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먹한 음란마귀 권오중 vs 답답한 음란마귀 하하
먹먹한 음란마귀 권오중 vs 답답한 음란마귀 하하
먹먹한 음란마귀 권오중
결혼을 빨리해 먹먹한 남자다. 아무리 외면하려 해도 불시에 엄습하는 먹먹함은 때때로 이 건장한 성인 남성을 잡아먹기에 충분한데, 이는 권오중 자신도 모르게 한층 더 농익은 발언과 표정으로 발현되곤 한다. 첫사랑과 결혼했다는 은지원의 말에 의식적으로 “저도요”라며 순정파 남편 대열에 합류하려 했으나 곧바로 따라온 이상야릇한 미소는 미처 제어하지 못한다. 기가 막힌 토끼춤으로 한껏 재능을 발산할 땐 몸도 좋은데 춤까지 잘 추는 훈남 신랑이 될 뻔 했지만, 처음 만난 여자들과 ‘접촉’할 수도 있다는 클럽 이야기에 또 다시 ‘므흣’한 미소를 지어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한 것도 마찬가지. 물론 이 남자가 사랑을 모른다거나 다양한 표현을 안 쓰는 건 아니다. 자신과 형제들이 약골인 이유는 “아버님이 술을 드시고 항상 사랑을 나누셨다”는 것으로, 경찰서에 끌려갈 만큼 강렬했던 아내와의 차 데이트는 “껴안고만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하는 걸 보면 그도 충분히 포장의 기술을 안다. 다만, 굳이 순화시켜야 할 필요성을 모르겠다는 듯한 당당한 표정과 목소리가 ‘다시 태어나도 혼자’의 삶을 바란다는 진정을 발설해버릴 만큼 먹먹하다고 외칠 뿐이다. 그러니 누구도 쉽게 그를 탓할 순 없다.

답답한 음란마귀 하하
결혼을 빨리 못해 답답한 남자다. 물론, 이는 예비 신부와 한시라도 빨리 모든 순간을 함께 하고 싶어 생긴 마음의 병이지만 별을 향한 사랑의 크기만큼이나 무시 못 할 남자 하하의 욕망을 억눌러 생긴 답답함이기도 하다. “아직 끝까지 가본 적도 없다”는, 평소 하하에게서 발견하기 힘든 진취적인 발언에서 이 답답함의 정도를 엿볼 수 있는데 예비 신부의 혼전 순결 서약이라는 장벽이 한 남자를 얼마나 변화시키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난스럽게 “결혼하자”고 할 땐 예상이나 했을까. “올해 서른넷”인 한 남자가, 신앙인 이전에 술도 마시고 담배도 태우며 삶의 기쁨을 즐길 줄 아는 한 남자가,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 일인지는 하하도 몰랐을 것이고 그를 바라보는 대중 또한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래서 결국 터져버린 그의 외침에 눈물을 감추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이 모든 자제는 “너이기에 가능”했고 “나에겐 음란마귀가 있고 나 너무 힘들”다고, “결혼을 서두르는 이유도 고은이(별의 본명)의 철통수비” 때문이라는 외침. 이 얼마나 절실하고 솔직한 고백인가. 그러니 하루라도 더 빨리 결혼식 날 오게 하라고! 하하도 남자라고!! 하하 미추어버린다고!!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