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닥터로이어'가 첫 방송됐다. 임수향은 이 드라마에서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게는 부드러운 정의로운 검사 금석영 역을 맡았다. 금석영은 아픈 동생을 위해서 하던 일도 제치고 달려오는 인물.

앞서 '우리는 오늘부터'는 임수향 출연작인 MBC '닥터로이어'와 겹치기 편성으로 논란이 됐다. 최근 열린 '닥터로이어' 제작발표회에서 이용석 감독은 주연 임수향의 겹치기 출연 논란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내가 편성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 캐스팅할 때 늘 생각하는 게 '배우의 연기력이 훌륭한가', '캐릭터에 적합한가', '현장에서 태도가 어떤가'이다"라며 "겹치기 출연 문제는 사실 내가 뭐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배우들이 먼저 결정하는 조건. 불행하게도 편성 변화로 인해 겹치게 된 건데, 누구를 비난하거나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딱 잘라 말했다.

또한 "거기 드라마에서는 검사로 나온다. 시청자들이 임수향이 월화에는 이렇게 나오고 주말에는 또 다르게 나와서 헷갈린다고 할지, 좋다고 할지는 대중이 해줄 거라 생각한다. 그 답에 자신 있는 게 임수향은 이 나이 또래 배우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논란 있었지만 결과는 좋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MBC와 SBS 사이에 낀 임수향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임수향의 연기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방영 요일, 캐릭터가 다르다고 해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달라서 괜찮다'는 SBS의 자기합리화로 인해 불편할 마음을 드러낼 수 없는 건 배우이고, 두 작품 모두에 몰입할 수 없는 건 시청자다. '겹치기 방송'이 끝낼 때까지 임수향은 할 수 있는 일은 주어진 양쪽의 몫을 모두 최선을 다해 해내려 했다는 걸 연기로 보여주는 방법 뿐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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