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 (Feat. Dynamic Duo)’‘씨스루 (Feat. 자이언티, 개코 Of 다이나믹듀오)’‘독 (Feat. 이센스 Of 슈프림팀)’부터 ’드라마 (Feat. 김성규)‘’U (Feat. 권진아, 랩몬스터)‘ 등….
80~90년대 태어난 이들이라면 한번은 들어봤을 법한 이 곡들은 모두 프로듀서 프라이머리(primary)가 만들었다. 프라이머리는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힙합 싱글을 수상한 가리온의 ’무투‘(2015)를 만드는 등 언더그라운드에서 먼저 주목 받은 후 흥행 보증 카드로 떠오른 프로듀서다. 정식 데뷔 전부터 밴드 ’프라이머리 스쿨‘을 결성해 프로젝트 앨범 ’Step Under The Metro’(2006)으로 가치를 선명히 드러내기도 했다. 이 앨범은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한국 힙합 명반 중 하나로 꼽힌다. 프라이머리는 한국 힙합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빅딜 레코드의 CEO도 맡았다.
빅딜 레코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프라이머리는 자신의 새로운 회사 팩토리 컴퍼니(Paktory Company)를 세우고 또 다른 도전을 하려 한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마련한 팩토리 컴퍼니 사옥에서 만난 프라이머리는 “지금 의욕과 에너지가 불타고 있다”며 웃었다. “프로듀서고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부터 내가 잘할 수 있는게 뭘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새 아티스트를 발굴해서 키우는 것에 자신감도 있고 욕심도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됐죠. 38살의 최동훈(프라이머리의 본명)에게도 모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지금 할 수 있는 도전을 늦추게 되면 시기를 놓치게 될 것 같았어요.”
그의 말처럼 프라이머리는 대중에게 자이언티, 빈지노, 크러쉬라는 이름이 생소할 때부터 재능을 눈여겨보고 음악 작업을 함께했다.
“앨범을 프로듀싱하면서 그 친구들이 처음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같이 지켜봤어요. 그 과정을 함께하면서 재능은 있지만 기회를 잡지 못한 친구들을 많이 제작해서 널리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좋은 콘텐츠 위주로 승부를 던지고 싶은 욕심도 생겼고요.”
프라이머리가 발굴한 팩토리 컴퍼니 1호 아티스트는 가수 론(ron)이다. 론은 프라이머리가 음악 감독을 맡은 영화 ‘사냥의 시간’에 엔딩곡으로 삽입된 ‘스쳐가 (Passing By)’를 부르기도 했다. ‘스쳐가’는 팩토리 컴퍼니의 믹스 테이프 프로젝트 시리즈의 첫 주자가 된 곡이기도 하다. 이 시리즈는 프라이머리가 자신이 영입하고 프로듀싱한 신인 뮤지션들의 곡들을 선보이는 연작이다. 프라이머리는 오는 6월부터 신곡과 아티스트들을 꾸준히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론은 작사나 톱라인 작곡 일을 하면서 제 주변 작곡가들한테 먼저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가수 태연 곡의 작사도 했던 경험이 있고요. 실제로 함께 작업을 하면서 보니 작사 센스가 있고, 잘생겨서 가수까지 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웃음) 론 외에도 힙합, 일렉트로닉부터 어쿠스틱, 오케스트라 사운드까지 범위를 넓혀서 아티스트 계약을 했어요.” 프라이머리는 뮤지션들과의 협업 외에도 이전부터 광고 음악은 물론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 온스타일 ‘Style meets arts’ 등의 음악 감독을 맡으며 전방위로 활약했다. ‘사냥의 시간’의 윤성현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사냥의 시간’은 사운드가 전부인 영화”라고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작품의 배경음악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라 머뭇거렸는데 윤성현 감독님의 영화라고 해서 바로 미팅을 잡았어요. 어렸을 때 ‘파수꾼’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었거든요. 실제로 감독님을 만나보니 중고등학교 친구들도 많이 겹쳐서 빨리 친해지게 됐습니다.(웃음) ‘사냥의 시간’ 영화 곳곳에도 팩토리 컴퍼니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영화 장치처럼 녹여놨어요.”
이 외에도 프라이머리에겐 중요한 변화들이 생겼다. 팩토리 컴퍼니 대표를 맡게 되며 자연스럽게 이전 소속사였던 아메바컬쳐와 전속계약이 종료된 것도 포함된다. 프라이머리는 아메바컬쳐와 10여년간 소속 아티스트로서 계약을 이어왔다.
“아메바컬쳐와는 지금도 되게 친해요. 다만 지금까진 회사라는 방패막 속에 잇엇다면 이젠 제가 헤쳐나갈 때가 됐죠. 모험도 하고 안 해봤던 장르를 개척할 것 같아요. 저는 국내 음악 시장이 흔히 ‘피지컬’로 불리는 음반 위주에서 음원 스트리밍 위주로 바뀌는 걸 직접 경험했어요. 프라이머리 스쿨 2집 음반을 제가 제작했는데 스트리밍이 대세가 되면서 직격타를 맞았거든요. CD가 안 팔려서 해외 유학까지 갈 생각도 했어요. 그때가 프라이머리 스쿨의 전환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포감도 느껴졌죠. 그런데 지금 또 음원 사이트 업계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 같아요. 유튜브 뮤직이나 OTT(Over The Top) 이용자 수도 늘어나고 있고요.”
도전정신을 갖춘 대표로 돌아온 프라이머리는 “지금은 뭐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프라이머리는 ‘천재 프로듀서’로 불렸던 만큼 MBC ‘무한도전-무도가요제’ 등에도 출연해 방송 활동도 꽤 활발히 한 경험이 있다. ‘무한도전’ 출연 당시 박명수와 파트너를 이뤄 ‘거머리’ 팀을 결성한 후 ‘아이 갓 씨(I got see)’란 곡을 선보였으나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Mnet ‘쇼미더머니’ 등 힙합 관련 프로그램이 흥했으나 프라이머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쇼미더머니’ 측에서 몇 번 출연 제의 연락이 온 적은 있었어요. 그런데 전 스스로도 로봇이라고 생각할 만큼 표정 변화도 없고 말도 없거든요. 그래서 연락에 응하진 않았는데 이젠 불러만 주시면….(웃음) (‘무한도전’ 출연 당시 썼던) 박스도 회사에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하하.” 늙을 일이 없는 박스처럼 스테디셀러로 사랑받는 것. 이것이 프라이머리와 팩토리 컴퍼니가 지향하는 음악의 방향이다.
“사람들이 저한테 박스를 왜 썼냐고 물어보곤 해요. 전 박스를 쓰면 나이를 먹지 않는 캐릭터가 된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그렇게 시대를 초월한 캐릭터와 음악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3개월을 못 넘기는 불꽃보다 말이죠.”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80~90년대 태어난 이들이라면 한번은 들어봤을 법한 이 곡들은 모두 프로듀서 프라이머리(primary)가 만들었다. 프라이머리는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힙합 싱글을 수상한 가리온의 ’무투‘(2015)를 만드는 등 언더그라운드에서 먼저 주목 받은 후 흥행 보증 카드로 떠오른 프로듀서다. 정식 데뷔 전부터 밴드 ’프라이머리 스쿨‘을 결성해 프로젝트 앨범 ’Step Under The Metro’(2006)으로 가치를 선명히 드러내기도 했다. 이 앨범은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한국 힙합 명반 중 하나로 꼽힌다. 프라이머리는 한국 힙합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빅딜 레코드의 CEO도 맡았다.
빅딜 레코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프라이머리는 자신의 새로운 회사 팩토리 컴퍼니(Paktory Company)를 세우고 또 다른 도전을 하려 한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마련한 팩토리 컴퍼니 사옥에서 만난 프라이머리는 “지금 의욕과 에너지가 불타고 있다”며 웃었다. “프로듀서고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부터 내가 잘할 수 있는게 뭘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새 아티스트를 발굴해서 키우는 것에 자신감도 있고 욕심도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됐죠. 38살의 최동훈(프라이머리의 본명)에게도 모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지금 할 수 있는 도전을 늦추게 되면 시기를 놓치게 될 것 같았어요.”
그의 말처럼 프라이머리는 대중에게 자이언티, 빈지노, 크러쉬라는 이름이 생소할 때부터 재능을 눈여겨보고 음악 작업을 함께했다.
“앨범을 프로듀싱하면서 그 친구들이 처음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같이 지켜봤어요. 그 과정을 함께하면서 재능은 있지만 기회를 잡지 못한 친구들을 많이 제작해서 널리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좋은 콘텐츠 위주로 승부를 던지고 싶은 욕심도 생겼고요.”
프라이머리가 발굴한 팩토리 컴퍼니 1호 아티스트는 가수 론(ron)이다. 론은 프라이머리가 음악 감독을 맡은 영화 ‘사냥의 시간’에 엔딩곡으로 삽입된 ‘스쳐가 (Passing By)’를 부르기도 했다. ‘스쳐가’는 팩토리 컴퍼니의 믹스 테이프 프로젝트 시리즈의 첫 주자가 된 곡이기도 하다. 이 시리즈는 프라이머리가 자신이 영입하고 프로듀싱한 신인 뮤지션들의 곡들을 선보이는 연작이다. 프라이머리는 오는 6월부터 신곡과 아티스트들을 꾸준히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론은 작사나 톱라인 작곡 일을 하면서 제 주변 작곡가들한테 먼저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가수 태연 곡의 작사도 했던 경험이 있고요. 실제로 함께 작업을 하면서 보니 작사 센스가 있고, 잘생겨서 가수까지 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웃음) 론 외에도 힙합, 일렉트로닉부터 어쿠스틱, 오케스트라 사운드까지 범위를 넓혀서 아티스트 계약을 했어요.” 프라이머리는 뮤지션들과의 협업 외에도 이전부터 광고 음악은 물론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 온스타일 ‘Style meets arts’ 등의 음악 감독을 맡으며 전방위로 활약했다. ‘사냥의 시간’의 윤성현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사냥의 시간’은 사운드가 전부인 영화”라고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작품의 배경음악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라 머뭇거렸는데 윤성현 감독님의 영화라고 해서 바로 미팅을 잡았어요. 어렸을 때 ‘파수꾼’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었거든요. 실제로 감독님을 만나보니 중고등학교 친구들도 많이 겹쳐서 빨리 친해지게 됐습니다.(웃음) ‘사냥의 시간’ 영화 곳곳에도 팩토리 컴퍼니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영화 장치처럼 녹여놨어요.”
이 외에도 프라이머리에겐 중요한 변화들이 생겼다. 팩토리 컴퍼니 대표를 맡게 되며 자연스럽게 이전 소속사였던 아메바컬쳐와 전속계약이 종료된 것도 포함된다. 프라이머리는 아메바컬쳐와 10여년간 소속 아티스트로서 계약을 이어왔다.
“아메바컬쳐와는 지금도 되게 친해요. 다만 지금까진 회사라는 방패막 속에 잇엇다면 이젠 제가 헤쳐나갈 때가 됐죠. 모험도 하고 안 해봤던 장르를 개척할 것 같아요. 저는 국내 음악 시장이 흔히 ‘피지컬’로 불리는 음반 위주에서 음원 스트리밍 위주로 바뀌는 걸 직접 경험했어요. 프라이머리 스쿨 2집 음반을 제가 제작했는데 스트리밍이 대세가 되면서 직격타를 맞았거든요. CD가 안 팔려서 해외 유학까지 갈 생각도 했어요. 그때가 프라이머리 스쿨의 전환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포감도 느껴졌죠. 그런데 지금 또 음원 사이트 업계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 같아요. 유튜브 뮤직이나 OTT(Over The Top) 이용자 수도 늘어나고 있고요.”
도전정신을 갖춘 대표로 돌아온 프라이머리는 “지금은 뭐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프라이머리는 ‘천재 프로듀서’로 불렸던 만큼 MBC ‘무한도전-무도가요제’ 등에도 출연해 방송 활동도 꽤 활발히 한 경험이 있다. ‘무한도전’ 출연 당시 박명수와 파트너를 이뤄 ‘거머리’ 팀을 결성한 후 ‘아이 갓 씨(I got see)’란 곡을 선보였으나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Mnet ‘쇼미더머니’ 등 힙합 관련 프로그램이 흥했으나 프라이머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쇼미더머니’ 측에서 몇 번 출연 제의 연락이 온 적은 있었어요. 그런데 전 스스로도 로봇이라고 생각할 만큼 표정 변화도 없고 말도 없거든요. 그래서 연락에 응하진 않았는데 이젠 불러만 주시면….(웃음) (‘무한도전’ 출연 당시 썼던) 박스도 회사에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하하.” 늙을 일이 없는 박스처럼 스테디셀러로 사랑받는 것. 이것이 프라이머리와 팩토리 컴퍼니가 지향하는 음악의 방향이다.
“사람들이 저한테 박스를 왜 썼냐고 물어보곤 해요. 전 박스를 쓰면 나이를 먹지 않는 캐릭터가 된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그렇게 시대를 초월한 캐릭터와 음악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3개월을 못 넘기는 불꽃보다 말이죠.”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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