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허준호 인터뷰
![배우 허준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BF.35388351.1.jpg)
이순신 3부작('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 중, 마지막 작품인 '노량'에서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 역을 맡은 허준호는 별다른 말 없이도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상관인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정재영)의 명령보다 존경하는 조선의 이순신(김윤석) 장군을 도우며 자신의 신념을 따르기 때문이다. "대본에 써진 것 외에는 더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이순신 장군님을 위한 영화니까 그것이 피날레이지 않나"라는 말처럼 그의 묵묵한 열연이 있었기에 이순신이 더 돋보인 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BF.35370772.1.jpg)
'왜 이 사람은 이순신 영화만 찍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는 허준호는 김한민 감독과 직접 대면하고 신뢰감을 얻었다고 답했다. 허준호는 "(사실 시나리오를 거절하기 위해) 어떻게 도망갈 구멍을 찾고 있었다. '왜 찍어요'라고 물어봤는데, 술술 답하더라. 이순신을 이렇게 잘 알고, 연구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믿음이 생겼다"라고 제안을 수락한 이유를 답했다.
![영화 '노량'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BF.35388465.1.jpg)
허준호는 자신이 맡은 등자룡을 표현하기 위해서 과하게 더하기보단, 이순신을 위한 영화이니 비워내는 방식으로 생각했다고. 그는 "대본에 써진 것 외에는 더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이순신 장군님을 위한 영화니까 그것이 피날레이지 않나. 등자룡의 명나라 사람이지 않나. 목숨을 건다는 것은 무슨 관계였을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진린이라는 어린 상관이 있는 상황에서 이 친구를 무시하면서까지 간 것에 대해서"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노량'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BF.35388474.1.jpg)
등자룡은 유독 명나라 수독 진린 역의 정재영과 호흡하는 장면이 많다. 그 이유인, 즉, 등자룡이 어린 상사 진린의 부하 장수이기 때문이다. 평소 진린 역의 정재영과는 친분이 있어 마음이 편했다는 허준호는 '노량'의 현장은 조금 달랐다고 언급했다. 허준호는 "이번 현장에서 정재영과 말도 못 했다. 워낙 대사량이 많았다. 처음에는 내가 오해할 정도로 밥만 먹고 가버리더라. 요번에는 보고 나서 정재영의 부활이 보여서 너무 좋았다. 너무 멋지다. 어떻게 그렇게 중국 사람 분장에 딱인지. 그동안 힘 빠진 정재영, 가라앉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기립 박수를 쳤다. 좋아하는 동생이기도 하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허준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BF.35388479.1.jpg)
1986년 영화 '청 블루 스케치'로 데뷔한 허준호는 오랜 시간 연기 경력을 이어온 연기파 배우다. 비록 잠깐의 휴식기가 있긴 했지만, 허준호는 누가 뭐래도 대체 불가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따로 돌아보는 편이냐는 물음에 허준호는 이렇게 답했다. "옛날보다는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달까. 어릴 때는 '내 나이가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컸는데, 지금이 훨씬 더 좋고 편해요. 여유로워지고"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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