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덕만의 ‘똘끼’
언제 뭘 할지 모를 예측불허의 상상력, 짐승 같은 행동력, 자신의 민폐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화려한 언변, 그리고 자신의 ‘똘끼’에 목숨을 거는 과감성까지 모든 것을 갖춘 돌+아이계의 판타지 스타. 어린 시절 이미 목숨을 걸고 내기하다 판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증거물을 삼키고, 가뭄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비를 내릴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다 궁지에 몰리자 땅을 파서 물을 찾았다. 결국 나이 들어 화랑들 틈 사이에서 남장 여자로 살기, 전쟁 중 군령 어기기, 절차 무시하고 멋대로 상소 올리기 등 “이런 건 본적 없는 똘끼”를 수 없이 작렬하다 “신라를 먹어버리겠다”는 상상 이상의 ‘똘끼’를 보여준다. 요즘은 카리브해의 대표비슷한 모습으로 온갖 곳에서 사고를 치고 있으니 이만하면 신라의 움직이는 화약고라 해도 좋을 듯. 하지만 그의 ‘똘끼’에는 늘 정당한 이유가 있고, 결국 좋은 결과를 내니 긍정적인 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래. 상대가 미실인데.

<스타일> 이서정의 ‘똘끼’
이서정은 멈추지 않았다. 촬영을 위해 준비한 요리 재료를 바람난 남자친구에게 던질 때도, 하늘같은 선배에게 대들다 같이 수영장에 빠질 때도, 그 선배들이 보는 앞에서 동료 기자를 죽여 버리겠다고 뛸 때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바람피운 남자친구는 제주도 한 바퀴를 돌아서라도 응징하는 지치지 않는 체력, 한번 확 돌면 사람을 잡아먹을 듯이 커지는 동공, 열 받을 때마다 다른 사람의 오디오를 묻어버리는 높은 데시빌의 목소리까지 갖춘 ‘똘끼’의 삼위 일체. 과거에는 한 시향 오케스트라를 멋대로 조직한 경력도 갖고 있다. 서라벌에 움직이는 화약고가 있다면 잡지 ‘스타일’에는 타이머가 고장 난 시한폭탄이 있다. 하지만 온갖 민폐에도 유명 요리사부터 총리까지 중요한 섭외는 혼자 다 하는 능력에, 그의 행동을 귀엽게 바라보는 남자들도 있으니, ‘똘끼’도 엣지만 있으면 사랑받을 수 있다.

글. 강명석 (two@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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