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10 매거진>이 세상에 나온 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작고 보잘것없는 우리의 시작에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들의 커다란 응원과 격려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쥔 것 없이 맨손으로 시작한 잡지지만, 당신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마음만은 고대광실 곳간이 부럽지 않을 만큼 풍요로워진 느낌입니다.

아직은 함께 모일 사무실이 없는 상태라 각자의 집에서 ‘점조직’처럼 기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주일 만에 다 함께 모였던 지난 주 회의는 마치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지금 이 시간, 떨어져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함께, <10 매거진>을 만들고 있는 팀원들을 생각해보면, 건강하다, 라는 것이 얼마나 보석 같은 미덕인지를 느낍니다.

물론 소녀 같은 감상으로, 배고픈 낭만의 드라마로 우리를 포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동정과 안타까움의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아니까요. 쉴새없이 날아들었던 세상의 펀치 덕에 이제 제법 맷집이 생긴 느낌입니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이치를 온 몸으로 깨닫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맞은 곳을 또 맞고 싶지는 않습니다. 같은 방식의 이별도 같은 방식의 시작도 되풀이 하고 싶지 않습니다. 기자들과 독자들의 건강함을 모두 해치지 않고 이 잡지를 오랫동안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 <10 매거진>는 콘텐츠 유통과 협업에 대한 몇 가지 알찬 미팅들도, 팀원들이 함께 모여 일 할 수 있는 일터에 대한 감사한 제안들도 받았습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도 전해 드릴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건강하세요. 그리고 건강하겠습니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