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딛고 일어난 28th BIFF 어땠나
줄어든 상영작 편수와 OTT의 확대
아쉬운 한국 영화
줄어든 상영작 편수와 OTT의 확대
아쉬운 한국 영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스틸. /사진=조준원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BF.34766892.1.jpg)
악재가 겹쳤던 부산국제영화제는 행사 내용에 있어서도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영화계의 현실만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를 무사히 넘겼다는 것에 안도하지 않고, 다가오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속가능한 행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더 나은 미래로 향하기 위해 이번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어제'를 살펴본다.
◆ 확 줄어든 상영작 편수 354편 → 269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스틸. /사진=조준원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BF.34766916.1.jpg)
물론 지난달 5일 열렸던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부국제 측은 "전체 예산이 줄면서 작품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편수 조정이 있었고, 그런 점에서는 작년보다 전체 편수가 줄었다. 올해 축제 규모는 109억 4,000만 원이다. 협찬 확보에 일부 어려움이 있었고 이에 따라 예산 규모가 줄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예산 평균이 120억 원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 OTT 시리즈·영화의 확대
![영화 '거래', '러닝메이트', '비질란테' 스틸컷.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BF.34766812.1.jpg)
온 스크린 부문에는 'LTNS'(감독 임대형, 전고운), '거래'(감독 이정곤), '러닝메이트'(감독 한진원), '비질란테'(감독 최정열), '운수 오진 날'(감독 필감성)의 한국 작품 5편과 '시가렛 걸'(감독 카밀라 안디니니, 이파 이스핀샤)의 인도네시아 1편으로 총 6편이 배치됐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정한석 프로그래머가 인터뷰에서 언급했듯, "웹툰과 드라마 시리즈물의 영향력"으로 인해 많은 작품이 출품되었음에도 OTT가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비단 OTT 때문에 이번 한국 영화가 다소 부실하다고 느껴졌던 것일까.
작년 개막작은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영화 '바람의 향기'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부국제가 개막작으로 선택한 작품이 한국 장건재 감독의 영화 '한국이 싫어서'라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을 테다. 지난 4일 '한국이 싫어서' 기자 회견에서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겸 집행위원장 운영대행은 해당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남동철은 "'한국'이라는 특정한 국가를 지칭하지만 젊은 세대들을 지칭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언급했던 것. 그렇다면, '한국 영화의 오늘' 부문에 배치됐던 한국 영화들을 살펴보자.
◆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 구성 어땠나
![영화 '독전2', '발레리나', '화란' 스틸컷.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BF.34766804.1.jpg)
우선 2022년 신설된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은 특별한 대중적 매력과 위상을 지닌 동시대 한국 주류 상업 영화의 최신작 및 대표작을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독전2'(감독 백감독), '발레리나'(감독 이충현), '화란'(감독 김창훈)으로 세 작품이다. 이 중 '독전2'와 '발레리나'는 극장용 영화가 아닌 넷플릭스 스트리밍 작품.
![영화 '세기말의 사랑', '달짝지근해:7510', '보호자' /사진제공=(주)디스테이션,(주)마인드마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BF.34766972.1.jpg)
물론 파노라마 부문은 기존 상영작을 다시 보는 의미도 크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작년에는 '오픈 더 도어'(감독 장항준),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 '고속도로 가족'(감독 이상문),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감독 장건재), '교토에서 온 편지'(감독 김민주), '드림팰리스'(감독 가성문) 등의 신작들이 처음 부국제에서 공개되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약간의 씁쓸함이 생기는 지점도 분명 있다.
![영화 '딜리버리', '딸에 대하여' 스틸컷.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BF.34766833.1.jpg)
◆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이 지닌 의미
![영화 '자모자야', '미나리', '버닝' 스틸컷.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BF.34766882.1.jpg)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불거져 나온 OTT와 한국영화에 관한 사항은 비단 영화제만의 문제만은 아니다. 팬데믹 이후, 극장용 영화가 줄어들고 관객들이 영상을 소비하는 형태가 달라지면서 함께 따라온 것들이다. OTT 시리즈와 영화 역시 시대의 변화에 맞게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것도 좋은 시도일 테지만, 기존에 부국제가 지녔던 의미는 조금 옅어진 듯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두가 한 번쯤을 질문할 필요가 있다. 극장용 영화만을 고집하는 것도 시대의 변화를 역행하는 일일 테지만, 이번 부국제가 OTT 관련 행사에 힘을 많이 준 것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영화제는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돌아볼 수 있는 하나의 소통 창구다. 올해 삐져나왔던 문제들을 내년에는 제거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부산국제영화제가 30회를 2회 앞두고 위기에 봉착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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