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엔젤투자자'로 200배의 수익률을 얻고 소속사를 설립해 어엿한 대표가 됐다. 쉴 틈 없이 작품을 찍으면서 주연 배우로서의 입지도 굳혔다.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았지만, 이제훈은 자신을 '가성비 배우'라고 칭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JTBC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에 출연한 배우 이제훈을 만났다. '협상의 기술'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의 M&A 전문가 윤주노(이제훈 분)와 그 팀의 활약상을 담은 오피스 물이다. '하얀 거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의 안판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협상의 기술'은 첫 회 3.3%로 시작해 마지막 회에서 최고 시청률 10.3%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훈은 "3배 이상 시청률이 올랐다는 게 의미 있는 것 같다"며 "소재가 특수한 만큼 접근성이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내면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협상의 기술이라는 제목 자체가 딱딱하고 차가워 보일 수 있지만, 세상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거라 몰입해서 봐주시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결말이 시즌2를 암시하냐는 말에 이제훈은 "그렇다. 산인 그룹의 부채를 다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라 그 이후의 이야기가 쓰일 가능성을 크게 열어놨다"며 "이 작품은 미국 드라마처럼 시즌 5 이상 갈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뒤에 후속 이야기가 쓰이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하나"라고 소망했다.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은 극 중 대기업 M&A 전문가 역할을 연기했지만, 현실에서는 '엔젤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엔젤투자자는 참신한 아이디어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투자자다. 이제훈은 출시 4년 만에 최대 50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기업가치 4조원까지 성장했던 마켓컬리에 2015년 투자해 20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현재도 꾸준히 개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힌 이제훈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서 비롯된 미국발 관세 타격에도 "인간은 회복 의지가 있고, 이 위기를 결국 극복하고 상승할 거라고 본다"며 "지금 관점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에 추가로 투자했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욕심과 욕망은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산이 상승하길 바라는데, 그러기 위해 행동하고, 행동에 따른 리스크를 안고 간다. 그런 업앤다운이 공존하는 게 인생인 거 같다"고 자신만의 투자관을 밝혔다.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은 배우이자 컴퍼니온 소속사 대표이기도 하다. 이제훈은 본인을 "앞에서는 관대한 사람처럼 괜찮다고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머리를 자주 쥐어뜯는" 대표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2021년도부터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감정적으로 동요되고 표출될 때가 많았다. 최대한 감추려고 하고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사람이다 보니 그렇게 되지 않더라. 그런 상황들이 생길 때마다 '괜히 회사를 차려서 이런 고생을 하지', '배우 일만 해도 벅차고 정신없는데'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웃었다.

'협상의 기술'을 통해 현명하게 회사를 이끌면서 사람들과 협상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배웠다는 이제훈. 그는 "결국에는 진실성인 것 같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싶은지, 상대방은 뭘 원하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다. 내가 가진 솔직함과 진실성이 상대에게 전달된다면 못해낼 게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이어 "당장의 스트레스로 내가 고통받는 것보다 극복하고 나아갈 거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행동하면 못 할 게 없더라. 문제가 생겼을 때 같이 의논하면서 가면 더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은 현재 '시그널2', '모범택시3' 촬영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소속사를 차린 이후로 한 번도 휴가를 간 적 없을 정도로 쉬지 않고 있는 만큼 번아웃이 오지는 않았을까.

"(번아웃이) 왔다가 초월을 한 상태입니다. 러닝으로 비유하면 '세컨드 윈드' 같은 거죠. 한계를 넘어 정신과 육체가 자신을 지배해서 계속해서 달려가는 그런 상황이요. 작품이 끝나고 쉴 수 있을 때가 되야 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웃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