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제가 원래 안 떠는데.” 지난 5월 30일 5번째 공연을 약 3시간 앞두고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솔로 무대를 준비한 2PM 준수가 떨고 있었다. 데뷔한 지 4년이 넘었고 일본에서만 4번째 단독 콘서트를 하게 된 2PM이 긴장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도쿄의 무도관에서의 공연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활동을 줄이고 일본에서 세 개의 싱글과 한 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한 2PM에게 일본의 인기를 입증할 수 있는 무도관에서의 6회 공연은 커다란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장도 잠시, 질문이 오가고 자신들이 준비한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자 2PM은 유쾌하고 적극적으로 대답하며 서로에게 장난을 거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일본에서 먼저 자리잡은 K-POP 가수들과의 비교보다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자신들만의 다양한 모습을 천천히 보여주고 싶다는 2PM을 만났다.

도쿄 무도관은 일본의 가수들도 쉽게 설 수 없는 무대인만큼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택연: 정말 영광이다. JYP에서 연습생으로 있을 때 비 형이 무도관에서 공연을 한다고 들었다. 그 때 이곳이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도 알게 됐다. 그래서 2PM이 무도관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는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고 감개무량하다.
닉쿤: 정말 중요한 무대라고 알고 있다. 기대해주시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찬성: 무도관의 음향 시스템이 생각보다 너무 좋고 객석도 무대와 가까워서 다들 팬들과 가까워지고 좋은 것 같다.
우영: 그리고 이번 콘서트가 특별한 만큼 많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

“매일 다른 멤버들의 솔로 무대를 보여준다”
2PM 일본 무도관 콘서트│“도쿄 돔에 서는 그 날까지 차근차근 쌓아 가고 싶다”
2PM 일본 무도관 콘서트│“도쿄 돔에 서는 그 날까지 차근차근 쌓아 가고 싶다”
콘서트 이름이 ‘6 Beautiful Days’인데 어떤 점이 특별한가.
택연: 보통의 콘서트와는 다르게 6일 동안 하루씩 멤버 각자의 콘셉트에 따라 솔로 무대가 마련된다. 첫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각 멤버들의 날로 정해져있다. 그 날 공연에는 해당 멤버만 솔로 무대를 꾸민다. 그래서 더 특별한 콘서트이고 평소보다도 더 책임감을 갖고 준비하게 됐다.

각자의 날이 정해진 만큼 멤버들끼리 경쟁을 하면서 자신만의 퍼포먼스도 준비했을 것 같다.
찬성: 제일 먼저 솔로 무대를 꾸몄다. 그동안 2PM 찬성으로 활동하면서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하고 싶었다. 2PM 안무 중 지금까지 정적인 춤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현대 무용수 분과 함께 부드러운 춤을 추고 발라드를 부르는 무대를 준비했다. 나만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섹시하게 꾸몄다.
택연: 두 번째 날이었는데 자작곡 두 곡을 준비했다. 사실은 춤까지 준비했지만 팔 부상 때문에 춤은 출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그 외의 것들은 최대한 보여드리려고 했다.
우영: 우연히 공연한 순서대로 앉은 것 같다. (웃음) 이번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우선 파워풀한 댄스가 있는 무대와 발라드를 준비했다. 나카시마 미카의 ‘Orion’을 골라서 일본어로 불렀다.
닉쿤: 어제 공연에서 솔로 무대를 보여드렸다. 다른 멤버들이 너무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난 그냥 귀여운 무대를 꾸몄다. 한 번은 피아노를 치고 발라드를 불렀다. (준수: 두 곡 다 말씀 드려야지.) 아, 피아노 치며 발라드 부른 거랑 귀여운 무대 보여준 거. 아까도 그렇게 말한 거다. (웃음)
준수: 오늘이 내 차례라 지금 굉장히 긴장했다. 말이 이상하게 나오더라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일단 다 자작곡이고 신나게 춤을 추고 랩을 하는 곡을 부르고 내 상황과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곡을 피아노 치면서 부르게 됐다.
준호: 마지막 공연의 솔로 무대에 선다. 일본 팬들을 위해 일본 곡 중 한 곡을 골랐고 다른 한 곡은 준수 군과 마찬가지로 자작곡이다. 찬성이 무대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춤과 노래는 그동안 많이 보여드린 것 같아서 자작곡에는 밴드 느낌을 담아봤다.

이미 첫째 날부터 넷째 날까지는 공연을 마쳤다. 솔로 무대를 특별하게 꾸미거나 준비하면서 얻은 점이 있나.
우영: 우선은 멤버들 모두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 멤버들이 작곡을 했고 특히 찬성이는 2PM으로 했던 노래와 춤 이외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지가 늘 있었다. 그런 부분이 해소가 된 것 같고 일본 팬들을 위해서 일본어로 된 곡을 찾아 연습하니까 새로운 것도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일본어를 아주 잘 하지 않지만 배워 나가는 모습을 팬 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것 같다.

그만큼 중요한 콘서트인데 택연이 팔 부상을 당해 많은 팬들이 안타까워한다. 왜 다치게 됐고 현재 상태는 어떤가.
택연: 아, (웃음) 스케줄을 마치고 시간이 남은 날이었는데 멤버들끼리 장난삼아 팔씨름을 하다 팔이 골절됐다. 수술은 바로 했지만 철심을 박아서 다 나을 때까지 춤을 못 추게 됐다. 의사 선생님이 원래 근육 많은 사람이 팔씨름을 하면 위험하다고 하시더라. 이두근, 삼두근이 팽창해서 뼈를 짓누르면서 골절된 거라. 앞으로 운동은 좀 그만두기로 했다. (웃음)
준수: 멤버들도 믿기 어려웠다.
우영: 나도 아직 믿기 어렵다. (웃음)
택연: 다행히 많이 좋아진 상태고 다음 달이나 다 다음 달에는 회복 될 것 같다.

“멤버 개개인이 가수로서도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2PM 일본 무도관 콘서트│“도쿄 돔에 서는 그 날까지 차근차근 쌓아 가고 싶다”
2PM 일본 무도관 콘서트│“도쿄 돔에 서는 그 날까지 차근차근 쌓아 가고 싶다”
지난해 일본 아레나 투어 때 10만 명을 동원했고 오는 5일과 6일에도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공연을 한다고 들었다. 인기 비결이 무엇인가?
택연: 우리 입으로 말씀드리기 부끄럽지만 강인한 퍼포먼스와 (웃음) 남자다움이 많은 분들한테 사랑을 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2PM이 처음으로 ‘짐승돌’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신기해하시는 것 같다. ‘짐승돌’, ‘야수돌’은 일본에서도 보기 힘든 아이돌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이번 ‘6 Beautiful Days’라는 콘서트 이름은 2PM ‘짐승돌’의 매력과 다르지 않나.
우영: ‘짐승돌’이라는 별명은 한국에서 팬 분들이 붙여주신 건데 그것도 중요하지만 매번 색다른 무대와 춤,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밝고 부드러운 노래나 이번 싱글 ‘Beautiful’처럼 선이 중요한 춤 등 좀 더 도전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다른 남자 아이돌 그룹이 하지 못하는 것들을 하면 더 재밌기도 하다.

일본 팬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특별히 부각시키거나 노력한 점이 있나?
우영: (벌떡 일어나서) 아, 우선 언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일본어 공부를 많이 했다. 이번에 NHK에서 우리가 한국어 강좌를 하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그 프로그램 때문에 일본 팬 분들이 2PM에게 쉽게 다가오시는 것도 있다. 그런 점들이 즐겁고 공연도 더 재밌게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가장 일본어를 잘 하는 멤버는 누구이고 이번 공연에서 한국어 곡과 일본어 노래의 비율은 어떤가?
찬성: 일본어 곡과 한국어 곡 비율은 비슷하다. (택연: 아니야. 한국어 곡이 좀 더 많을 걸?) 아, 한국어 곡이 많다. (웃음)
준수: 찬성이가 요즘 일본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 (찬성에게) 비법이 뭔가?
찬성: 틀려도 계속 말하는 게 비법이 아닐까. 원어민 수준은 아니지만 팬 분들이 그걸 감안해서 들어주시는 거 같아 감사하다.

한국 팬과 비교해 일본 팬의 나이나 성향이 다르다고 느낀 적이 있나.
준호: (일어나서) 연령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것 같고 나머지는 크게 다른 거 같진 않다. 우선 처음에 느낀 건 일본 팬 분들은 공연할 때 환호를 지르긴 하지만 조용히 박수도 치시고 우리가 뭘 하는지 유심히 보신다는 점이다.

요즘 공연을 활발하게 하면서 배운 점도 많을 것 같다. 스스로 느끼기에 예전과 비교해서 성장한 부분은 어떤 점인가.
택연: 아시아 투어도 하고 일본에서도 공연을 많이 하니까 일단 정말 많은 분들 앞에 서도 안무를 틀리지 않거나 줄이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콘서트할 때마다 솔로 무대를 보여드리는 게 묘미인데 한 곡이 여러 명의 파트로 나뉘지 않고 한 곡을 다 소화하니까 개개인이 가수로서도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로 공연 5일째인데 멤버들이 가장 감동받은 순간이 있나.
택연: 무도관 천정에는 콘서트의 전석을 매진시킨 경우에만 켜주는 전등이 있다. 1회 당 만 명이 꽉 차야 하는데 앵콜 부를 때 그게 켜졌다. 정말 감동받았다.
찬성: 지난해 아레나 10만 명 팬들과 함께 할 때 정말 놀랐다. 처음에 표가 매진됐다는 소식만 들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 10만 명이라는 인원수를 직접 들으니까 놀랍더라. ‘우리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구나’를 새롭게 느끼면서 좋은 퍼포먼스를 더 잘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2010년 일본에 데뷔하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활동이 줄어들었다. 혹시 이 점 때문에 불안할 때도 있을까.
준수: 일본에서 아레나 콘서트도 했고 아시아 투어도 했다. 그래서 아마 한국 활동을 소홀히 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컴백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까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다른 K-POP 가수들이 저마다 기록을 세우고 있다. 2PM에게 의미 있는 일본 기록은 어떤 것이고 무도관 공연 이후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택연: 일본 데뷔곡이었던 ‘Take Off’가 애니메이션 주제가로 들어간 게 가장 중요하다. 그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우리 존재를 K-POP이 아닌 일본 문화를 사랑하시는 분들에게도 알린 것 같다.
우영: 훌륭한 K-POP 가수가 많기 때문에 어떤 정도를 기록이라고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우리는 도쿄 돔처럼 더 큰 무대에서 서고 싶은 큰 목표를 갖고 있다. 조금씩 차근차근 쌓아가고 싶다.

사진제공. JYPE

글. 도쿄=한여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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