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개봉 연기 끝에 '결백' 10일 개봉
신혜선, 영화 첫 주연
모녀 캐릭터 돋보이는 추적극
신혜선, 영화 첫 주연
모녀 캐릭터 돋보이는 추적극
코로나19로 두 차례 개봉이 밀렸던 영화 '결백'이 오는 10일 극장에 걸린다.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배우 신혜선은 배종옥과 함께 긴 호흡의 작품을 탄탄한 내공으로 끌고 간다. 4일 오후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결백'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박상현 감독과 배우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홍경, 태항호이 참석했다.
'결백'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치매에 걸린 어머니 화자(배종옥 분)가 지목된 가운데, 딸인 변호사 정인(신혜선 분)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 박 감독은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되는 추적극을 만들고 싶었다.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면서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에너지가 표현되길 바랐다. 장르적인 긴장감을 촘촘히 다루고 영화적 재미를 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영화적 갈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 용의자로 몰린 치매 걸린 어머니, 가족을 등진 채 살아가는 변호사 딸, 이런 모녀의 이야기를 쓰고 있던 중에 독극물 살인사건을 접하게 됐다”며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 이야기에 모티브를 가지고 내가 쓰고 있던 이야기도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는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 개봉일이 밀렸다가 오는 10일로 확정됐다. 신혜선은 “저도 많이 기다렸다. 아직 조심스러운 시기이지만 모두가 이렇게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어서 조금씩 활기를 띄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허준호는 “오픈이 돼서 기분은 좋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한다”면서 “영화를 보고 나니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신혜선, 배종옥의 팬이 됐다. 이 두 배우의 연기가 묻히지 않았으면 하고, 추천하고 싶다. 조심스럽게 (관객들을 극장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혜선은 엄마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변호에 나서는 딸 안정인 역을 맡았다. 영화 첫 주연인 신혜선은 “아직 큰 화면에 내 얼굴이 나오는 게 익숙하지 않다. 스크린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보니 내가 맞나 싶었다"며 "영화가 공개되는 날 다른 분들과 함께 보는 경험이 내겐 색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은 신혜선과 배종옥을 모녀로 캐스팅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박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던 당시 신혜선 씨가 출연하던 ‘비밀의 숲’ 보게 됐고, 딕션이나 감정이 좋았다”고 밝혔다. 또한 “신혜선 씨가 합류한 후 신혜선 씨와 닮은 엄마 역으로 누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배종옥 선배님이 생각났다”며 “팬심으로 시나리오를 드렸는데 선배님이 인텔리하고 지적인 역할을 많이 하셔서 조심스러웠다. 선배님은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다면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 배종옥은 치매에 걸린 엄마 채화자로 분했다. 배종옥은 “기억을 잃어버렸다가 기억이 돌아왔다가, 현재에 있다가 과거로 갔다가, 그런 장면을 연이어 찍은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들어가기 전에 캐릭터를 설정하면 보통 현장에서는 모니터를 잘 안 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수시로 왔다갔다 하면서 모니터링하고, 또 극 중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배종옥은 시골 촌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특수 분장했다. 배종옥은 “노역 분장하는 데 2~3시간씩 걸렸다. 분장하며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캐릭터에 빠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노역 분장이 분장만으로 보이지 않길 바랐다. 나라는 배우에 입혀진 게 아니라 그 인물에 훅 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장 내내 지켜보면서 조금 더 채화자를 이해하고 채화자의 삶 속으로 들어가려는 상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허준호는 대천시의 시장이자 차기 도지사 유력 후보인 추인회 역을 맡았다. 추인회는 살인사건의 피해자로 등장하지만, 용의자가 아닌가 싶은 정황도 드러난다. 허준호는 “추인회를 끝까지 결백한 인간이라는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연구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허준호 선배는 아이디어 뱅크였다”며 “걸음걸이, 비릿한 뉘앙스와 얼굴에 점까지 찍었다. 선배님이 캐릭터를 해석하면서 시나리오보다 더 다채롭게 표현됐다”고 말했다. 홍경은 안정인의 동생이자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안정수 역을 맡았다. 홍경은 “연기하는 데 있어 많은 이해와 공감이 필요했다. 실제로 이런 친구들을 만나보고 이 친구들 주변의 선생님들 등을 만나며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한 “첫 작품이어서 좋았고 부담도 됐지만 또 하나의 경험이 쌓인 것 같다”고 영화 첫 출연 소감을 밝혔다. 태항호는 안정인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지역 순경인 양왕용 역을 맡았다. 극 중 안정인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준다. 태항호는 “우리가 살다가 답답하고 힘들 때가 많은데 누구 하나는 믿어줄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이 인물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신혜선은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개봉에 대한 걱정과 설렘을 드러냈다. 배종옥은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있지 않나. 이 위기를 잘 넘길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건강 항상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태항호는 “2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니 일이 조금 힘들기도 하니 법이 허락하는 한 (극장에서) 시원하게 에어컨 틀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결백’은 오는 10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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