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갈매기' 니나 역 진지희 인터뷰
진지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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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지희가 '갈매기'를 통해 연극에 처음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진지희는 2003년 드라마 '노란 손수건'으로 데뷔했다.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은 중견 배우가 됐다.

그는 2009년부터 2010년 3월까지 방송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이순재와 호흡을 맞췄다. '지붕 뚫고 하이킥' 출연 당시 진지희는 초등학생이었다. 이제는 아역 배우라는 타이틀을 벗고, 성인 연기자로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극작가 안톤 체홉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갈매기'는 인물들 간의 비극적인 사랑과 처절한 갈등, 인간 존재의 이유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 진지희는 극 중 니나 역을 맡았다. 니나는 배우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이다.
진지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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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희는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 13년 만에 '갈매기'로 이순재와 재회했다. '갈매기'는 그에게 있어서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에 '갈매기'는 진지희에게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연극에 처음 도전한 진지희를 텐아시아가 만났다.

지난해 12월 21일 개막해 오는 2월 5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갈매기'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 진지희. 그는 "첫 공연 날에는 설렌다는 마음이 더 컸다. '관객과 직접 만나다니'라는 설렘과 기대감이 있었다. 첫 공연 당시에 실수를 안 했다. 끝까지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점점 더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긴장감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스럽게도 제게 좋은 평가를 해주시고, '갈매기'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힘을 받아 더 무대에 서는 것 같다. 연극은 매체와 또 다른 느낌이 있다. 관객 앞에서 직접 연기해서 많이 떨릴 줄 알았는데, 무대 위에 있는 순간이 행복하더라. 물론 저는 아직 여유가 없는 '연극 뽀시래기'다"라고 덧붙였다.

진지희는 "초반에는 무대가 처음이기에 적응하는 데 시간을 들였다. 이제 조금씩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 관객의 초롱초롱한 눈을 볼 때마다 저 역시 '갈매기' 속 니나처럼 희열을 느낀다"며 웃었다.
진지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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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연극학부 학생 출신인 진지희는 왜 '갈매기'를 통해 첫 연극에 도전하게 됐을까. 그는 "이순재 선생님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대학생 시절 희곡을 많이 접했기에 '갈매기'는 저에게도 익숙하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이순재 선생님이 연출하신다는 말을 듣고 바로 그 작품이 뭐든 하고 싶었다"고 했다.

진지희는 "학교에서 많이 공부했던 고전 '갈매기'를 한다고 하시니 저한테는 의미가 남달랐다. 많이 읽기도 했고, 정말 싫어서 싫증도 냈지만, 애착을 가진 작품이다. 선생님과 '갈매기'가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가 탄생할까?'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연출을 통해 어떻게 디렉팅을 해주실지 기대감이 아주 컸다"고 말했다.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1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진지희는 이순재와 오랜만에 재회했을 당시에 대해 울컥했다고 밝혔다. 그는 "친할아버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제가 보기에 선생님은 그때보다 더 건강하신 것 같다. 무대 위에서 '우리가 오늘 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거지?'라는 대사가 있다. 그 대사를 들을 때마다 행복하다. 제 대사에 '네'라는 게 없는데, 저도 모르게 나온다. 지금도 공연 끝나면 지인분들에게 저를 소개해주신다"고 설명했다.

진지희는 "선생님이 그려놓은 니나가 있었다. 제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선생님께 많이 여쭤봤다. 선생님께서는 제 질문에 다 답을 해주셨다. 선생님이 생각한 선 안에 맞춰서 제가 표현하면 '이건 좋다', '이건 안 해도 괜찮을 거 같다'고 하신다. 선은 정해져 있지만 그 안에서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해주신다. 큰 디렉팅은 없지만, 선생님이 그려놓은 그림 안에서 조언자 역할을 해주고 계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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