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확장판 10월 11일 16:30 메가박스 해운대 M관 GV(관객과의 대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박쥐> 확장판의 큰 그림은 우리가 이미 본 <박쥐>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말이 바뀌는 것도, 특별한 반전이 추가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애초에 공개됐던 <박쥐>에서 어쩔 수 없이 잘려나갔던 많은 부분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10분 이상 늘어난 분령은 관객에 따라서는 사소한 부분이라 생각될 수 있겠지만 디테일한 면들이 다시 살아난 <박쥐> 확장판에는 태주(김옥빈)와 상현(송강호)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사연이 풍성하다. 확장판의 묘미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관객들에게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밝히자면, 태주가 차에 치이는 것을 불사하고 한밤의 도로에서 사냥한 불쌍한 아저씨의 정체 등 확장판에서만 알 수 있는 사실들이 꽤 많다. 무엇보다 아버지 같은 원장 신부를 죽인 후 유기하러 가는 길에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유머를 맛깔나게 살려낸 송강호의 센스가 돋보이는 명장면도 있으니 절대 놓치지 마시길.
글 이지혜

<탈옥왕> 10월 11일 20:00 CGV 센텀시티 5관 GV(관객과의 대화)
영화는 어느 비바람 몰아치는 밤, 경비가 삼엄한 교도소에서도 따로 설치된 독방에 갇혀있던 ‘탈옥왕’ 스즈키가 빠진 이빨을 드라이버 삼아 탈출하는 장면부터 출발한다. 11년 전, 이미 2번의 탈옥 경력이 있던 스즈키는 가네무라 교도관이 있는 교도소에 들어온 첫날 자신의 세 번째 탈옥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날 바로 근처 기찻길에서 스즈키는 경찰에 잡힌다. 이후 영화는 끈질길 정도로 스즈키의 탈옥과 체포를 보여준다. 그에게 항상 기찻길을 따라 도주하는, 도망자로서는 빵점인 습관이 있다는 걸 알아챈 가네무라 덕에 그는 탈옥할 때마다 바로 붙잡히고 그때마다 더 높은 형량을 받아 더 경비가 삼엄한 교도소에 잡혀 들어간다. 지치지 않고 탈옥을 시도하고, 교도관들에게 죽도록 얻어맞으면서도 감옥 안에서 수갑을 풀어놓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굳이 기찻길을 통해 도망하는 그에겐 마치 빠삐용을 연상케 하는 자유에의 의지가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게 관객이 자기들의 해답과 의미를 부여할 무렵, 영화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며 기묘한 배반의 쾌감을 준다. 물론 그것은 그 반전이 어떤 예상보다 더 흥미롭고 공감 간다는 뜻이다.
글 위근우

<트릭 오어 트릿> 10월 11일 2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트릭 오어 트릿>은 분명 무서운 영화다. 그러나 선혈이 낭자하고, 살인마들이 들끓는데도 무섭다기 보단 귀엽다. 할로윈 축제가 한창인 거리엔 팅커벨, 백설공주, 좀비, 뱀파이어 등으로 치장한 사람들의 행렬이 가득하다. 데이트 상대를 구하려는 아가씨들, 사탕을 얻으며 “트릭 오어 트릿” (과자를 주지 않으면 골탕 먹일 테야)을 외치는 아이들, 집 앞 마당을 호박과 시체장식으로 꾸미는 연인들. 그러나 사실 살인마들에겐 이런 분위기만큼 살인하기 좋은 환경도 없다.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거리에 널어놔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피를 흘리며 절규해도, 토막 시체가 거리를 뒹굴어도 사람들에겐 할로윈 축제의 일부일 뿐이다. 이틈을 타 작은 마을에 각종 살인마들이 활개를 친다. 그러나 제아무리 극악한 살인마라 해도 그 또한 누군가에겐 희생양일 뿐. 하룻밤 동안 벌어지는 살인마들의 먹이사슬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트루 블러드>에서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졌던 안나 파킨이 뱀파이어를 이기는 존재로 등장하며, 무섭지만 웃긴 반전 또한 기다리고 있다. <슈퍼맨 리턴즈>의 각본을 맡은 마이클 도허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부산을 찾은 세계적인 감독인 브라이언 싱어의 이름이 제작을 맡았다.
글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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