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노래를 하고, 좋은 친구가 있고,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 지금 백지영은 그렇게 산다.
백지영
백지영
트로트보이스: 백지영이 잠시 소속됐던 그룹. 이름 그대로 트로트를 부르며 춤추던 9인조 팀이었다 백지영은 트로트 보이스에 “머릿수 채우러” 들어갔다고 말했는데, 사실이야 어떻든 흥행부진으로 데뷔한지 얼마 안 돼 활동을 중단했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하던 백지영은 대학 진학 뒤에야 교수의 권유로 가수를 준비했고, 곧바로 오디션에 합격해 가수로 데뷔했다. 그만큼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일단 가수부터 했던 셈. 백지영은 3년여의 시간을 더 준비해 솔로 가수로 데뷔한다.

리키 마틴: 한 때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섹시가이. 그가 라틴 댄스 음악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에서도 라틴 댄스 스타일의 곡들이 인기를 얻었다. 백지영은 리키 마틴과 성별은 달랐지만 섹시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역동적인 춤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리키 마틴의 흥행 포인트를 가장 잘 살렸던 경우라 할 수 있을 듯. 특히 허스키하면서도 두껍지 않은 백지영의 목소리는 파워풀한 라틴댄스 안에서 섹시함을 살리기 좋았고, 로커처럼 쭉쭉 뻗어나가는 목소리는 다른 여성 보컬과 다른 시원함을 줬다. ‘dash’의 뮤직비디오처럼 터프함과 섹시함을 같이 살릴 수 있던 댄싱 디바의 등장. 하지만 백지영은 당시의 자신에 대해 “기획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며 춤에 대한 소질이 없어 엄청나게 춤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기획사의 뜻에 따라 트로트를 불렀고, 그 다음에는 라틴 댄스를 췄다. 인기는 얻었지만 자기 자신의 의지를 음악에 담기는 어려웠던 시절.

홍영주: 백지영과 가까운 안무가. 백지영이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연습하든 다른 것을 하든 무조건 연습실로 오라”면서 3개월 동안 매일 함께 지냈다. 당시 백지영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는 누구도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백지영은 자신에게 벌어진 사건에 대해 기자회견을 했고, 약속한 공연을 치렀다. 또한 대만으로 가서라도 가수 활동을 계속했고, 한국에서 활동을 중단한지 1년여 만에 3집 앨범을 냈다. 지상파에서는 방송정지로 활동하지 못했고, 어렵게 선 무대에서는 “맨 앞자리에 앉은 팬이 노려보는 통에 다리가 떨린” 경험을 했다. 그러나 백지영은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평생 떳떳하게 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무대에 섰고, 쏟아지는 시선을 견뎌냈다. 인생의 가장 힘든 순간에, 백지영은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살기 위해 세상과 부딪쳤다. 그리고 어느 순간 대중에게 자신의 삶을 이해받기 시작했다.

방시혁: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과 ‘내 귀에 캔디’ 등을 만든 작곡가. 백지영은 ‘사랑 안 해’로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고, ‘총 맞은 것처럼’은 백지영을 섹시 디바에서 최고의 발라드 가수로 전환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백지영이 어떤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노래하자 대중은 그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백지영의 발라드는 굴곡 많은 개인사와 결합해 문자 그대로 진심을 전달했다. 그러나 ‘총 맞은 것처럼’에서 귀기울여야할 건 그의 상처가 아니라 목소리다. 여성스러움을 간직한 채 마치 감정을 압축한 듯 꾹꾹 눌러 담은 목소리는 첫 소절부터 ‘총 맞은 것처럼’ 아픈 사람의 절절함을 표현한다. 곡의 시작부터 하이라이트로 만들 수 있는 목소리. 백지영이 ‘잊지 말아요’, ‘그 여자’ 등 드라마 OST에서 계속 히트를 기록할 수 있는 건 노래의 첫 소절부터 드라마의 상황을 진짜로 만들어버리는 감정의 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달리 Mnet 에서 대중성을 중시하는 보컬리스트들이 백지영을 선택한 것이 아닐 것이다. 담담하지만 눈물을 불러일으키고, 가장 슬픈 순간 담담해진다. 그리하여, 21세기 ‘눈물의 여왕’ 탄생.

옥택연: 백지영의 ‘내 귀에 캔디’에 피처링을 한 가수. ‘내 귀에 캔디’는 발라드 가수로 돌아선 것 같았던 백지영을 다시 댄싱 디바로 되돌려 놓았다. 그러나 ‘내 귀에 캔디’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백지영의 춤이 아니라 욕망일지도 모른다. 백지영은 멋진 연하남과 한 무대에 서서 ‘네가 무슨 말을 해준다고 해도 나는 날아가’, ‘부끄럽지만 그 말을 원해 너도 알잖아’라고 직설적으로 말했고, 옥택연과 섹시한 춤을 췄다. 연하의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고, 클럽에 가서 화끈하게 놀고도 싶다. 백지영은 자기 자신, 또는 어떤 여성들의 욕망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또한 성형수술 사실에 대해 솔직히 말하거나, 토크쇼에서 자신이 겪은 고통에 대해 숨기지 않고 말한다. 욕망에 솔직하고, 그것을 실현시키면서 당당하게 산다. 젊은 여성들이 우러러 보는 롤모델은 아니다. 대신 인생의 어느 순간,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대입할 수 있는 나와 같은 눈높이의 언니가 됐다.

정석원: 백지영의 9살 연하 남자친구. 백지영의 이상형이라는 “운동을 많이 해서 몸집도 크고 키도 크고 팔다리도 긴” 몸과 “과묵하고 나를 포용해줄 수 있는 너그러움”을 가진 바로 그 남자. 백지영은 늘 “운명 같은 사랑”을 원했고, “남자를 만나면 내 모든 것을 주는 스타일”로 살았으며, 그래서 “나보다 내 남자가 강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를 작게 만들”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렇게 살지 않으려 했고, 자신의 사랑에 대해 솔직해지기 시작했다. 앨범의 ‘thanks to’에 “백지영이란 한 사람에게 사랑을 가르쳐주고 이별을 알려주고 눈물의 달콤함을 알려주고 만남의 설렘을 알려준 내 지난 모든 남자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건 자신의 인생과 사랑에 대해 그만큼 솔직하고 자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는 싫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에 대해 솔직하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돌직구’를 던진다. 그만큼 좋을 때도 아플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거면 된 것 아닌가.

이상민: 한 때 백지영의 앨범을 제작한 인물. 현재 LSM엔터테인먼트 대표. 당시 이상민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그 때 백지영이 보증을 섰다. 이 때문에 백지영은 당시 이상민의 채권자들에게 시달렸고, 그럼에도 이상민은 백지영에게 제작하기로 한 앨범이 한 장 남았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상민에 따르면 앨범은 제작하지 않았고, 백지영에게 금전적인 피해도 가지 않게 했다고 하지만, 스스로 말한 것처럼 “인생을 살면서 가장 남자답지 못했”던 시절인 것은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당시 재기를 위해 노력 중이던 백지영에게는 삶의 짐이 하나 더 얹힌 기분 아니었을까. 그러나 백지영은 어떻게든 노래하려 했고, 무대에 섰고, 사랑했다. 그리고 타인이 어떻게 보든 자신의 욕망을 표현했고, 모든 시선에 당당했다. Mnet 에서 이상민은 과거 자신이 프로듀싱한 그룹 브로스의 노래를 부르며 “여기서 멈추지 마라 Win아 Win아”라고 했다. 그러나 진정으로 멈추지 않은 사람은 백지영이었고, 백지영은 지금 이상민처럼 다시 일어서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살아가라고. 숨지말고, 자신을 사랑하면서.

Who is next
에서 백지영과 함께 출연한 강타와 같은 소속사인 김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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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명석 기자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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