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 마비, 반성문 쓰기 어려워" 참작 요구
신파적 서사…감형의 근거로 부족
마약 부작용 중 일부…악순환 고리에 묶여
돈스파이크 / 사진=텐아시아DB
돈스파이크 / 사진=텐아시아DB
'마약 혐의'로 기소된 유명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가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손끝 마비가 올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 호소한 돈스파이크. 신파적 스토리로 감형받기에는 그 죄가 가볍지 않다.

검찰은 20일 돈스파이크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985만 7500원, 재활 치료 200시간을 선고해달라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취급한 필로폰 양이 상당하고,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까지 범행에 가담하도록 한 점 등으로 미뤄 죄질이 불량하다"라고 지적했다.

돈스파이크의 필로폰 투약 논란은 지난해 말부터였다.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9차례에 걸쳐 사들였고, 14차례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 당시 20g의 필로폰을 소지했던 돈스파이크. 약 600명이 투약할 양이라 알려졌다. 그 때문에 다른 이에게 필로폰·엑스터시를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돈스파이크는 이날 재판에서 감정에 호소했다. 돈스파이크 측 변호인은 "구금 동안 손가락 끝이 마비되는 등 건강이 악화해 반성문조차 쓰기 어려운 사정 등을 참작해 피고인이 다시 한번 음악 활동을 통해 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돈스파이크 / 사진=텐아시아DB
돈스파이크 / 사진=텐아시아DB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 돈스파이크. 그가 마지막으로 희망을 둔 것은 신파적 서사였다. 건강 악화를 들먹이며, 조금이라도 감형을 노린 것.

돈스파이크의 손끝 마비는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다. 필로폰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마비다. 사람이 평생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의 4배까지 경험한다는 필로폰. 인위적으로 그 크기를 늘린 만큼, 감당해야 할 고통은 크다.

돈스파이크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평소 예민하다 호소하기도. 어느 날은 욕을 하며, 잠에서 일어나고 매사에 신경질적이라 고백했다. 또한 사중 인격임을 밝히며, 언제 시간이 지나가는지도 인지하지 못한다고.

모든 것이 필로폰 부작용이라 치부할 수 없지만, 대표적 증상의 일부다. 일상생활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없다는 악마의 약. 필로폰을 다시 하지 않으면 우울해지는 감정 때문에 끊어내기 어렵다.

이미 악순환의 고리에 묶여버린 돈스파이크. 그가 감당해야 할 마약의 부작용이 감형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돈스파이크는 음악 활동으로 사회봉사의 기회를 달라고 주장했다. 단죄의 무게를 줄이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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