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 />
이승철: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 1때만 해도 개인적 추억이나 기념으로 나오신 분들이 많았는데 시즌 2에서 악기를 가지고 나오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장재인, 조문근 덕분에 일반인들에게 기타나 젬베 같은 악기들이 익숙해졌다. 통기타 판매량이 늘었다고 하는 걸 보면 대단히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즌 3에서는 그런 흐름을 반영하듯 단순히 싱어만이 되겠다거나 기획사 오디션을 보러 온 느낌이 아니라 뮤지션이 되려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북경과 뉴욕 오디션에서는 R&B 가수들도 대거 나왔고, 통기타 듀오가 아주 좋았던 기억이 난다. 예고편에도 나왔지만 나는 이번엔 독설을 하지 않았다. (웃음) 너무나 잘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입 쩍 벌리고 음악을 들었다.
윤종신: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수준이 높아졌다. 처음에는 작년 기준으로 ‘이 정도면 잘 하는데’ 하고 합격시켰다가 뚜껑을 열수록 점점 수준이 높아졌다는 걸 깨닫고 중간부터 까다롭게 심사에 임하게 됐다. 오디션에 참가하려는 친구들이 를 기다렸다는 생각이 든다. 슈퍼위크 참가자를 100명 넘게 고르는데도 굉장히 힘들었다. 올해도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몇 명을 발견했는데, 이승철 씨나 윤미래 씨가 저와 같은 눈이 아닐 수도 있으니 슈퍼위크 때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대회 기간 내에 성장해가는 친구들이 분명 서너 명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음악을 더 맛있게 멋있게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 “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 /> “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 />
다른 오디션도 많은데 ‘를 기다렸다’고 할 만큼 유독 참가자가 많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윤종신: 앞의 두 시즌을 먼저 봤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가 원조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다른 대회에 나간 적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하던데, 진짜 실력이 좋은 친구들은 여기저기 안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용범 CP: 한 친구가 “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고 하더라. (웃음) 진짜 실력자들이 많은 데서 제대로 겨루는 게 낫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는 참가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오디션인 것 같다. 심사위원들이 쓴 소리를 많이 하시지만 그들에 대한 애정을 많이 보여주시다 보니 참가자들도 여기 나오면 자신들이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승철: 대중적인 부분도 있지만 음악적인 장점이나 재능을 정확히 짚어줄 수 있는 오디션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가 독설도 하고 꼬집기도 하지만 올해부터는 레슨 위주의 조언도 많이 해 줬다. 그걸 받아들이는 참가자들의 태도 역시 정말 ‘음악’을 하고 싶어 나온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제작진이나 참가자들이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다고 했는데 어떤 면에서 특히 그런가?
이승철: 시즌 1의 참가자들을 처음 봤을 때는 나도 그분들도 뭐가 뭔지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리고 시즌 2까지만 해도 기억에 남을 만큼 재미있는 참가자들이 굉장히 많았다. 손톱이 1미터는 되는 무속인도 오셨고 랩을 요들송처럼 하는 분도 계셨는데 시즌 3에서는 그런 특이한 참가자들이 매우 줄었다. 다들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는 뚜렷한 자세가 있으셨기 때문에 더 진지한 자세로 심사할 수 있었다. 또, 밴드나 댄스 팀의 출연도 늘었고 자작곡을 가지고 나오신 분들도 많아 다양한 음악을 느낄 수 있었다.
김용범 CP: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반주에 맞춰서 박자감 있게 노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 시즌에는 무반주로 예선을 치렀지만 이번에는 반주를 사용할 수 있게 변경했다.
이승철: 현장에서 만든 ‘대기제’라는 시스템도 생겼다. 오디션 순서상 먼저 나온 사람들부터 뽑게 되면 실력이 출중하신 분들이 후반에 나왔다가 불리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초반에 실력이 괜찮다고 느껴지는 분들이 있으면 예선 종료까지 대기를 부탁했다가 마지막에 비슷비슷한 실력자들을 모아 한 번에 심사했다.
윤미래 씨는 이효리, 엄정화 씨에 이어 새로운 여성 심사위원이 되었는데 어떤 각오를 가지고 있나.
윤미래: 사실 시즌 1, 2에 참여할 때마다 ‘두 번 다시 안 한다’고 생각했을 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실력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점점 정이 갔다. 누군가의 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너무 영광이고 감사한 마음에 결정했다. ‘정이 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기준으로 심사를 해 나갈 예정인지.
윤미래: 솔직히 선배님들 앞에서 테크닉적인 것에 대해 얘기하기는 좀 어렵다. 다른 것보다 그냥 소울(soul)을 느낄 수 있는 분을 찾고 있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승철: 윤미래 씨는 뉴욕과 중국 예선에서 특히 크게 활약하셨다. 일단 영어가 되시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 말 못하고 있을 때도. (웃음)
에서 윤미래 씨의 음악적 기반인 힙합 장르도 좀 더 포용할 수 있을까.
윤미래: 힙합 뿐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좋아한다. 힙합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이 장르를 더 선호한다기보다는, 힙합을 선택한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 주는 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솔직히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력이 안 되면 그 점에 대해 솔직히 말해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힙합 아티스트들이 많이 참가하길 바라는 마음은 있다. (웃음)
윤종신: 함께 심사를 해 보니, 윤미래 씨도 음악을 10년 이상 하신 분이기 때문에 힙합 뿐 아니라 발라드나 락 같은 여러 장르를 평가하는 직관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전 시즌과 달리 이번에는 팀 단위 참가들을 한 명씩 나누지 않고 그대로 살려서 올려 보내는 시스템인데 그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김용범 CP: 작년의 ‘타란튤라’처럼 슈퍼위크에 올라가면서 팀이 찢어진 참가자들은 어떤 면에서 역차별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듀엣, 록밴드, 아카펠라, 댄스그룹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출연했고 미션 부분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 하지만 심사 기준은 솔로나 그룹이나 똑같다. 중요한 건 음악적 발전 가능성이다. 그리고 작년에는 밴드의 경우 악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시켰는데 올해는 솔로들에게도 반주를 허락한 상황이라 각자 사운드를 살려서 오디션을 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이 보이스를 잘 들을 수 있도록 음향 시스템도 개선했다.
밴드 출신인 이승철 씨는 팀 단위 참가자들을 보며 느끼는 점이나 조언하고 싶은 점이 남다를 것 같다.
이승철: 요즘 ‘록 그룹의 부활’이라는 느낌이 들 만큼 많은 밴드들이 활동하고 있고, 예전의 록 그룹들도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시스템이 도입된 것 같다. 예상대로 많은 밴드들이 나왔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밴드들은 대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만을 해온 친구들인데 그들이 한 회씩 거듭나면서 나름대로의 편곡과 곡 해석을 보여줄 거고, 심지어 하기 싫은 음악도 ‘해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면서 음악을 더 맛있게 멋있게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본다.
“사생활 면에서는 보호를 해 주고 싶다” “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 /> “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 />
요즘 예능 프로그램 예고편이 자극적인 편집 등으로 종종 구설수에 오르는데, 는 편집할 때 어떤 기준으로 작업했나.
김용범 CP: 기본적으로 는 참가자들이 프로의 세계에 뛰어드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방송 역시 일부러 악의적으로 편집하지는 않지만 가감 없이 보여줄 생각이다. 물론 실제 심사에서 일어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지, 없던 사연을 지어내거나 있는 것을 가리지는 않을 거다. 그런데 요즘 워낙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예전에 남겼던 트위터나 미니홈피 글이 히스토리로 남아 그들에 대한 공격으로 돌아올 때도 많은데, 음악 관련이 아닌 사생활 면에서는 보호를 해 주고 싶다. 작년에는 제작진들이 미숙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지만, 올해는 음악적인 베이스가 워낙 좋은 친구들이 더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사생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약간 민망할 정도로 음악만 가지고도 다양한 얘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가 지상파의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해 갖고 있는 경쟁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김용범 CP : 시즌 1과 이번 시즌 3의 가장 큰 차이는 참가자들의 실력 차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1은 음악 사업 전반과 가요계에 대한 고민 끝에 만들어진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지만 당시는 누구도 이런 성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시즌 2가 큰 인기를 얻었고 시즌 3에 오면서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 시즌은 ‘아무도 보지 않았던 오디션’과 ‘너무 많이 본 오디션’ 사이의 새로운 도전이다. 비록 케이블에서 방송하기 때문에 지상파 프로그램처럼 쉽게 접할 수는 없더라도 멀티미디어의 발달로 단지 시청률 외에도 경쟁력이나 파급력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은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즌 3 편집을 하면서 자신감이 좀 생겼다. 참가자들이 다르고, 심사위원들의 안목이 다르고, 심사를 통과해 올라가는 친구들의 장래성도 달라질 거다. 전체적으로 스타들이 끊임없이 나오게 될 거고 가요계가 풍성해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9월부터 MBC에서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인 를 방송하는데 만의 차별점이나 매력이라면?
김용범 CP: 뿐 아니라 ‘나는 가수다’나 ‘불후의 명곡 2’ 등 예전에 TV에서 보고 들을 수 없었던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겨 좋은 것 같다. 처럼 일반인들에게 가수로서의 등용문을 열어줄 수 있는 분위기와 프로그램이 생긴 것도 좋다. 다만 시기가 겹치는 바람에 참가자들이 대학 입시처럼 A군, B군으로 나눠 지원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아쉽기도 하다. 그리고 사실 의 경쟁상대는 시즌 1, 2라고 생각한다. 전 시즌보다 더 잘 돼야 한다,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만들었을 뿐 금요일 밤 방송 시간대가 다른 프로그램과 겹친다고 전전긍긍하지는 않는다.
윤종신: 어차피 원래 하던 사람이 차별점을 가질 수는 없는 것 같다. 하던 대로 하는 거다. 이번에 진행해보니 참가자들이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에 심사위원들도 자연히 업그레이드됐다. 우리가 도태될 수는 없지 않나. (웃음) 조금 더 섬세하게, 보는 맛과 듣는 맛이 다 있는 대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요를 하는 ‘가요인’ 입장에서는 가요를 다뤄주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서 좋다. 많은 분들이 음악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해 주시니까.
이승철: 모든 곳에는 라이벌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예능도 그렇고, 유독 오디션 프로그램은 심사 제도가 있어 그런지 더 심한 것 같은데 우리는 무엇보다 맛으로 승부를 보게 될 것 같다. 197만 명이 만들어낸 다양성의 맛에서 차별화될 거다.
윤미래: 솔직히, 차별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시즌 1, 2에 이어 이번에도 참여해서 스태프들이나 오디션 참가자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가족’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대박나면 좋겠다. (웃음)
글. 최지은 five@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장경진 three@
“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을 모셨습니다.” 11일 열린 Mnet 기자간담회의 진행자는 말했다.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참가자들이다. 하지만 를 시즌 1부터 기획, 제작해 온 김용범 CP와 프로그램의 개성을 뚜렷하게 구축한 심사위원 이승철, 윤종신이 아니라면 197만 명의 지원자 중 단 한 명(혹은 한 팀)의 우승자가 발표되기까지의 드라마가 흥미롭게 만들어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시즌 3의 새로운 심사위원으로 투입된 윤미래 역시 또 다른 주인공이다. 총 14주 동안 펼쳐질 뜨거운 레이스를 앞두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지역 예선을 진행하면서 느낀 분위기는 어땠나.
이승철: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 1때만 해도 개인적 추억이나 기념으로 나오신 분들이 많았는데 시즌 2에서 악기를 가지고 나오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장재인, 조문근 덕분에 일반인들에게 기타나 젬베 같은 악기들이 익숙해졌다. 통기타 판매량이 늘었다고 하는 걸 보면 대단히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즌 3에서는 그런 흐름을 반영하듯 단순히 싱어만이 되겠다거나 기획사 오디션을 보러 온 느낌이 아니라 뮤지션이 되려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북경과 뉴욕 오디션에서는 R&B 가수들도 대거 나왔고, 통기타 듀오가 아주 좋았던 기억이 난다. 예고편에도 나왔지만 나는 이번엔 독설을 하지 않았다. (웃음) 너무나 잘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입 쩍 벌리고 음악을 들었다.
윤종신: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수준이 높아졌다. 처음에는 작년 기준으로 ‘이 정도면 잘 하는데’ 하고 합격시켰다가 뚜껑을 열수록 점점 수준이 높아졌다는 걸 깨닫고 중간부터 까다롭게 심사에 임하게 됐다. 오디션에 참가하려는 친구들이 를 기다렸다는 생각이 든다. 슈퍼위크 참가자를 100명 넘게 고르는데도 굉장히 힘들었다. 올해도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몇 명을 발견했는데, 이승철 씨나 윤미래 씨가 저와 같은 눈이 아닐 수도 있으니 슈퍼위크 때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대회 기간 내에 성장해가는 친구들이 분명 서너 명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음악을 더 맛있게 멋있게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 “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 /> “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 />
다른 오디션도 많은데 ‘를 기다렸다’고 할 만큼 유독 참가자가 많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윤종신: 앞의 두 시즌을 먼저 봤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가 원조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다른 대회에 나간 적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하던데, 진짜 실력이 좋은 친구들은 여기저기 안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용범 CP: 한 친구가 “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고 하더라. (웃음) 진짜 실력자들이 많은 데서 제대로 겨루는 게 낫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는 참가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오디션인 것 같다. 심사위원들이 쓴 소리를 많이 하시지만 그들에 대한 애정을 많이 보여주시다 보니 참가자들도 여기 나오면 자신들이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승철: 대중적인 부분도 있지만 음악적인 장점이나 재능을 정확히 짚어줄 수 있는 오디션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가 독설도 하고 꼬집기도 하지만 올해부터는 레슨 위주의 조언도 많이 해 줬다. 그걸 받아들이는 참가자들의 태도 역시 정말 ‘음악’을 하고 싶어 나온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제작진이나 참가자들이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다고 했는데 어떤 면에서 특히 그런가?
이승철: 시즌 1의 참가자들을 처음 봤을 때는 나도 그분들도 뭐가 뭔지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리고 시즌 2까지만 해도 기억에 남을 만큼 재미있는 참가자들이 굉장히 많았다. 손톱이 1미터는 되는 무속인도 오셨고 랩을 요들송처럼 하는 분도 계셨는데 시즌 3에서는 그런 특이한 참가자들이 매우 줄었다. 다들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는 뚜렷한 자세가 있으셨기 때문에 더 진지한 자세로 심사할 수 있었다. 또, 밴드나 댄스 팀의 출연도 늘었고 자작곡을 가지고 나오신 분들도 많아 다양한 음악을 느낄 수 있었다.
김용범 CP: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반주에 맞춰서 박자감 있게 노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 시즌에는 무반주로 예선을 치렀지만 이번에는 반주를 사용할 수 있게 변경했다.
이승철: 현장에서 만든 ‘대기제’라는 시스템도 생겼다. 오디션 순서상 먼저 나온 사람들부터 뽑게 되면 실력이 출중하신 분들이 후반에 나왔다가 불리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초반에 실력이 괜찮다고 느껴지는 분들이 있으면 예선 종료까지 대기를 부탁했다가 마지막에 비슷비슷한 실력자들을 모아 한 번에 심사했다.
윤미래 씨는 이효리, 엄정화 씨에 이어 새로운 여성 심사위원이 되었는데 어떤 각오를 가지고 있나.
윤미래: 사실 시즌 1, 2에 참여할 때마다 ‘두 번 다시 안 한다’고 생각했을 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실력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점점 정이 갔다. 누군가의 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너무 영광이고 감사한 마음에 결정했다. ‘정이 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기준으로 심사를 해 나갈 예정인지.
윤미래: 솔직히 선배님들 앞에서 테크닉적인 것에 대해 얘기하기는 좀 어렵다. 다른 것보다 그냥 소울(soul)을 느낄 수 있는 분을 찾고 있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승철: 윤미래 씨는 뉴욕과 중국 예선에서 특히 크게 활약하셨다. 일단 영어가 되시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 말 못하고 있을 때도. (웃음)
에서 윤미래 씨의 음악적 기반인 힙합 장르도 좀 더 포용할 수 있을까.
윤미래: 힙합 뿐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좋아한다. 힙합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이 장르를 더 선호한다기보다는, 힙합을 선택한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 주는 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솔직히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력이 안 되면 그 점에 대해 솔직히 말해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힙합 아티스트들이 많이 참가하길 바라는 마음은 있다. (웃음)
윤종신: 함께 심사를 해 보니, 윤미래 씨도 음악을 10년 이상 하신 분이기 때문에 힙합 뿐 아니라 발라드나 락 같은 여러 장르를 평가하는 직관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전 시즌과 달리 이번에는 팀 단위 참가들을 한 명씩 나누지 않고 그대로 살려서 올려 보내는 시스템인데 그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김용범 CP: 작년의 ‘타란튤라’처럼 슈퍼위크에 올라가면서 팀이 찢어진 참가자들은 어떤 면에서 역차별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듀엣, 록밴드, 아카펠라, 댄스그룹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출연했고 미션 부분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 하지만 심사 기준은 솔로나 그룹이나 똑같다. 중요한 건 음악적 발전 가능성이다. 그리고 작년에는 밴드의 경우 악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시켰는데 올해는 솔로들에게도 반주를 허락한 상황이라 각자 사운드를 살려서 오디션을 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이 보이스를 잘 들을 수 있도록 음향 시스템도 개선했다.
밴드 출신인 이승철 씨는 팀 단위 참가자들을 보며 느끼는 점이나 조언하고 싶은 점이 남다를 것 같다.
이승철: 요즘 ‘록 그룹의 부활’이라는 느낌이 들 만큼 많은 밴드들이 활동하고 있고, 예전의 록 그룹들도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시스템이 도입된 것 같다. 예상대로 많은 밴드들이 나왔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밴드들은 대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만을 해온 친구들인데 그들이 한 회씩 거듭나면서 나름대로의 편곡과 곡 해석을 보여줄 거고, 심지어 하기 싫은 음악도 ‘해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면서 음악을 더 맛있게 멋있게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본다.
“사생활 면에서는 보호를 해 주고 싶다” “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 /> “정말 박 터지는 데서 박 터지는 게 낫다”" />
요즘 예능 프로그램 예고편이 자극적인 편집 등으로 종종 구설수에 오르는데, 는 편집할 때 어떤 기준으로 작업했나.
김용범 CP: 기본적으로 는 참가자들이 프로의 세계에 뛰어드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방송 역시 일부러 악의적으로 편집하지는 않지만 가감 없이 보여줄 생각이다. 물론 실제 심사에서 일어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지, 없던 사연을 지어내거나 있는 것을 가리지는 않을 거다. 그런데 요즘 워낙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예전에 남겼던 트위터나 미니홈피 글이 히스토리로 남아 그들에 대한 공격으로 돌아올 때도 많은데, 음악 관련이 아닌 사생활 면에서는 보호를 해 주고 싶다. 작년에는 제작진들이 미숙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지만, 올해는 음악적인 베이스가 워낙 좋은 친구들이 더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사생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약간 민망할 정도로 음악만 가지고도 다양한 얘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가 지상파의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해 갖고 있는 경쟁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김용범 CP : 시즌 1과 이번 시즌 3의 가장 큰 차이는 참가자들의 실력 차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1은 음악 사업 전반과 가요계에 대한 고민 끝에 만들어진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지만 당시는 누구도 이런 성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시즌 2가 큰 인기를 얻었고 시즌 3에 오면서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 시즌은 ‘아무도 보지 않았던 오디션’과 ‘너무 많이 본 오디션’ 사이의 새로운 도전이다. 비록 케이블에서 방송하기 때문에 지상파 프로그램처럼 쉽게 접할 수는 없더라도 멀티미디어의 발달로 단지 시청률 외에도 경쟁력이나 파급력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은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즌 3 편집을 하면서 자신감이 좀 생겼다. 참가자들이 다르고, 심사위원들의 안목이 다르고, 심사를 통과해 올라가는 친구들의 장래성도 달라질 거다. 전체적으로 스타들이 끊임없이 나오게 될 거고 가요계가 풍성해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9월부터 MBC에서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인 를 방송하는데 만의 차별점이나 매력이라면?
김용범 CP: 뿐 아니라 ‘나는 가수다’나 ‘불후의 명곡 2’ 등 예전에 TV에서 보고 들을 수 없었던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겨 좋은 것 같다. 처럼 일반인들에게 가수로서의 등용문을 열어줄 수 있는 분위기와 프로그램이 생긴 것도 좋다. 다만 시기가 겹치는 바람에 참가자들이 대학 입시처럼 A군, B군으로 나눠 지원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아쉽기도 하다. 그리고 사실 의 경쟁상대는 시즌 1, 2라고 생각한다. 전 시즌보다 더 잘 돼야 한다,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만들었을 뿐 금요일 밤 방송 시간대가 다른 프로그램과 겹친다고 전전긍긍하지는 않는다.
윤종신: 어차피 원래 하던 사람이 차별점을 가질 수는 없는 것 같다. 하던 대로 하는 거다. 이번에 진행해보니 참가자들이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에 심사위원들도 자연히 업그레이드됐다. 우리가 도태될 수는 없지 않나. (웃음) 조금 더 섬세하게, 보는 맛과 듣는 맛이 다 있는 대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요를 하는 ‘가요인’ 입장에서는 가요를 다뤄주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서 좋다. 많은 분들이 음악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해 주시니까.
이승철: 모든 곳에는 라이벌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예능도 그렇고, 유독 오디션 프로그램은 심사 제도가 있어 그런지 더 심한 것 같은데 우리는 무엇보다 맛으로 승부를 보게 될 것 같다. 197만 명이 만들어낸 다양성의 맛에서 차별화될 거다.
윤미래: 솔직히, 차별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시즌 1, 2에 이어 이번에도 참여해서 스태프들이나 오디션 참가자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가족’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대박나면 좋겠다. (웃음)
글. 최지은 five@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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