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명상 기자]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K팝은 세계를 하나로 묶는 강력한 벨트가 되고 있습니다. 관광, 음식 등의 관련 산업도 성장하는 중입니다. 한국에서 1980년대를 휩쓴 홍콩영화의 유행과 같이 문화의 흐름은 때로는 굉장히 즉각적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겨냥하는지에 따라 앞으로 K팝의 확장성과 지속성이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정욱 JYP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개최된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서 ‘K-POP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는 한국경제신문과 미래에셋대우가 19~20일 개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설명회(IR) 축제다.

아시아권에 국한됐던 K팝의 주요 소비시장은 이제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남미나 유럽 시장은 지역적으로 멀고 문화적인 차이가 있어서 진출하기에 한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무척 달라졌다.

일례로 다음 달 방송예정인 JTBC의 글로벌 K팝 챌린지 프로그램 ‘스테이지K’ 예선에는 77개국에서 1차 영상 평가를 통과한 현지예선 참가자가 3000여 명에 달했다. 도쿄, 홍콩, 하노이, 방콕, 파리, 멕시코시티, LA, 뉴욕 등에서 예선이 치러졌고, 가장 많은 참가자가 모인 도시는 프랑스 파리였다.

이처럼 K팝 시장이 확대된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유튜브와 같은 영상채널과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 플랫폼의 성장이다. 이들 플랫폼에서 K팝은 시청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가장 적합한 콘텐츠로 사랑받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 K팝은 유튜브 등에 적합한 짧고 강렬한 콘텐츠로 소비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10년 전 원더걸스의 ‘노 바디’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5000만 뷰를 달성했을 때 감회가 새로웠는데, 최근 데뷔한 신인 아이돌 있지(ITZY)의 ‘달라달라’는 48시간 만에 3400만 뷰를 기록했다”면서 변화된 분위기를 설명했다.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또한 유튜브를 통해 K팝을 접한 팬들은 다양한 부가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소속사에서 공식 뮤직비디오를 내놓으면 팬들은 리액션(반응) 영상, 춤을 따라하는 커버댄스 영상 등을 올린다. 이들 영상 역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광고, 굿즈 등 부가적인 시장도 함께 성장하는 추세다.

K팝은 한국에 묶이지 않고 각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하는 지역화(localization)로 나아가고 있다. 아예 한국인이 없는 K팝 아티스트가 데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고, 해외 인재를 발굴해 한국 가수들과 혼합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이제는 해외에서 직접 인재를 육성하고 세계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그룹을 양성하는 것이다.

JYP의 경우 ‘현지화된 아티스트’를 계속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아이돌그룹 ‘보이스토리’를 중국에 데뷔시켰으며, 현재 소니뮤직과 손잡고 ‘니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국과 일본의 아이돌 문화를 접목해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글로벌 그룹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관련해 정욱 대표는 “K팝의 특성을 살린 외국인으로만 구성된 아티스트가 데뷔하는 등 K팝은 한국이라는 틀을 넘어 글로벌한 음악 장르로 발전하는 중”이라며 “K팝이 어디를 목표로 하고 집중하느냐에 따라 효율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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