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 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행사
박찬욱 "스마트폰으로 영화 제작, 그러나..."
테드 서랜도스 "그저 옵션이 많아진 것 … 시네필 되기에 좋은 기회"
‘넷플릭스 & 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 사진 제공 = 넷플릭스
‘넷플릭스 & 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 사진 제공 = 넷플릭스
넷플릭스와 손잡은 박찬욱 감독이지만, 핸드폰을 통한 영화 시청은 비추천했다.

21일 오후 1시 30분에 ‘넷플릭스 & 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행사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진행 속 박찬욱 감독, 넷플릭스 공동대표 CEO 테드 서랜도스, 미래의 영화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날 박찬욱 감독과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는 급속도로 변하는 영화와 극장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자인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영화계의 기술 혁신에 대해 질문했다. 영화 기술의 발달은 두려운 마음과 설레는 마음이 공존하기 마련. 1895년 영화의 탄생 이후, 영화는 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컬러로 지속해서 변했다. 특히, CG의 등장으로 영화의 표현력은 드라마틱하게 달라졌다.

더불어,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적인 극장의 침체기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집에서 OTT 속 영화를 즐기기 시작했다. 엔데믹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여전히 사람들은 OTT를 통해 TV나 핸드폰으로 영화를 시청한다.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관념이 사라졌고, 시청 매개 역시 다양해진 것이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의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미래에 대한 예측 능력은 없다. 크게 볼 때, 영화의 미래는 다양성의 증가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도 몇십 년 전에는 엄청난 카메라와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술자들이 있어야만 만들 수 있었다.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도 만든다. 그건 여러분께 제가 보여드렸다"며 아이폰으로 촬영한 자신의 영화 '일장춘몽'(2022)을 언급했다. 다만 박찬욱은 "(영화를) 전화기로만 보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 그건 좀 힘들다"고 했다.
‘넷플릭스 & 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 / 사진 제공 = 넷플릭스
‘넷플릭스 & 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 / 사진 제공 = 넷플릭스
넷플릭스 공동대표 테드 서랜도스는 영화를 보는 다양한 방식과 변화를 인정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는 “영화계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변한 것 같다. 협업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영화 제작의 조건이 ‘음식, 물, 스토리’라고 하더라. 지금 사람들이 어떻게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영화관에 모르는 사람들과 큰 스크린과 함께 보는 것도 좋지만 그저 옵션이 많아진 것이다. 어쩌면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뿐만 아니라 시네필이 되기에도 좋은 기회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영화를 보는 방식에 관련해 영화인들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여전히 영화감독들은 극장에서 영화 관람을 선호하고 추천한다. 시대의 흐름은 인정하지만 휴대폰으로 영화를 시청하는 것은 심리적 마지노선에 걸린다는 입장인 것이다.

지난 20일 진행된 영화 '밀수' 제작발표회에서 류승완 감독 또한 박찬욱 감독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그는 '밀수'를 꼭 극장에서 봐야만 하는 이유에 관해 “극장에서 큰 스크린과 세팅이 되어 있는 걸 전제로 작업한다. 제 영화를 휴대폰으로 본다는 걸 상상해 본 적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변하고 관객분들의 영화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무작정 고수할 수는 없겠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여전히 극장에서 관람을 하셔야 만든 사람의 의도가 100% 전달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불 꺼진 한 공간에서 같은 긴장과 감정의 흐름을 공유하는 것은 집에서 관람할 때는 느낄 수 없는 영화적 체험"이라고 덧붙이며 극장 관람을 추천했다.

세계적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과 관련 거대한 변화의 물살이 일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양한 입장이 있을 것이고 정답은 없다. 다만, 이 같은 변화 속에 영화와 극장의 존재 가치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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