와줄까를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민식, 박해일, 김윤석 셋 다 믿음직하지 않나. 따로따로 떼어놓아도 누구 하나 더하지 않은, 이 시대에 괜찮은 엄청난 배우들이다"라고 덧붙였다.
허준호는 자신이 맡은 등자룡을 표현하기 위해서 과하게 더하기보단, 이순신을 위한 영화이니 비워내는 방식으로 생각했다고. 그는 "대본에 써진 것 외에는 더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이순신 장군님을 위한 영화니까 그것이 피날레이지 않나. 등자룡의 명나라 사람이지 않나. 목숨을 건다는 것은 무슨 관계였을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진린이라는 어린 상관이 있는 상황에서 이 친구를 무시하면서까지 간 것에 대해서"라고 이야기했다. 극 중에서 능숙하게 명나라 언어를 구사해야 했기에 부담도 컸지만, 그럼에도 허준호는 "그냥 외웠다. 한 번이라도 생각하면 안 되더라. 툭 나오는 것들이 많지 않나. 그 정도로 나올 수 있도록. 뉘앙스나 운율이나 띄어쓰기 쉼표 같은 것을 공부했다. 뜻은 알고 있었으니까"라고 강조했다.
등자룡은 유독 명나라 수독 진린 역의 정재영과 호흡하는 장면이 많다. 그 이유인, 즉, 등자룡이 어린 상사 진린의 부하 장수이기 때문이다. 평소 진린 역의 정재영과는 친분이 있어 마음이 편했다는 허준호는 '노량'의 현장은 조금 달랐다고 언급했다. 허준호는 "이번 현장에서 정재영과 말도 못 했다. 워낙 대사량이 많았다. 처음에는 내가 오해할 정도로 밥만 먹고 가버리더라. 요번에는 보고 나서 정재영의 부활이 보여서 너무 좋았다. 너무 멋지다. 어떻게 그렇게 중국 사람 분장에 딱인지. 그동안 힘 빠진 정재영, 가라앉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기립 박수를 쳤다. 좋아하는 동생이기도 하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2007년 '로비스트'를 끝으로, 연기 활동을 잠시 멈췄던 허준호는 2016년 '뷰티풀 마인드'로 다시 복귀했다. 그 이후, 불도저 마냥 연기 활동에 집중하며 다작하기도 했던 허준호는 최근 들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사실 다시 배우 할 생각이 없었다가 복귀한 것이지 않나. 지금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 사무실 식구들이 힘들어한다(웃음) 생각지도 않은 상도 계속 받고 감사하다. 원래 내 나이에 작품 수가 원래 줄어가는데, 늘어나서 너무 영광스러운 마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이순신 3부작('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 중, 마지막 작품인 '노량'에서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 역을 맡은 허준호는 별다른 말 없이도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상관인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정재영)의 명령보다 존경하는 조선의 이순신(김윤석) 장군을 도우며 자신의 신념을 따르기 때문이다. "대본에 써진 것 외에는 더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이순신 장군님을 위한 영화니까 그것이 피날레이지 않나"라는 말처럼 그의 묵묵한 열연이 있었기에 이순신이 더 돋보인 것이 아닐까 싶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노량'에 출연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다는 허준호는 "감사했다. '명량'과 '한산'도 봤다. 개인적으로 실화를 재밌게는 보지만, 내가 하는 것은 도망 다니고 싶어 한다. 어렵지 않나. '실미도'도 했지만, 할 때마다 부담이 된다. 그분의 가족들, 지인들이 아플 수도 있다는 것이 걱정된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왜 이 사람은 이순신 영화만 찍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는 허준호는 김한민 감독과 직접 대면하고 신뢰감을 얻었다고 답했다. 허준호는 "(사실 시나리오를 거절하기 위해) 어떻게 도망갈 구멍을 찾고 있었다. '왜 찍어요'라고 물어봤는데, 술술 답하더라. 이순신을 이렇게 잘 알고, 연구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믿음이 생겼다"라고 제안을 수락한 이유를 답했다. '명량'의 최민식, '한산: 용의 출현'의 박해일에 이어 '노량'의 이순신은 김윤석이 연기했다. 현장에서 직접 본 김윤석의 이순신은 어땠느냐는 물음에 "(김윤석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다. 솔직하게 걱정했었다. 이전에 이순신을 연기한 두 사람이 있으니까. 잘 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얼마나 부담이 되었겠나. 어떻게 도와줄까를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민식, 박해일, 김윤석 셋 다 믿음직하지 않나. 따로따로 떼어놓아도 누구 하나 더하지 않은, 이 시대에 괜찮은 엄청난 배우들이다"라고 덧붙였다.
허준호는 자신이 맡은 등자룡을 표현하기 위해서 과하게 더하기보단, 이순신을 위한 영화이니 비워내는 방식으로 생각했다고. 그는 "대본에 써진 것 외에는 더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이순신 장군님을 위한 영화니까 그것이 피날레이지 않나. 등자룡의 명나라 사람이지 않나. 목숨을 건다는 것은 무슨 관계였을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진린이라는 어린 상관이 있는 상황에서 이 친구를 무시하면서까지 간 것에 대해서"라고 이야기했다. 극 중에서 능숙하게 명나라 언어를 구사해야 했기에 부담도 컸지만, 그럼에도 허준호는 "그냥 외웠다. 한 번이라도 생각하면 안 되더라. 툭 나오는 것들이 많지 않나. 그 정도로 나올 수 있도록. 뉘앙스나 운율이나 띄어쓰기 쉼표 같은 것을 공부했다. 뜻은 알고 있었으니까"라고 강조했다.
등자룡은 유독 명나라 수독 진린 역의 정재영과 호흡하는 장면이 많다. 그 이유인, 즉, 등자룡이 어린 상사 진린의 부하 장수이기 때문이다. 평소 진린 역의 정재영과는 친분이 있어 마음이 편했다는 허준호는 '노량'의 현장은 조금 달랐다고 언급했다. 허준호는 "이번 현장에서 정재영과 말도 못 했다. 워낙 대사량이 많았다. 처음에는 내가 오해할 정도로 밥만 먹고 가버리더라. 요번에는 보고 나서 정재영의 부활이 보여서 너무 좋았다. 너무 멋지다. 어떻게 그렇게 중국 사람 분장에 딱인지. 그동안 힘 빠진 정재영, 가라앉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기립 박수를 쳤다. 좋아하는 동생이기도 하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2007년 '로비스트'를 끝으로, 연기 활동을 잠시 멈췄던 허준호는 2016년 '뷰티풀 마인드'로 다시 복귀했다. 그 이후, 불도저 마냥 연기 활동에 집중하며 다작하기도 했던 허준호는 최근 들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사실 다시 배우 할 생각이 없었다가 복귀한 것이지 않나. 지금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 사무실 식구들이 힘들어한다(웃음) 생각지도 않은 상도 계속 받고 감사하다. 원래 내 나이에 작품 수가 원래 줄어가는데, 늘어나서 너무 영광스러운 마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1986년 영화 '청 블루 스케치'로 데뷔한 허준호는 오랜 시간 연기 경력을 이어온 연기파 배우다. 비록 잠깐의 휴식기가 있긴 했지만, 허준호는 누가 뭐래도 대체 불가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따로 돌아보는 편이냐는 물음에 허준호는 이렇게 답했다. "옛날보다는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달까. 어릴 때는 '내 나이가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컸는데, 지금이 훨씬 더 좋고 편해요. 여유로워지고"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