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XX 것' 그 부분이 좋았다"…자청한 욕설에 큰 만족감('야당') [TEN인터뷰]
입력 2025.04.16 06:38수정 2025.04.16 06:38
유해진 / 사진=텐아시아DB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어, 이 XX 것. 저는 'XX 것' 그 부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편집해서 잘랐냐, 안 잘랐냐'를 몇 번이나 확인했죠. 기술 시사회를 하기 며칠 전까지도 PD한테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그 대사가 구관희 캐릭터의 파워도 더 잘 보여주고 여러 상징적인 부분이 있어요."
영화 '야당'의 유해진은 극 중 욕설을 내뱉는 장면에 크게 만족감을 표했다. 욕설을 했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욕설을 붙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자신의 의견이 반영돼 기존 대본보다 한층 더 극적인 장면이 탄생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었다.
유해진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야당'은 브로커인 야당과 검사,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마약 수사에 뛰어드는 범죄 액션 영화다. 유해진은 야욕이 가득한 독종 검사 구관희 역을 맡았다. 유해진은 "요란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센 캐릭터도 많고 시끌벅적한 영화인데, 거기서 무게감을 어느 정도 갖고 가고 싶었다"고 밝혔다. 캐릭터 구축 과정을 묻자 유해진은 "특별히 연구한 건 없다"는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어떤 직업이든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잖아요. 영화니까 극적인 부분도 있지만, 검사라고 특별히 다를 거 없이 '사람이면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이상한 캐릭터가 아니라 야망을 내면에 숨긴 캐릭터죠. 예전에 검사님과 술자리를 한 적 있는데, 다 똑같더라고요. 영국 왕실 사람 정도면 다를 수 있겠죠. 하하. 저는 극 속에 녹아있길 바라요. 어느 작품이든 그게 목표예요. '유해진 겉돈다'는 얘기만 피하고 싶어요."
'야당' 스틸.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유해진은 이번 영화를 통해 강하늘, 박해준 등과 함께 작업했다. 강하늘은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이강수 역을 맡았다. 강하늘에 대해 유해진은 "하늘이는 긍정적이고 '노(No)' 하는 게 별로 없다. 작업할 때 의견을 내면 아니라고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시원시원해서 좋다. 쓸데없는 신경전도 안 한다. 내가 봐왔던 배우 강하늘 그대로구나 싶더라. 특유의 밝음, 에너지가 있잖나. 현장에서도 그대로였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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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사랑꾼 양관식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박해준도 이 작품에 출연한다. 박해준은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 역을 맡았다. 유해진은 '삼시세끼'를 또 하게 된다면 초대하고 싶은 '야당' 출연 배우 1명만 꼽아달라는 요청에 박해준을 짚었다. '삼시세끼'를 하며 '참바다'라는 별명을 얻은 유해진는 "해준 씨가 의외로 재밌다. 약간 차갑게 느껴지는 겉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인간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둘 다 연극도 했기 때문에 서로 통하는 얘기가 많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해준 씨와는 촬영은 많지 않았다. 홍보 활동 하면서 술도 마시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친해진 것 같다"고 했다.
유해진 / 사진=텐아시아DB
유해진은 매체 연기를 시작한 이후로 2004~2005년 방영된 '토지'를 제외하고는, 줄곧 영화만 해왔다. 그는 "좋은 작품을 만나면 (드라마도) 하고 싶은데, 영화를 오래 해와서인지 영화에 좀 더 정이 가긴 한다. 다행인지 어쩐지 영화 출연 제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저한테 많은 걸 줬어요. 제가 연극에서 영화로 넘어왔잖아요. 좋아하는 연기로 먹고살게 해줬죠. 그러면서 예술적인 욕구도 충족시켜줬어요. 일방적인 디렉션이 아닌 서로 얘기하면서 만들어간다는 점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에요."
오래 하지 않았던 드라마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있는 게 아니냐고 하자 "있다"고 답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있죠. 영화는 오래 해왔으니 시스템을 잘 알아요. 영화를 해왔던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요즘은 드라마 쪽도 많이 가는데, 같은 연기 현장이지만 다른 게 있을 거라는 두려움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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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작품이나 장르가 있냐는 물음에는 "없다"고 답했다. 저는 신선한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어떤 캐릭터를 맡고 싶다기보다 이야기가 신선한 것을 선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