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쌈> KBS1 밤 10시
어려서 위인전기를 열심히 읽으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좀 더 잘 들을 걸 그랬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마틴 루터 킹Jr.’ 혹은 ‘검은 링컨’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위인들을 적절히 벤치마킹함으로써 자신의 의지를 대중에게 각인 시키는 데 성공했다. 물론 위인들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보더라도 그는 하버드 법학대학원을 수석 졸업할 정도의 인재이자, 결국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오늘 100회를 맞은 <시사기획 쌈>에서는 취임을 앞둔 오바마의 신 뉴딜정책과 글로벌 리더십, 그리고 그의 정책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 그에 더해, 새벽 1시 25분부터는 같은 채널의 뉴스 특보를 통해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식을 생중계 한다. 남의 나라 일이라고만 생각하기에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의 의미는 아주 크고, 우리에게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은 너무 크다.

<화씨911> 채널CGV 오후 6시
성적 향상을 위해 빼놓지 말아야 할 것 중에 오답노트 점검이 있다. 앞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것 못지않게,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가는 사람의 등을 너무 야박하게 떠미는 것 같지만, 오늘 방송되는 <화씨 911>을 다시 한 번 감상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한 일이 될 것 같다. 2004년 칸느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고, 2005년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최악의 주,조연상을 휩쓸었던 이 영화는 최악의 주인공에 대해 가장 통렬한 비판을 보여준다. 감독인 마이클 무어는 부시 정권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인터뷰, 자료 조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 하는데, 과감한 화법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유머감각이 불편한 주제를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문제는 마이클 무어가 다큐멘터리의 ‘연출’에 너무 능하다는 점인데, 이 영화의 주제와 마찬 가지로 무엇도 절대적으로 믿지 않는 태도를 견지한다면 최소한 진실과 허상 사이에서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가족이 필요해 3시즌> MBC every1 밤 11시 5분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들도 정치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려는 것일까. 혹은 사회의 다변화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일까. 앞선 시즌에서 부모님 슬하의 자녀들로 가족을 구성했던 MBC 에브리원의 <가족이 필요해>가 세 번째 시즌에서는 남자만 네 명이 살고 있는 가정을 만들었다. 함께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낚시도 하고, 물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네 남자는 누구도 부럽지 않은 호흡을 선보인다. 그러나 밥 해 먹고, 빨래하는 일상에서 이들은 누구보다 서툴고 어색한 모습을 보여준다. 웃기기로는 우주최강 수준인 아빠 최양락과 주접과 눈치를 합하면 공인 백단은 족히 넘을 큰아들 이성진, 키 크고 잘생긴 둘째 아들 리키 김, 그리고 2AM의 막내 정진운이 모여 만든 이들에게 어울리는 진짜 제목은 어쩌면 <엄마가 필요해>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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