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레이디>에는 아직 볼 것이 남아있다
에는 아직 볼 것이 남아있다" /> 2회 월-화 오후 8시 50분
“아줌마 정체가 뭐예요?” 하루는 가사도우미로 등장해 말대꾸하고 참견해 가며 정신을 쏙 빼놓더니, 또 하루는 뮤지컬 제작사 인턴 직원이 되어 나타나 갑자기 새로운 연기 인생을 제안하겠다고 한다. 또 그 날 밤에는 주인도 없는 집에 떡하니 이름 모를 아이까지 데리고 들어와 있으니, 톱스타 성민우(최시원)의 입장에서는 뻔뻔한 이 아줌마 윤개화(채림)의 정체가 궁금할 법도 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는 ‘톱스타 성민우에게 다섯 살 난 딸이 있다’는 스캔들이 제 손 안에 있다며 뮤지컬 출연을 조건으로 걸고 협상을 시작한다. 좋은 말로 해서 협상이지, 편지와 아이의 사진을 찍어뒀다고 말하는 내용은 거의 협박에 가깝다. 이미 다른 드라마들을 통해 수없이 반복되어왔던 뻔한 사건의 전개도,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도 가 우연이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쇼 비즈니스의 세계만큼 문제적이지는 않다. “아니 뗀 굴뚝에도 연기 난다, 난다 하면 산불이 되는” 무서운 진실이 에서는 평범한 아줌마가 쥐고 흔들 만큼 가벼운 것이다. 이쯤 되면 보는 사람들도 성민우 만큼이나 윤개화가 ‘딸을 위해 취직을 해야 한다’는 당위만으로 어디까지 갈 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에는 아직 볼 것이 남아있다. 성민우는 자신의 약점을 쥔 매니저로도 모자라 갑자기 나타난 딸의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고, 윤개화는 협박을 하든 참견을 하든 성민우를 통해 취직을 해야 할 만큼 절박하다. 뻔한 내용 속에서도 나름대로 절실한 이들의 부딪힘이 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시너지 효과일 것이다. 실장님을 넘어 대표님이 된 유시준(이현우)의 역할도 그저 윤개화의 조력자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인다. 는 이 뻔한 재료들로 어떻게 다른 밥상을 차릴 수 있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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